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난지 교수 제자 17인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 현대미술」

작년에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정년퇴임한 미술사학자 윤난지 교수의 제자들이 쓴 논문들을 재탕삼탕으로 엮은 책이다. 윤난지 교수의 제자들로 구성된 현대미술포럼이라는 사조직에서, 지도교수의 정년퇴임을 기념하면서 헌정하기 위하여 각자 이런저런 글들을 제출했다. 시장영합적인 제목에 혹해 내용을 자세히 보지 않고 구입했는데, 기존에 발표된 논문이나 에세이를 주제별로 짜깁기한 책이라 다소 당황스러웠다. 물론 각자 독특한 학습배경과 논지를 지닌 연구자들이 나름대로 고심 끝에 선별한... Continue Reading →

시바 바이디야나단의 「당신이 꼭 알아둬야 할 구글의 배신: 왜 구글은 우리에게 치명적인가?」

Siva Vaidhyanathan, The Googlization of Everything 미학의 구글화를 생각한다. 한국어판 제목에 대한 저자의 답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관점에서 각각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구글이 지닌 막대한 자원과 평판으로 말미암아 그들이 하고 있는 비즈니스 영역에 있어서 공공정책이 개입될 여지 자체를 말소해버린다. 둘째, 구글이 지금은 ‘악해지지 말자’는 모토아래 (표면상으로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그들이... Continue Reading →

테리 스미스의 「컨템포러리 아트란 무엇인가」

Terry Smith, What is Contemporary Art 역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시간이나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인물에 가까울수록 더욱 흥미롭게 느껴지는데 사실 흥미를 느끼는 것은 우리뿐이다. 야콥 부르크하르트 동시대 미술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우리뿐일지 모른다. 이 지면을 통해서 만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우리가 공히 동시대에 귀속되어 있다는 사실은 자명하며, 특정한 시공간의 조건 속에서 실시간으로... Continue Reading →

미셸 푸코의 「생명관리정치의 탄생: 콜레주드프랑스 강의 1978~79년」

이번 강의는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이후 3년이 지나 이루어졌다. 나는 푸코의 관심사 중에서도 특히 통치술이 인간의 신체에 작용하고 그것을 규율하는 방식에 흥미를 느낀다. 이번 강의의 제목은 여지없이 그 관심사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중간 단계(안전, 영토, 인구; 1977~78)를 건너뛰고 곧장 이리로 달려 왔다. 하지만 내 기대는 무너졌다. 역시 천재들은 우리가 기대하는 대로 움직여주지를 않는다. 이번... Continue Reading →

레이 몽크의 「비트겐슈타인 평전: 천재의 의무」

Rey Monk, Ludwig Wittgenstein: Duty of Genius 철학자의 전기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흡입력을 가졌던 이유는 단순히 비트겐슈타인에 대해 잘 써놓았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의 모습 속에서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와 나는 놀라울 정도로 닮은 구석이 많다. 그의 철학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음에도 묘한 끌림을 느꼈던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그의 말들은 마치... Continue Reading →

메리 앤 스타니스제프스키의 「이것은 미술이 아니다」 (박이소 역)

Mary Anne Staniszewski, 「Believing is Seeing: Creating an Culture of an Art」 선정성을 추구하는 우리 출판계가 선정한 제목은 반드시 미술제도론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 오늘날 미술과 非미술을 판단하는 기준은 미술제도가 그것을 미술로 승인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미술학교, 화랑, 전시장, 미술관, 박물관, 미술사가, 비평가, 경매장, 아트페어, 수집가, 후원기업 등으로 구성된 미술제도는 작품의 교환가치를 결정한다. 미술사 교과서에서 도판으로나... Continue Reading →

유지원의 「글자 풍경: 글자에 아로새긴 스물일곱 가지 세상」

가깝고도 먼. 이런 상투적인 수식어는 통상 가까이 있는 것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글자야말로 가깝고도 먼 존재일 수 있는데, 우리가 매일 같이 수용하고, 또 토해내면서도 정작 글자 자체를 사유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렇다. 내가 폰트에 대해서 생각할 때라고는 발표용 PC와 호환되지 않는 PPT 자료를 굳이 들고 와서 진땀을 빼고 있는 발표자를 볼 때뿐이다. 굳이 왜... Continue Reading →

로버트 S. 넬슨, 리처드 시프(편저)의 「꼭 읽어야 할 예술 비평용어 31선」

Critical Terms for Art History 편저자들이 내어 놓은 두 개의 서문에서부터 이미 형식주의를 배격하면서 신미술사를 지향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선언하고 있다. 동시대 미술 비평과 이론 텍스트에서 흔히 사용되지만 누구도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는 31개의 용어들을 각기 하나의 주제로 삼아서 서로 다른 배경과 개성을 지닌 저자들이 에세이를 썼다. 이 저자들은 현재 미술사와 미술비평이라는 유사과학 분야에서 누구보다도... Continue Reading →

에릭 캔델의 「어쩐지 미술에서 뇌과학이 보인다: 환원주의의 매혹과 두 문화의 만남」

빈 태생의 뇌 과학자 에릭 캔델(Eric R. Kandel)이 자신의 전공분야와 미술의 통섭을 모색한 두 번째 연구서다. 첫 번째 시도였던 「통찰의 시대」에 비하면 스케일이 확 줄었다. 전작에서 저자는 유달리 통섭적 창조력이 폭발했던 세기말 빈에서 정신분석, 의학, 예술이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발전했던 양상을 보여주었다. 그간 서양미술사에서 간과되었던 인간의 내면 깊숙한 곳의 미묘한 심리적 양상들이 클림트,... Continue Rea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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