위대한 낙서展: OBEY THE MOVEMENT (청담 K현대미술관)

미술 장르로서 '낙서'는 필연적으로 스프레이, 저항, 슬럼, 바스키야(Gerard Basquiat), 키스 해링(Keith Haring) 등의 단어를 동반한다. 청담 K현대미술관에서 만난 '위대한 낙서'들은 이러한 선입견에 대한 반론이다. 스탠실과 실크스크린으로 정교하게 찍어낸 총천연색 이미지들은 앤디 워홀(Andy Warhol)의 팝아트 전통에 훨씬 가깝다. 거대한 판넬에 자유롭게 흩뿌려진 래커와 페인트는 1960년대의 여느 미술학교 복도에서 흔히 만날 수 있을 법한 잭슨 폴락(Jackson Pollock)의... Continue Reading →

니키 드 생팔 展: 마즈다 컬렉션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예술가로서 미술사에 이름을 남기려면 두 가지 방법에 주목해야 한다. 첫째는 개념의 주창자가 되는 것이고, 둘째는 불멸의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니키 드 생팔(Niki de Saint-Phalle)은 '슈팅페인팅(1961)'이라는 표현방식을 제안했고, 스트라빈스키 광장의 <분수(1983)>를 남겼기 때문에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킨 몇 안되는 예술가로 기억될 것이다. 그녀의 슈팅페인팅은 한 예술가가 내면의 고통을 극복하는 가장 극적인 방식을 보여준 사례이다. 또한... Continue Reading →

Summer Love: 송은 아트큐브 그룹展 (송은 아트스페이스)

"전시 타이틀인 "Summer Love"는 젊은 시절의 열정적이고 잊지 못할 아름다운 사랑을 상징하며,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 역시 첫 사랑과 같이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고 하는데, 누구나 눈치 챌 수 있 듯, 이런 설명은 좀 억지스러운게 미덕이다. 그냥 송은아트큐브에서 선정되었던 작가들의 하이라이트 모음집이라고 보면 된다. 전시 포스터의 타이포그래피는 90년대 말 쯤에 남대문 시장에서... Continue Reading →

서현욱, 오세린, 오화진 – Tricksters 展 (신한갤러리 역삼)

'경계 허물기'는 현대 미술의 사명이다. 다다(dadaim)를 필두로 20세기의 미술 운동은 주류 권력에 대한 저항을 당연시 했고, 일종의 '선언문'을 발표하면서 경계와 권력에 명시적으로 도전했다. 모더니즘의 선명한 인식적 경계는 포스트모더니즘의 분투를 거쳐 점차 흐려졌지만, 이제는 되려 탈구조주의와 해체가 또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군림하려는 조짐마저 감돈다. 신한갤러리에서 열린 「트릭스터스 展('18.6.25.~7.28.)」은 제목 자체가 이미 '경계 허물기'에 온전히 집중하고 있다. 크게... Continue Reading →

기민정 개인전: 돌아와 보니, 이상한 곳이었다 展 (송은아트큐브)

이성과 감성, 여성과 남성, 추상과 구상, 동양화와 서양화 ─ 경계를 재고하고 이내 허무는 것이 예술의 사명이 된지 오래지만, 그러한 시도들이 여전히 이어져오고 있다는 것은 경계가 여전히 굳건함을 반증한다. 마치 서로 완전히 다른 것을 표현해야 한다고 종용하듯 제각기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는 동양화과와 서양화과처럼, 경계는 사고의 내밀한 영역에 조용히 자리를 잡고 신체와 행위를 재단한다. 이같은 경계 사이의... Continue Reading →

2018 제4회 미술사학대회 (한국예술종합학교 석관캠퍼스)

미술사학대회는 우리나라 미술사학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두 학회인 서양미술사학회와 한국미술사학회가 매년 공동으로 주최하는 연례 학술대회이다. 4회차를 맞는 올해의 미술사학대회는 「위작, 대작, 방작, 협업 논쟁과 작가의 바른 이름」이라는 주제로 6월 9일(토)에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개최되었다. 미술사에서 작가성(authority)과 원본/위작을 둘러싼 논쟁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으며, 특히 2016년에 불거진 이른바 '조영남 대작 사건'의 법적 공방이 현재진행형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는 점을... Continue Reading →

미켈란젤로 : 사랑과 죽음 (Michelangelo : Love and Death, 2017)

메가박스에서 수입하고 있는 '스크린 뮤지엄' 다큐멘터리의 다섯 번째 개봉작이다. 내가 본 회차는 '클래식 소사이어티 토크'라고 하는 고고한 수식어를 달고, 전문가에 의한 큐레이션이 덧붙여지는 기획이었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완성하고, 메너리즘의 문을 열어 젖히기까지한 천재의 삶과 예술을 입체적으로 조망하였다. 내용 면에서는 새로울 것이 없었고, 조르죠 바사리(Giorgio Vasari)와 아스카니오 콘디비(Ascanio Condivi)의 미켈란젤로 전기에서 인용한 나레이션과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Continue Reading →

샤갈 러브 앤 라이프展: 그것은 사랑의 색이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우리나라에서 세 개의 샤갈 展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이례적인 상황에서, 각 전시는 필연적으로 서로에게 비교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이번 「샤갈 러브 앤 라이프 展」은 매우 이상적인 대진운을 타고 났다고 볼 수 있다. 이 전시가 서울에서 유일한 샤갈 展이라면, 혹은 M컨템포러리의 「마르크 샤갈 특별전: 영혼의 정원 展」보다 일찍 개최했다면... Continue Reading →

내가 사랑한 미술관: 근대의 걸작展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미술관은 리미널리티(liminality)의 공간이다. 이는 우리가 호흡하고, 먹고, 마시는 현실과 다소 거리를 둔, 미(美)와 지(知)의 세계로 들어가는 전이 지대를 의미한다. 무심한 눈빛들만 가득한 거리에서 멀찍이 떨어져 광장과 정원, 조각상과 열주를 전방에 내세우고, 그 심연에 일상보다 더 위대하고 가치있는 것이 존재함을 암시한다. 그 안에 들어서면 문화권 내의 보편적인 구성원들의 입장에서 찬사를 받기 합당하며, 배우고 보존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Continue Rea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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