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렌 암스트롱의 「신의 전쟁: 성스러운 폭력의 역사」

“어떤 신앙 전통도 군사적으로 막강한 제국의 후원이 없었다면 ‘세계 종교’가 되지 못했을 것이며, 모든 전통은 어쩔 수 없이 제국의 이데올로기를 개발하게 된다.” 30p 모든 전쟁은 자원 경쟁에서 비롯된다. 인류는 더 많은 식량, 자원, 토지를 차지하기 위하여 죽음을 무릅쓰고 전쟁을 벌여왔다. 전장의 깃발에는 온갖 숭고하고 휘황찬란한 가치가 아로새겨져 나부끼지만, 사실 자원 경쟁의 틀을 넘어서는 고도의 대의명분은... Continue Reading →

본인을 넘어선 대리인: 「지능의 탄생」에 부쳐

최근 인공지능의 눈부신 발달은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도 세상을 움직일 수 있을 것만 같은 유토피아적 황홀경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인공지능에 기반한 유토피아의 상이 점차 뚜렷해질수록 그곳에 진정한 의미에서 오늘날의 ‘나’는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동반된다. 역사상 모든 기술혁신의 찬란한 열매는 인간소외라는 어두운 그림자도 수반했다. 자동차는 마부를, 기계는 공장의 단순 노무자를, 전구는 가로등 점등사를 밀어냈다. 당시에 직업의 현장에서... Continue Reading →

손원평 소설집, 「타인의 집」

미화된 이야기가 없는 세상은 오지 않겠지만 ❚ 망각과 미화 손원평의 첫 번째 소설집에는 온통 가슴이 답답해지는 이야기뿐이다. 가장 가까운 가족은 나의 아픔을 이해해 주지 못하거나(「4월의 눈」), 애초부터 평생 나를 무시만 해온 인간이거나(「zip」), 아예 상상을 뛰어넘는 괴물이다(「괴물들」). 가족의 울타리를 벗어나더라도 타인을 향한 순수한 선의는 천추의 한으로 돌아오고(「상자 속의 남자」), 세대와 민족 간 혐오는 극에 달해 일대... Continue Reading →

국립현대미술관의 「한국미술 1900-2020」

정론 미술사 생성 기관의 책무 국립현대미술관이 우리나라 근현대 미술사의 정론을 만드는 공식적 기관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기관은 가장 방대한 컬렉션, 가장 많은 인재, 가장 큰 규모의 투자를 앞세워 미술사 담론을 주도해 나간다. 국립 기관으로서 자국 미술사를 긴 호흡으로 직접 정리하겠다는 야심이 그동안 왜 없었겠느냐 만은, 2021년에야 이 책으로 결실을 맺었다. 1969년 경복궁 미술관 개관... Continue Reading →

권미원의 「장소 특정적 미술: ONE PLACE AFTER ANOTHER」

Miwon Kwon(2002), One Place after Another “장소에 묶인 정체성을 탐구하는 것은 교환, 이동, 소통의 공간적 장애가 줄어들고 있는 세계에서 덜 중요하기보다는 더 중요하게 되었다.” 데이비드 하비(254p) 작품이 의미를 갖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첫째는 작품이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가 되는 방식이다. 작품은 하나의 독립된 완성체로서 모든 의미를 그 안에 내포한다. 한마디로 자족적이다. 스스로 살아 숨... Continue Reading →

존 S. 앨런의 「집은 어떻게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었나: 신경인류학이 말하는 우리의 집」

노숙보다 무서운 정신적 노숙 "'집'은 결국 물리적 또는 경제적 의미와는 별개로 정서적 함축성을 지닌 단어이다." 토머스 소얼(225p) 집은 집이로되, 집이 아닌 시대다. 집은 단순히 사람이 들어가 사는 구조물도 아니고, 움직일 수 없는 고가의 재산도 아니고, 행복하고 단란한 보금자리도 아니다. 집은 그 모든 것이 될 수 있고, 그 무엇도 될 수 없다. 오늘날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집은... Continue Reading →

손택, 키이우, 이태원 : 타인의 고통

“부디 다 같이 슬퍼하자. 그러나 다 같이 바보가 되지는 말자.” 수전 손택, 「타인의 고통」 Susan Sontag(2003), Regarding the Pain of Others 무더위 속에서 이 책을 읽고 이제야 글로 정리한다. 진작 썼어야 하는 데 바쁘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어느덧 낙엽이 쌓인다. 먹고 살기 위한 글에 쫓기다 보면 사적으로 쓰는 글도 일처럼 느껴진다. 미뤄뒀던 글감이 어떤... Continue Reading →

린다 노클린의 「왜 위대한 여성 미술가는 없었는가?」

Linda Nochlin(1971), Why Have There been No Great Women Artists? 가리키는 곳을 보지 말고 그 손가락을 분질러라 「아트뉴스」 紙 1971년 1월호에 실렸던 에세이다. 미술사와 미술비평을 조금이라도 공부해 본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글이다. 그만큼 많이 인용된다. 만약 본인이 미술사를 공부했는데도 린다 노클린(Linda Nochlin)이라는 이름이 생소하다면 자신의 식견이 68혁명 이전 어딘가, 심지어 반 고흐의 노란집 어느... Continue Reading →

롤랑 바르트의 「현대의 신화」

Roland Barthes, Mythologies (1957) "언어의 이름으로 한 사람에게서 그의 언어를 훔치는 것, 바로 이런 행위를 통해 모든 합법적인 살인이 시작된다." 70p "신화의 기능은 사라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변형시키는 것이다." 282p 신화에 거하거나, 벗어나시오 책은 크게 두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앞 장은 바르트(Roland Barthes)가 현대의 신화들을 구체적 실례로 살펴보고 그 내막을 샅샅이 분석한 내용이다. 1950년대 현재,... Continue Reading →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 「호모 데우스」

Yuval Noah Harari, Sapiens & Homo Deus 하라리는 왜 이 책을 썼나? "역사란 다른 모든 사람이 땅을 갈고 물을 운반하는 동안 극소수의 사람이 해온 무엇이다." 사피엔스, 153p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은 의미의 그물망들이 생기고 풀리는 것을 지켜보고, 한 시대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였던 것이 후손에 이르러 완전히 무의미해진다는 것을 깨닫는 일이다." 호모 데우스, 207p 베스트셀러는 한... Continue Rea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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