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에서 세잔까지: 예루살렘 이스라엘 박물관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 걸작展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지난 여름에 「그리스 보물전」을 보고 반년 만에 다시 예술의전당을 찾았다. 초입부터 액자 세 개를 안아 들고, 그것으로 집을 예쁘게 꾸밀 기대에 부푼 한 가족이 눈에 띄었다. 얼핏 봐도 이번 인상주의 전시를 보고 나서며 구입한 기념품이다. 전시를 보고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액자 중 하나는 르누아르(Pierre-Auguste Renoir)의 <꽃병의 장미(Roses in a Vase, ca.1880)>였다. 그 광경을 보자니... Continue Reading →

허버트 리드의 「현대회화의 역사」

Herbert Read, A Concise History of Modern Painting (초1959, 개1968, 개1974, 번1990) 꼴 같지 않게 미학, 비평, 예술철학 같은 묵직한 책들만 읽어대다가 오랜만에 미술사 책을 펼쳤더니 그야말로 술술 읽힌다. 마치 모래주머니를 차고 뛰다가 벗어던진 기분이다(물론 실제로 모래주머니를 차고 뛴 적이 있을 리 만무하고 비유 상 그렇다는 것). 하나의 미술 양식이 새로운 경향을 만나서 변해가는 과정,... Continue Reading →

아서 단토의 「예술의 종말 이후: 동시대 미술과 역사의 울타리」

Arthur C. Danto(1997), After the End of Art: Contemporary Art and the Pale of History "단토 선생님, 열등감은 아니길 바라요" 1. 개관 철학자에서 미술비평가로 활동반경을 넓힌 아서 단토(Arthur C. Danto)가 동시대 미술의 변화를 바라보며 남긴 유명한 테제를 담은 책이다. 그 테제란 ‘예술의 종말’이다. 여기서 예술의 종말이란, 예술의 제작과 그것에 대한 열광이 끝난다는 의미가 아니라 미술사의... Continue Reading →

데이브 히키의 「보이지 않는 용: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데이브 히키의 전복적 시선」

Dave Hickey, The Invisible Dragon 아름다움은 죄가 없다. "아름다운 작품은 미덕 없이도 살아남는다. 아름다움 없이 미덕만 있는 작품은 그러지 못한다." 155p 1. 앵? 반 고흐? ㅎㅎㅎ^^;; 얼마 전 한 작가의 개인전 오프닝을 관람하고 뒷풀이에 참석했다. 아무래도 작가들이 모이면 작품과 작업 이야기가 오가게 마련이다. 대화가 이어지다가 ‘예술가들이 좋아하는 예술가’라는 흥미로운 주제에 이르러 모두가 ‘빵터지는’ 순간이 있었다.... Continue Reading →

근대미술가의 재발견 1 – 「절필시대: 정찬영, 백윤문, 정종여, 임군홍, 이규상, 정규」 展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기억해야 할 이름들, 특히 정종여 근대사의 격랑 속에서 붓을 놓아야만 했거나 잊혀야만 했던 여섯 명의 화가들을 조명한 전시다. 정찬영은 화가로서의 삶과 가정주부로서의 역할 사이에서 고민하던 중 사랑하는 자녀를 잃고 붓을 놓았다. 백윤문은 전성기에 건강을 잃고 화단을 떠나야 했다. 정종여는 북한을 선택했고, 거기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기 때문에 우리 미술사에서 지워졌었다. 임군홍에 대해서는 월북인지 납북인지 합의를 이루지... Continue Reading →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의 「큐레이팅의 역사」

모든 역사의 시작, 사람 전설적인 큐레이터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Hans Ulrich Obrist)가 또 다른 전설적인 큐레이터 11명을 인터뷰하고 그 전문을 실은 책이 어떻게 큐레이팅의 역사가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역사의 의미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역사란 대단한 위인들의 기념비적 성취들을 쫒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그저 사람들이 살아왔던 이야기들이다. 한 명의 소시민이라도 자신의 삶을 흔적으로... Continue Reading →

그리스 보물전: 아가멤논에서 알렉산드로스 대왕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오늘날 우리가 고대 그리스라고 일컫는 대상은 하나의 단일문화권이 아니라 에게해를 연하여 살아온 이질적인 지역과 민족을 아우른 것이다. 트로이, 미케네, 크레타로 대표되는 이들 지역에서는 기원전 3천년 경부터 각종 건축물과 조각들로 그 뚜렷한 흔적을 남겨왔다. 그 후손들은 로마 제국에게 패권을 넘겨주기 전까지 수많은 전쟁과 이합집산을 거쳐 그리스 문명의 황금기를 일궜다. 이번 전시는 야심차게도 그 최초의 흔적들에서부터 알렌산드로스... Continue Reading →

마이클 설리번의 「동서미술교섭사」

Michael Sullivan, The Meeting of Eastern and Western Art: Revised and Expanded Edition 진정한 이해를 위한 첫 걸음 오늘날 교통통신의 발달은 세계화를 가장한 서구화를 향하여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가속화하는 듯 보이지만, 그 이면을 발로 뛰면서 면밀히 들여다보면 지역성을 일거에 말소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분명히 드러난다. 지역성은 대단히 모호한 관념이기 때문에 그것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Continue Reading →

베르나르 뷔페 展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선을 넘는, 선을 향한 충동 미술사를 통틀어도 베르나르 뷔페(Bernard Buffet)처럼 독보적인 시그니처를 보유하고 있는 화가는 드물다. 시커멓고 곧은 선이 강박적일만큼 수직으로 뻗어 있는 화면을 보자면, 뷔페는 어떤 대상을 그리기 위하여 선을 쓰는 것이 아니라, 선을 긋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지 못해서 대상을 잠시 빌리는 것 같다. 뷔페는 자기만의 선을 일관되게 깎고 연마한 끝에 누가 보더라도 그... Continue Rea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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