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킹키부츠(Kinky Boots,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그다지 언급할 것이 없는 작품이다. 뮤지컬은 8할이 음악인데 끌리는 넘버가 없다. 전반적으로 90년대 팝 분위기가 물씬나는데 그걸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그래서 하라는 작곡은 안하고, 신디 로퍼(Cyndi Lauper) 본인의 예전 히트곡들을 그대로 다시 들고 온 듯한 느낌을 준다. 합창과 듀엣이 특히 너무 약하다. 뮤지컬 특유의 하모니와 배우들이 서로 치고 받는 박진감을 전혀 느낄 수가... Continue Reading →

2018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Vienna Philharmonic Orchestra New Year’s Concert 2018, 2018)

메가박스에서 '클래식 소사이어티' 라는 기품 있는 이름으로 진행하는 클래식 생중계 콘텐츠 중 하나이다. 새해 첫 날 아침에 펼쳐지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신년 음악회를 상영하는 것이다. 신년을 고급 예술로 고급스럽게 시작하면, 그에 걸맞는 고급스러운 한 해가 펼쳐질 수 있을 것만 같다는 기대가 자극되어 극장을 찾았다. 공연은 총 2부로 나뉘는데, 1부는 빈을 상징하는 왈츠와 폴카가 서로 교대로... Continue Reading →

뮤지컬 서편제(광림 BBCH홀)

공공연한 문화사대주의자에 가까운 내가 제 값을 지불하고 창작뮤지컬을 보는 일은 드물다. 하지만 이 작품은 꼭 봐야 했다. 주요 넘버인 <살다보면>을 처연하게 부르던 한 여인과의 추억 때문이다. 그녀가 부르던 그 노래는 그야말로 한을 담뿍 담고 있어서 마냥 해맑게만 보였던 그녀의 이면을 보여주었다. 작품을 보기 전에 이미 이 노래는 내게 매우 의미있는 사운드트랙이 되었다. 공연장은 얼핏 치킨... Continue Reading →

연극 오펀스(Orphans,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고아는 부모가 없는 아이다. 연약하기 짝이 없는 아이에게 부모가 없다는 것은 철저한 고독, 굶주림, 역경을 의미하며, 심지어는 죽음의 그림자와도 늘 손을 잡고 다닌다는 것을 의미한다. 태어난지 3시간만에 뛰어다니는 노루와는 달리, 영장류로서의 인간은 가련할 정도로 나약한 신체를 지닌채 세상과 조우하며, 그로 인해 몸과 마음의 발달에 있어서 부모에게 의존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고아의 삶이란 제3자들이 올리버 트위스트 속의... Continue Reading →

뮤지컬 김종욱 찾기 (대학로 쁘띠첼씨어터)

이 작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작품의 비평은 어디까지나 관객의 개인적인 감정, 경험, 배경지식에 의존하는 것이기 때문에 ‘객관적’이라는 단어 자체가 애초에 성립될 수 없음을 알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작품에 있어서 만큼은 ‘객관적인 척’ 조차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이 작품의 여주인공인 배우 김세라는 나와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이기 때문이다. 뮤지컬 마니아로서, 지인이 뮤지컬 배우가 되고, 무대에 서는 모습을... Continue Reading →

콜드플레이 내한공연(Coldplay – A Head Full of Dreams Tour / 17.04.15. / 잠실올림픽주경기장)

드디어 이 땅에서 Coldplay를 만났다. 진작 올 법도 하지만 단 한 번도 오지 않았던 그들이 왔다. (색깔로 좌석을 찾아가는 인터페이스는 직관적이고 친절했다.)  11월 23일 티켓 예매가 열리자마자 유래 없는 전쟁(피켓팅)이 벌어졌고 오픈 1분도 안되 3층 맨 끝자리까지 매진되었다. 콜드플레이가 국내에서도 인지도 높은 대세 밴드인 것은 음악팬들 모두가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이 정도 일 줄은 아무도... Continue Reading →

메탈리카 콘서트(Metallica WorldWired Tour 2017) with 베비메탈

2017년 첫번째 콘서트였던 메탈리카 내한 공연은 나의 문화예술 역사상 가장 힘들었던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일단 메탈리카라는, 메탈 장르와 동의어와도 같은 존재인 이 전설적인 밴드가 나의 취향에서 벗어나 있다. 아무리 '때려 부수는' 음악이라도 그 안에서 명확한 기승전결의 구조와 멜랑꼴리한 감성을 기대하는 나에게 있어서 메탈리카의 음악은 너무 강하다. 어쩌면 '메탈'이라는 키워드를 포함하고 있는 밴드 중에 나의 취향에... Continue Reading →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전국투어 콘서트(서울)

조용필 콘서트를 관람했다. 이것은 하나의 의무처럼 느껴졌다. 내 차 보조석에 탑승했던 사람들이 나에게 종종 묻는 말이 있다. "이 차에는 한국 노래는 없나 봐요?" "딱 두 팀 있어요. 조용필하고 어반자카파." 내 대답은 항상 이랬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사실이다. 조용필의 음악에서는 알 수 없는 힘이 느껴진다. 음악적 완성도, 테크닉의 원숙함, 보컬의 기교와 짜임새 등을 떠나서 감정을... Continue Reading →

뮤지컬 아이다(AIDA) (샤롯데씨어터)

아이다를 보았다. 진작에 보았어야 하는 작품인데, 이제서야 보았다. 아이다를 처음 접한 것은 10년 전 쯤인 것 같다. 이 작품을 언젠가 꼭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OST를 먼저 들었다. 꼭 보았어야 하는 이유는, 이 작품이 내 두 가지 취향의 완벽한 접점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첫째는 뮤지컬이라는 장르 그 자체이고, 둘째는 엘튼 존이 작곡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샤롯데씨어터에 올때마다, 티케팅하고 엔제리너스에서... Continue Reading →

링고 스타 내한공연 (잠실실내체육관)

링고 스타의 내한공연 소식은 비틀마니아들의 SNS를 타고 은밀하게 퍼져나갔다. 폴 매카트니 때 처럼 문화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은 다 뒤집어 질 정도의 파급력은 절대 아니었다. 나도 인스타 친구의 게시물을 통해 그 소식을 접하고, 주저 없이 예매를 하긴 했지만, 기대에 벅찬 예매였다기 보다는 사실 약간의 쓴 웃음과 함께였다. 폴 매카트니 내한공연의 성공이 아니었다면 이 이벤트가 성사될... Continue Rea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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