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코르미에의 「체 게바라 평전」

Jean Cormier, Che Guevara 그가 증명한 인간의 조건 체 게바라(Ernesto Rafael Guevara de la Serna, "Che" Guevara)의 삶을 마주하고서 느끼는 먹먹한 감정이 정확히 누구의 것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적어도 혁명가는 아니다. 방관자도 아니다. 제국주의자는 더더욱 아니다. 인정하기 싫지만, 아무래도 변절자에 가깝다. 나는 1956년 11월 25일에 그란마 호에 승선했던 82명의 몽상가들 중 하나였다. 하지만 호기롭게 상륙한 시에라... Continue Reading →

김상근의 「나의 로망, 로마: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지적인 로마 여행을 꿈꾼다면, 내가 김상근 교수를 처음 본 것은 EBS에서 방영한 <세계테마기행: 이탈리아 르네상스 기행> 편에서였다. 이 여행 다큐멘터리에서 김상근 교수는 다른 배낭여행족들과 달리 깔끔한 차림새로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핵심 거점들을 두루 다니며 인문학적 배경 지식들을 설파한다. 광장을 가득 메운 수많은 군중들의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팔을 휘적거리며 셰익스피어 연극톤으로 역사와 고전에 대하여 웅변하는 모습이... Continue Reading →

오창섭의 「내 곁의 키치: 궤도를 벗어난 사물의 일상」

키치의 인문학 어느 주말에 산책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골목에 책 몇 권이 버려져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들춰보니 흥미로운 책들이었고, 상태도 나쁘지 않았다. 「내 곁의 키치」도 그중 한 권이다. 건국대학교 디자인과 교수님이 쓴 것이고, 건국대학교 인근 골목길에 버려져 있으니, 짐작컨대 디자인 분야의 교양과목 내지는 저학년 전공과목 교재로 활용되다가 당초 책 주인이었던 학생이... Continue Reading →

「몸과 미술: 새로운 미술사의 시각」(한림미술관, 이대 기호학연구소)

이 책은 1998년 10월 30일에 한림미술관과 이화여자대학교 기호학연구소가 공동개최했던 국제 심포지엄의 일부를 옮긴 것이다. 발표논문 네 편과 질의응답, 그리고 두 개의 작가론이 실렸다. IMF 구제금융의 충격파가 한창이었던 1998년 당시에 나는 중학교 1학년이었다. 중학교 입학 첫날 교실을 두리번거리다가 온풍기에 붙어 있던 ‘아나바다’ 스티커를 보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의 나는 짐승들이 우글거리던 남자 중학교에서 약육강식의 피라미드를 허덕이며 버티고... Continue Reading →

데이브 히키의 「보이지 않는 용: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데이브 히키의 전복적 시선」

Dave Hickey, The Invisible Dragon 아름다움은 죄가 없다. "아름다운 작품은 미덕 없이도 살아남는다. 아름다움 없이 미덕만 있는 작품은 그러지 못한다." 155p 1. 앵? 반 고흐? ㅎㅎㅎ^^;; 얼마 전 한 작가의 개인전 오프닝을 관람하고 뒷풀이에 참석했다. 아무래도 작가들이 모이면 작품과 작업 이야기가 오가게 마련이다. 대화가 이어지다가 ‘예술가들이 좋아하는 예술가’라는 흥미로운 주제에 이르러 모두가 ‘빵터지는’ 순간이 있었다.... Continue Reading →

장 보드리야르의 「소비의 사회: 그 신화와 구조」

Jean Baudrillard, La Société de consommation: Ses mythes ses structures 알고 당할 것인가, 모르고 당할 것인가? SBS에서 방영하고 있는 「맨 인 블랙박스」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블랙박스에서 촬영된 사고 영상들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처음에는 아침 교양 프로그램인 「모닝와이드」의 한 꼭지로 출발했는데, 점차 인기가 많아지면서 주말 황금시간대에 단독 편성으로 확대되었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 정말이지 별의별 교통사고들이 도처에 벌어지고 있다는... Continue Reading →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의 「큐레이팅의 역사」

모든 역사의 시작, 사람 전설적인 큐레이터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Hans Ulrich Obrist)가 또 다른 전설적인 큐레이터 11명을 인터뷰하고 그 전문을 실은 책이 어떻게 큐레이팅의 역사가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역사의 의미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역사란 대단한 위인들의 기념비적 성취들을 쫒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그저 사람들이 살아왔던 이야기들이다. 한 명의 소시민이라도 자신의 삶을 흔적으로... Continue Reading →

마이클 설리번의 「동서미술교섭사」

Michael Sullivan, The Meeting of Eastern and Western Art: Revised and Expanded Edition 진정한 이해를 위한 첫 걸음 오늘날 교통통신의 발달은 세계화를 가장한 서구화를 향하여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가속화하는 듯 보이지만, 그 이면을 발로 뛰면서 면밀히 들여다보면 지역성을 일거에 말소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분명히 드러난다. 지역성은 대단히 모호한 관념이기 때문에 그것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Continue Reading →

존 버거의 「사진의 이해」 (제프 다이어 엮음)

John Berger, Understanding a Photograph "나는 내가 본 것들을 말로 표현하려고 노력한다."181p 존 버거(John Berger)가 평생에 걸쳐 해온 일을 생각하면 이보다 더 적합한 자기소개는 없다. 그는 미술평론가라는 경직된 호칭보다는 그저 본 것을 말하는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꾼으로 남고 싶어 했고, 이 머나먼 땅에서도 그의 책들이 줄줄이 번역되어 출간되고 있는 것을 보면 그 바람은 충분히 이루어지고... Continue Rea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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