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연의 「명화로 읽는 미술 재료 이야기: 템페라에서 아크릴까지」

미술재료사와 즉물성 재료로 읽는 미술사다. 미술사 전반을 아우르지는 않는다. 부제가 암시하듯 회화사에 집중한다. 미술이 물질의 한계를 벗어난 시점부터는 간단히 암시만 하고 마무리한다. 최근에 이소영의 책이 비슷한 주제를 다뤘던 적이 있는데, 이 책의 저자 홍세연은 미술재료학을 전공했던 사람이라 그보다는 더 깊게 들어간다. 구체적인 안료와 색깔 하나하나까지 세분하여 설명해 준다. 미술 전공자는 학교에서 이미 배웠을 내용이고, 비전공자라면... Continue Reading →

데즈먼드 모리스의 「포즈의 예술사: 작품 속에 담긴 몸짓 언어」

Desmond John Morris, Postures: Body Language in Art 거짓말은 쉬운 편이다. 하지만 몸짓을 가장하기란 여간 어렵지가 않다. 우리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으므로 악의적으로 거짓말을 하거나 단순히 본심을 숨기고자 할 때 몸짓이나 표정을 통제하기 위해 애쓴다. 그럴수록 몸은 오히려 부자연스럽게 뻣뻣해지거나 아예 간과했던 부위에서 본심을 드러내곤 한다. 동물학자이자 초현실주의 화가인 데즈먼드 모리스(Desmond Morris)는 선사 시대부터... Continue Reading →

[에세이] 전시장의 토르소: 비평적 전시문화를 위하여

"시간이 흐르고 초기의 매력이 점점 약해지다보면 언젠가는 아예 새로 태어나야 하는 때가 온다. 한때 아름다웠던 것이 모두 떨어져나가고 작품 그 자체만 남아 폐허의 형태로 서 있게 되는 때다."1) "진짜 귀중품들은 아주 꼼꼼한 탐사를 통해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 모든 과거의 연관관계로부터 벗어난 상들이 일종의 귀중한 물건들로─수집가의 갤러리에 있는 파편 혹은 토르소─ 나타나는 곳은 현재 우리의 성찰이... Continue Reading →

휘트니미술관의 「20세기 미국 미술: 현대 예술과 문화 1950~2000」

Lisa Phillips et al.(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The American Century: Art and Culture, 1950-2000 휘트니미술관 테라스에서 거센 바람을 맞으며 인증샷을 찍고, 1층 레스토랑 "Untitled" 에서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호퍼(Edward Hopper) 기념품을 잔뜩 샀던 것이 불과 10개월 전인데, 마치 10년은 지난 것 같다. 짧은 시간 동안 (우리 모두에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많은 일이 있었다. 이... Continue Reading →

모네에서 세잔까지: 예루살렘 이스라엘 박물관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 걸작展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지난 여름에 「그리스 보물전」을 보고 반년 만에 다시 예술의전당을 찾았다. 초입부터 액자 세 개를 안아 들고, 그것으로 집을 예쁘게 꾸밀 기대에 부푼 한 가족이 눈에 띄었다. 얼핏 봐도 이번 인상주의 전시를 보고 나서며 구입한 기념품이다. 전시를 보고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액자 중 하나는 르누아르(Pierre-Auguste Renoir)의 <꽃병의 장미(Roses in a Vase, ca.1880)>였다. 그 광경을 보자니... Continue Reading →

허버트 리드의 「현대회화의 역사」

Herbert Read, A Concise History of Modern Painting (초1959, 개1968, 개1974, 번1990) 꼴 같지 않게 미학, 비평, 예술철학 같은 묵직한 책들만 읽어대다가 오랜만에 미술사 책을 펼쳤더니 그야말로 술술 읽힌다. 마치 모래주머니를 차고 뛰다가 벗어던진 기분이다(물론 실제로 모래주머니를 차고 뛴 적이 있을 리 만무하고 비유 상 그렇다는 것). 하나의 미술 양식이 새로운 경향을 만나서 변해가는 과정,... Continue Reading →

아서 단토의 「예술의 종말 이후: 동시대 미술과 역사의 울타리」

Arthur C. Danto(1997), After the End of Art: Contemporary Art and the Pale of History "단토 선생님, 열등감은 아니길 바라요" 1. 개관 철학자에서 미술비평가로 활동반경을 넓힌 아서 단토(Arthur C. Danto)가 동시대 미술의 변화를 바라보며 남긴 유명한 테제를 담은 책이다. 그 테제란 ‘예술의 종말’이다. 여기서 예술의 종말이란, 예술의 제작과 그것에 대한 열광이 끝난다는 의미가 아니라 미술사의... Continue Reading →

데이브 히키의 「보이지 않는 용: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데이브 히키의 전복적 시선」

Dave Hickey, The Invisible Dragon 아름다움은 죄가 없다. "아름다운 작품은 미덕 없이도 살아남는다. 아름다움 없이 미덕만 있는 작품은 그러지 못한다." 155p 1. 앵? 반 고흐? ㅎㅎㅎ^^;; 얼마 전 한 작가의 개인전 오프닝을 관람하고 뒷풀이에 참석했다. 아무래도 작가들이 모이면 작품과 작업 이야기가 오가게 마련이다. 대화가 이어지다가 ‘예술가들이 좋아하는 예술가’라는 흥미로운 주제에 이르러 모두가 ‘빵터지는’ 순간이 있었다.... Continue Reading →

근대미술가의 재발견 1 – 「절필시대: 정찬영, 백윤문, 정종여, 임군홍, 이규상, 정규」 展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기억해야 할 이름들, 특히 정종여 근대사의 격랑 속에서 붓을 놓아야만 했거나 잊혀야만 했던 여섯 명의 화가들을 조명한 전시다. 정찬영은 화가로서의 삶과 가정주부로서의 역할 사이에서 고민하던 중 사랑하는 자녀를 잃고 붓을 놓았다. 백윤문은 전성기에 건강을 잃고 화단을 떠나야 했다. 정종여는 북한을 선택했고, 거기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기 때문에 우리 미술사에서 지워졌었다. 임군홍에 대해서는 월북인지 납북인지 합의를 이루지... Continue Reading →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의 「큐레이팅의 역사」

모든 역사의 시작, 사람 전설적인 큐레이터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Hans Ulrich Obrist)가 또 다른 전설적인 큐레이터 11명을 인터뷰하고 그 전문을 실은 책이 어떻게 큐레이팅의 역사가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역사의 의미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역사란 대단한 위인들의 기념비적 성취들을 쫒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그저 사람들이 살아왔던 이야기들이다. 한 명의 소시민이라도 자신의 삶을 흔적으로... Continue Rea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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