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Coco, 2017)

공교롭게도 사후세계를 다루고 있는 두 작품이 동시에 극장에 내걸려 서로 수위를 다투고 있다. 디즈니 픽사의 <코코>와 웹툰이 원작인 <신과 함께: 죄와 벌, 2017>가 동시에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현 상황은 그저 우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더 들여다 보면, 사후세계에 대한 대중의 보편적이면서도 지대한 관심이 빚어낸 순간일수도 있다. 죽음, 그 이후에 대해서 알고 싶은 욕구는... Continue Reading →

2018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Vienna Philharmonic Orchestra New Year’s Concert 2018, 2018)

메가박스에서 '클래식 소사이어티' 라는 기품 있는 이름으로 진행하는 클래식 생중계 콘텐츠 중 하나이다. 새해 첫 날 아침에 펼쳐지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신년 음악회를 상영하는 것이다. 신년을 고급 예술로 고급스럽게 시작하면, 그에 걸맞는 고급스러운 한 해가 펼쳐질 수 있을 것만 같다는 기대가 자극되어 극장을 찾았다. 공연은 총 2부로 나뉘는데, 1부는 빈을 상징하는 왈츠와 폴카가 서로 교대로... Continue Reading →

위대한 쇼맨(The Greatest Showman, 2017)

영화판 「레미제라블(2012)」의 대성공 이후로 크리스마스 시즌에 뮤지컬영화나 음악영화가 개봉하는 것이 정석처럼 굳어지고 있다. 뮤지컬영화 마니아로서는 그 어느 시즌에나 흔히 볼 수 있는 장르가 아닌 것처럼 되어 버린 현실이 아쉽기만 하다. 1년에 한 편 씩이라도 찾아와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나. 작년 겨울에 「라라랜드(2016)」에 크게 실망을 한 후로 이번 작품에 거는 기대가 컸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음악에서... Continue Reading →

고야: 살과 피의 환상(Goya: Visions of Flesh and Blood, 2015)

'Exhibition on Screen(국내명: 스크린 뮤지엄)' 다큐멘터리 시리즈 중 메가박스에서 정식 수입/상영하는 것으로는 세 번째 작품이다. 이제 히에로니무스 보쉬와 미켈란젤로만 남았다. 부제의 작명법은 거장에 대한 섬뜩한 진실을 야심차게 드러낼 것처럼 기대감을 갖게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 보면 거의 사기에 가깝다. 다큐멘터리가 주제로서 담아내고 있는 전시 자체는 내셔널갤러리에서 2015년 10월 7일 부터 2016년 1월 10일까지 진행된 '고야: 초상화들(Goya:... Continue Reading →

베르메르와 음악(Vermeer and Music: The Art of Love and Leisure, 2013)

메가박스에서 '스크린 뮤지엄'이라는 제목으로 수입하고 있는 'Exhibition on Screen' 시리즈 중 하나로, 2013년 6월 26일부터 9월 8일까지 영국 내셔널갤러리에서 열렸던 특별전을 촬영한 다큐멘터리이다. 본 편은 메가박스에서 공개하는 다섯 편에서 제외되어 있다. 다른 'Exhibition on Screen' 시리즈와 달리, 진행자가 전면에 나서서 인터뷰와 작품 소개를 이끌고 가는 형식이 독특하다. 영국 태생의 미술사학자이자 방송인인 Tim Marlow가 진행자를 맡아... Continue Reading →

러빙 빈센트(Loving Vincent, 2017)

영화가 시각적 실험에 천착할수록, 서사의 재미와 감동은 반감되기 마련이다. 그런데「러빙 빈센트」는 고흐의 화풍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 놓는, 그야말로 영화사적으로 유래 없이 야심찬 실험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재미와 감동을 놓치지 않았다. '미술 영화'로 그 비교대상을 한정해 볼 때, 「셜리에 관한 모든 것」이 실패했던 바로 그 지점에서 성공을 거둔 것이다. 영화는 고흐의 사망 1년 후, 그 죽음에 얽힌... Continue Reading →

빈센트 반 고흐: 새로운 시선(Vincent Van Gogh: A New Way of Seeing, 2015)

최근 작성 한 글에서 메가박스의 '스크린 뮤지엄 시리즈'에 대해서 언급한 바 있고, 총 다섯 편 중 첫 번째 편을 놓쳤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런데 얼마 전 통신사 상담원의 반 협박에 못이겨, 생애 최초로 IPTV를 설치하였는데, 거기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다큐멘터리 중에 바로 그 첫 번째 편이 포함되어 있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만남이다. 광기어린 천재 예술가에 대한 매우... Continue Reading →

정원을 그리다: 모네에서 마티스까지(Painting the Modern Garden: Monet to Matisse, 2016)

메가박스에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스크린 뮤지엄' 다큐멘터리 시리즈의 두번째 이야기이다. 최근에는 거의 모든 멀티플렉스 극장이 시도하고 있는 콘텐츠이지만, 메가박스는 그 이전부터 유명 오페라 극장의 공연이나 발레 실황을 상영하며 '고급 예술'을 저렴하게 즐기고 싶은 관객들에게 다가가곤 했다. 이번 스크린 뮤지엄 시리즈는 그러한 고급 예술의 지평을 미술로 확장한 것이다. 메가박스의 계열사에서 직접 배급하는 다섯 편의 다큐멘터리가 기획되어... Continue Reading →

내셔널 갤러리(National Gallery, 2014)

당연한 이야기지만, 세상은 넓고, 미술관은 많고, 소장품은 더 많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미술사 교과서에서 눈이 닳도록 봐왔던 대가들의 작품은 유럽 주요 도시에 대단히 한정적으로 분포한다. 그들 내부적으로는 지리멸렬했던 전쟁과 수탈,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 속에서 수 많은 작품들이 원래의 거처를 떠나 이리 저리 옮겨다녔지만, 현재 시점에서 유럽 외부로 유출된 19세기 이전 작품의 수는 1%를 조금 넘는... Continue Reading →

사일런스(Silence, 2016)

이 영화의 시놉시스를 접했을 때는 그 유명한 <미션(The Mission, 1986)>과의 상관관계를 고찰해야 할 것 같았지만, 실제로 보고 나니 '칸의 여왕'을 탄생시킨 <밀양(2007)>이 더 많이 생각난다. 가장 중요한 순간, 하나님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던 그 순간에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다는 공통점 때문이다. <밀양>에서 하나님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기 보다는 오히려 묵살하고, 배신한다. 기대했던 방향과 철저하게 다른 방향으로 주인공의... Continue Rea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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