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눈뜨다: 아시아 미술과 사회 1960s-1990s 展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비트겐슈타인이 이 전시를 봤다면 아마 아시아라는 말 자체에 진저리를 치며 10분만에 나가버렸을지도 모른다. 사실상 아시아라는 공동체는 없다. 우연히도 인접하게 모여 있는 개별 국가들이 있을 뿐이다. 만일 국가라는 개념에 실체가 있다면 말이다. 상당수의 철학적 문제들이 서로 다른 개체들을 같은 이름으로 부를 때 발생했다. 그럼에도 이 전시에 모인 국가들을 아시아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가능한 까닭은 이들이... Continue Reading →

균열 II: 세상을 보는 눈/영원을 향한 시선 展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을 두 유형으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는 전시이다. 첫째는 세상에 직접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작품들이고, 둘째는 그보다 초연하게 이상을 지향하는 작품들이다. 단순하게 보면 재현과 추상이라는 표현 형태로 범주를 좁힐 수 있겠지만 사정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재현을 하면서도 눈앞의 현실을 외면할 수 있고, 추상을 하면서도 그 마음은 현실의 부조리에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을 수 있기... Continue Reading →

소장품전: 근대를 수놓은 그림 展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의 여러 기획전 중에는 틀림없이 근대에 초점을 맞춘 것이 하나 이상 있다. 지금은 「대한제국의 미술: 빛의 실을 꿈꾸다」 展이 덕수궁관에서, 「근대를 수놓은 그림」 展이 과천관에서 각각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근대미술을 다룬 전시가 두 개인 셈이다. 어떻게 보면 이번 「근대를 수놓은 그림」 展은 근대미술을 교과서적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훑는 전시이기에 과천이 아닌 근대미술 전문 미술관을 표방하고... Continue Reading →

문명: 지금 우리가 사는 방법 展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제목에 매우 충실한 전시다. 약 300여점의 사진을 통해 동시대 인류에게 벌어지는 일들을 다각도로 고찰했다. 지역, 인종, 젠더, 종교를 망라한 작품들은 넓은 공간 속에 자유롭게 펼쳐져 있고, 관람객들은 느슨한 동선을 따라 그 사이를 유영할 수 있다. 각각의 작품들은 하나의 키워드에 묶여 있기는 하지만, 반드시 그 키워드에 연관된 사유만을 자극하는 것은 아니다. 문명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시선이 매우... Continue Rea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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