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 바렛의 「미술비평: 그림 읽는 즐거움(Criticizing Art)」

당신이 미술작품에 대해 글을 쓰는 이유는 그것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 로버트 로젠블럼 비평한다는 것은 비평하는 사람에게 유익한 일이다. 58p 한 동안 탐독했던 주제인 미술비평으로 오랜만에 다시 돌아왔다. 예나 지금이나 비평가에 대한 나의 선망은 여전하고, 모든 사람이 비평가가 되어야 한다는 신념 또한 유효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소 바빴던 관계로 동시대 갤러리에서 한참이나 떨어져 지냈으며, 그에 따라 안... Continue Reading →

클레멘트 그린버그의 「예술과 문화(Art and Culture: Critical Essays)」

클레멘트 그린버그(Clement Greenberg)는 비평가 한 사람이 미술의 흐름에 미칠 수 있는 압도적인 힘을 보여준 마지막 사람이다. 그의 비평은 잠시나마 역사의 축을 옮겼고 공간을 재배치했다. 자신이 믿고 옹호하는 경향에 대하여 치밀하게 근거를 마련한 결과, 역사의 흐름 속에 기어이 자리를 잡게 했다. 많은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았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기에 그의 이름을 빼고 20세기 미술론을 기록하는... Continue Reading →

위대한 낙서展: OBEY THE MOVEMENT (청담 K현대미술관)

미술 장르로서 '낙서'는 필연적으로 스프레이, 저항, 슬럼, 바스키야(Gerard Basquiat), 키스 해링(Keith Haring) 등의 단어를 동반한다. 청담 K현대미술관에서 만난 '위대한 낙서'들은 이러한 선입견에 대한 반론이다. 스탠실과 실크스크린으로 정교하게 찍어낸 총천연색 이미지들은 앤디 워홀(Andy Warhol)의 팝아트 전통에 훨씬 가깝다. 거대한 판넬에 자유롭게 흩뿌려진 래커와 페인트는 1960년대의 여느 미술학교 복도에서 흔히 만날 수 있을 법한 잭슨 폴락(Jackson Pollock)의... Continue Reading →

서현욱, 오세린, 오화진 – Tricksters 展 (신한갤러리 역삼)

'경계 허물기'는 현대 미술의 사명이다. 다다(dadaim)를 필두로 20세기의 미술 운동은 주류 권력에 대한 저항을 당연시 했고, 일종의 '선언문'을 발표하면서 경계와 권력에 명시적으로 도전했다. 모더니즘의 선명한 인식적 경계는 포스트모더니즘의 분투를 거쳐 점차 흐려졌지만, 이제는 되려 탈구조주의와 해체가 또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군림하려는 조짐마저 감돈다. 신한갤러리에서 열린 「트릭스터스 展('18.6.25.~7.28.)」은 제목 자체가 이미 '경계 허물기'에 온전히 집중하고 있다. 크게... Continue Reading →

샤갈 러브 앤 라이프展: 그것은 사랑의 색이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우리나라에서 세 개의 샤갈 展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이례적인 상황에서, 각 전시는 필연적으로 서로에게 비교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이번 「샤갈 러브 앤 라이프 展」은 매우 이상적인 대진운을 타고 났다고 볼 수 있다. 이 전시가 서울에서 유일한 샤갈 展이라면, 혹은 M컨템포러리의 「마르크 샤갈 특별전: 영혼의 정원 展」보다 일찍 개최했다면... Continue Reading →

내가 사랑한 미술관: 근대의 걸작展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미술관은 리미널리티(liminality)의 공간이다. 이는 우리가 호흡하고, 먹고, 마시는 현실과 다소 거리를 둔, 미(美)와 지(知)의 세계로 들어가는 전이 지대를 의미한다. 무심한 눈빛들만 가득한 거리에서 멀찍이 떨어져 광장과 정원, 조각상과 열주를 전방에 내세우고, 그 심연에 일상보다 더 위대하고 가치있는 것이 존재함을 암시한다. 그 안에 들어서면 문화권 내의 보편적인 구성원들의 입장에서 찬사를 받기 합당하며, 배우고 보존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Continue Reading →

마르크 샤갈 특별전: 영혼의 정원 展 (M컨템포러리 아트센터)

이름 자체가 신화가 되어버린 빈센트 반 고흐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 샤갈의 인기도 만만치는 않다. 그의 몽환적이고 다채로운 색감과 신비로운 상징들, 인생역정의 이야기는 우리를 감동시킨다. 그 감동에는 서양미술사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한 여자만을 향했던 대가의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도 결부되어 있다. 그러한 인기 때문인지, 올해는 샤갈을 둘러싼 이례적인 사건이 벌어질 예정이다. 그의 특별전이 두 장소에서 동시에... Continue Reading →

제3의 풍경 展 (문래동사진관 빌딩, Art studio + gallery)

오래된 철공소들이 즐비한 문래동에서 소규모 그룹 전시 「제3의 풍경 展(18.3.31.~4.15.)」이 열렸다. 녹슨 철 자재들과 빈티지한 그래피티들이 뒤섞인 을씨년스러운 뒷골목에 'Art Studio + Gallery' 라는 너무나 직관적인 간판을 달고 있는 공간이 보인다. 6.5미터 너비의 이 작은 지하 공간은 이번 전시의 기획자이자 출품 작가이기도한 현소영 작가가 직접 관리하고 있는 곳이다. 그녀는 지역복원대책의 산물인 문래창작촌과 오래된 철공소들이 이질적으로... Continue Reading →

이광래의 「미술과 문학의 파타피지컬리즘: 욕망하는 미술, 유혹하는 문학(2017)」

미술과 철학을 통시적/공시적으로 아우르는 「미술철학사」를 내놓았던 이광래 교수가 쉬지도 않고 1년 만에 다시 들고 나온 책이다. 전작이 3권, 총 2,656페이지의 어마어마한 양을 과시했던 것을 감안하면 624페이지의 이 책은 차라리 겸손해 보인다. 하지만 그 물리적 존재감은 전작에 비하여 결코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파타피지컬리즘'이라는 생소한 이름표를 달고 더욱 위압적으로 우리를 내려다 본다. 파타피지컬리즘은 알프레드 자리의 pataphysique에서 따온... Continue Rea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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