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CA 현대차 시리즈 2022: 최우람 「작은 방주」 展

1층 로비의 물품 보관함이 꽉 찼을 정도로 붐볐다. 황금 같은 주말에 어떻게 이렇게 많은 젊은이가 미술관을 찾았을까?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 속에 갈만한 선택지가 별로 없어서였을까? 날씨만을 이유로 꼽기에는 궁색하다. 작품을 보는 것 외에도 강추위 속에서 선택할만한 즐거움은 얼마든지 있다. 진정 볼만한 것들이 있었다. 그저 미술에 대해 아는 척하고 싶은 몇몇, 혹은 인스타에 올릴만한 소재를... Continue Reading →

올해의 작가상 2021 展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대유행에 따라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 수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삼청동에 자리한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이러한 위기 상황을 전혀 의식할 수 없다. 입춘을 지나 다소 주춤해진 한파에 젊은이들은 저마다 한껏 치장한 채 손에 손잡고 미술관 로비를 가득 메웠다. 저마다 생기 넘치는 표정들이 무미건조한 마스크에 가려진 것이 못내 아쉬울 따름이다. 작년 7월에 오픈한 「MMCA 이건희컬렉션... Continue Reading →

MMCA 현대차 시리즈 2020: 양혜규─O2 & H2O 展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조언: 시간이 별로 없으면 전시 속 전시만 보세요. 두 개의 팔과 다리와 눈과 콧구멍과 젖꼭지를 가지고 태어난 우리는 이항(二項)에 너무도 익숙한 탓에 그 밖의 가능성을 충분히 사유하지 못한다. 하지만 젖꼭지와 달리 인간이 구축한 문화적 구조에는 경계가 있기 마련이고, 그 경계는 누군가에게 삶의 무대가 된다. 경계나 변두리에 내몰린 삶의 무대를 복원하기 위한 대대적인 투쟁이 20세기 전반에... Continue Reading →

올해의 작가상 2019 展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코끝이 매콤한 가을이 오면 올해는 ‘올해의 작가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그렇게 올해도 서울관을 찾았다. 올해의 작가상이 어떤 의미인지는 2018년에 이미 주저리주저리 다 썼으니까 바로 본론으로 들어간다. 올해의 ‘올해의 작가상’은 조금 남다른 구석이 있는데, 첫째로, 이 전시가 막이 오르기 직전에 ‘작년의 작가상’ 유력 후보 중 하나가 자살했다. 나는 2018년의 리뷰에서 그들이 내 취향과는 달리... Continue Reading →

불온한 데이터 展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이날 세 개의 전시를 보았고, 이 전시가 세 번째 였기 때문에 대충 훑기만 했다. 물론 시간과 체력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나는 미술관에서 동영상을 퇴출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데, 이 전시는 디지털 리터러시의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는 까닭에 역시 동영상이 주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작품들을 갈지자로 회피했다. 하지만 당일 서울관에서 가장 붐비는, 특히나 어린 친구들이... Continue Reading →

대안적 언어 – 아스거 욘, 사회운동가로서의 예술가 展(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이 전시는 덴마크 출신의 아스거 욘(Asger Jorn)을 단순히 표현적 측면에서가 아니라 사회참여적인 측면에서 재조명하려는 기획인데, 나는 그의 이름조차 몰랐으므로 그 재조명이 성공적인지에 대해서도 평가할 수가 없다. 다만 코브라(CoBrA)라는 공동체를 조직하고 활동했던 것, 상황주의 인터내셔널 운동을 주도했던 것, 북유럽 전통에 대한 재인식을 촉구했던 것 등을 가지고 사회운동가라는 정체성을 결부하는 것은 무리라고 느껴졌다. 쿠르베로부터 이어져온 사회참여적인, 소위... Continue Reading →

마르셀 뒤샹 展 + MMCA 뮤지엄 나잇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현대미술의 본격적인 미국 상륙을 알렸던 그 유명한 1913년 아모리쇼(Armory Show)의 중심에 뒤샹(Marcel Duchamp)이 있었다. 서명한 변기로 소동을 일으킨 것도 뒤샹이다. 모나리자 엽서에 수염을 그리고 감히 성희롱한 것도 뒤샹이다. 페르소나로 여성적 자아를 끄집어내서 젠더를 비튼 것도 뒤샹이다. 그러고 보니 현대미술의 모든 문헌이 서두에서 그의 이름을 인용할 수 밖에 없다. 잭슨 폴락은 피카소를 두고, "제기랄, 저 인간이... Continue Reading →

“미술관은 무엇을 수집하는가” (MMCA 연구 프로젝트 국제 심포지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추진하고 있는 연구프로젝트로, 작년의 “미술관은 무엇을 연구하는가?”에 이어 올해는 “미술관은 무엇을 수집하는가?”라는 직설적인 질문으로 미술관의 정체성에 대한 폭넓은 담론들을 아우르고 있다. 이 연구프로젝트는 국제 심포지엄과 학술서 발간의 형태로 전개되는 것 같은데, 나는 지난 주말에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국립현대미술관(서울) 멀티프로젝트홀에서 열린 이번 심포지엄은 11월 30일(금)과 12월 1일(토) 이틀 동안 진행되었는데, 생업 관계로 금요일은 참석할 수... Continue Reading →

올해의 작가상 2018 展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올해의 작가상 2017 展>을 보고 통인시장에 들러 먹었던 고로케의 기름맛이 아직도 선명한데, 어느덧 2018년의 작가를 뽑고 있다. 미술계의 연례행사로 '한 해'라는 작위적인 시간 단위를 새삼 상기한다. 어찌보면 1년의 시간을 전시로 지각할 수 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자동차세 납입이나 건보료 인상 따위로 지각하는 것 보다야 훨씬 낭만적이다. 테이트 브리튼(Tate Britain)의 터너 상(Turner Prize)에서 영감을 받은... Continue Rea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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