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의 「큐레이팅의 역사」

모든 역사의 시작, 사람 전설적인 큐레이터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Hans Ulrich Obrist)가 또 다른 전설적인 큐레이터 11명을 인터뷰하고 그 전문을 실은 책이 어떻게 큐레이팅의 역사가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역사의 의미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역사란 대단한 위인들의 기념비적 성취들을 쫒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그저 사람들이 살아왔던 이야기들이다. 한 명의 소시민이라도 자신의 삶을 흔적으로... Continue Reading →

그리스 보물전: 아가멤논에서 알렉산드로스 대왕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오늘날 우리가 고대 그리스라고 일컫는 대상은 하나의 단일문화권이 아니라 에게해를 연하여 살아온 이질적인 지역과 민족을 아우른 것이다. 트로이, 미케네, 크레타로 대표되는 이들 지역에서는 기원전 3천년 경부터 각종 건축물과 조각들로 그 뚜렷한 흔적을 남겨왔다. 그 후손들은 로마 제국에게 패권을 넘겨주기 전까지 수많은 전쟁과 이합집산을 거쳐 그리스 문명의 황금기를 일궜다. 이번 전시는 야심차게도 그 최초의 흔적들에서부터 알렌산드로스... Continue Reading →

마이클 설리번의 「동서미술교섭사」

Michael Sullivan, The Meeting of Eastern and Western Art: Revised and Expanded Edition 진정한 이해를 위한 첫 걸음 오늘날 교통통신의 발달은 세계화를 가장한 서구화를 향하여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가속화하는 듯 보이지만, 그 이면을 발로 뛰면서 면밀히 들여다보면 지역성을 일거에 말소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분명히 드러난다. 지역성은 대단히 모호한 관념이기 때문에 그것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Continue Reading →

베르나르 뷔페 展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선을 넘는, 선을 향한 충동 미술사를 통틀어도 베르나르 뷔페(Bernard Buffet)처럼 독보적인 시그니처를 보유하고 있는 화가는 드물다. 시커멓고 곧은 선이 강박적일만큼 수직으로 뻗어 있는 화면을 보자면, 뷔페는 어떤 대상을 그리기 위하여 선을 쓰는 것이 아니라, 선을 긋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지 못해서 대상을 잠시 빌리는 것 같다. 뷔페는 자기만의 선을 일관되게 깎고 연마한 끝에 누가 보더라도 그... Continue Reading →

윤난지 교수 제자 17인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 현대미술」

작년에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정년퇴임한 미술사학자 윤난지 교수의 제자들이 쓴 논문들을 재탕삼탕으로 엮은 책이다. 윤난지 교수의 제자들로 구성된 현대미술포럼이라는 사조직에서, 지도교수의 정년퇴임을 기념하면서 헌정하기 위하여 각자 이런저런 글들을 제출했다. 시장영합적인 제목에 혹해 내용을 자세히 보지 않고 구입했는데, 기존에 발표된 논문이나 에세이를 주제별로 짜깁기한 책이라 다소 당황스러웠다. 물론 각자 독특한 학습배경과 논지를 지닌 연구자들이 나름대로 고심 끝에 선별한... Continue Reading →

시바 바이디야나단의 「당신이 꼭 알아둬야 할 구글의 배신: 왜 구글은 우리에게 치명적인가?」

Siva Vaidhyanathan, The Googlization of Everything 미학의 구글화를 생각한다. 한국어판 제목에 대한 저자의 답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관점에서 각각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구글이 지닌 막대한 자원과 평판으로 말미암아 그들이 하고 있는 비즈니스 영역에 있어서 공공정책이 개입될 여지 자체를 말소해버린다. 둘째, 구글이 지금은 ‘악해지지 말자’는 모토아래 (표면상으로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그들이... Continue Reading →

테리 스미스의 「컨템포러리 아트란 무엇인가」

Terry Smith, What is Contemporary Art 역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시간이나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인물에 가까울수록 더욱 흥미롭게 느껴지는데 사실 흥미를 느끼는 것은 우리뿐이다. 야콥 부르크하르트 동시대 미술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우리뿐일지 모른다. 이 지면을 통해서 만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우리가 공히 동시대에 귀속되어 있다는 사실은 자명하며, 특정한 시공간의 조건 속에서 실시간으로... Continue Reading →

로버트 S. 넬슨, 리처드 시프(편저)의 「꼭 읽어야 할 예술 비평용어 31선」

Critical Terms for Art History 편저자들이 내어 놓은 두 개의 서문에서부터 이미 형식주의를 배격하면서 신미술사를 지향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선언하고 있다. 동시대 미술 비평과 이론 텍스트에서 흔히 사용되지만 누구도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는 31개의 용어들을 각기 하나의 주제로 삼아서 서로 다른 배경과 개성을 지닌 저자들이 에세이를 썼다. 이 저자들은 현재 미술사와 미술비평이라는 유사과학 분야에서 누구보다도... Continue Reading →

데브라 J. 드위트 외 2인의 「게이트웨이 미술사」

학창시절에 새 교과서를 받으면 가장 먼저 정독했던 것이 미술교과서였다. 사회과부도도 나름 재미있었지만 역시나 아름다운 작품들이 컬러 도판으로 등장하는 미술교과서에는 비기지 못했다. 이 책은 그런 미술교과서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미술의 기본개념, 매체, 역사, 주제를 포괄하는 어른들의 미술교과서로 볼 수 있다. 몇몇 어려운 용어들은 별도의 용어해설 란에 반복적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교과서라는 평가가 합당하다는 느낌이다. 원제는 「게이트웨이 미술(Gateways to... Continue Rea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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