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 그 위대한 고통: ‘20세기 현대미술의 혁명가들’ 展 (a.k.a. 야수파 걸작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색채와 사족의 향연 전시 제목이 이렇게 터무니 없이 긴 것이 이미 사족의 향연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미술관에서 작품 보다 텍스트에 압도 당하는 경험이 한두번은 아닌지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이번에는 정말 해도해도 너무했다. 작품이 하나 이상 걸린 화가가 줄잡아 20명은 넘을 터인데, 한 사람도 빼먹지 않고 깨알 같은 신상정보가 붙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 신상정보의... Continue Reading →

대안적 언어 – 아스거 욘, 사회운동가로서의 예술가 展(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이 전시는 덴마크 출신의 아스거 욘(Asger Jorn)을 단순히 표현적 측면에서가 아니라 사회참여적인 측면에서 재조명하려는 기획인데, 나는 그의 이름조차 몰랐으므로 그 재조명이 성공적인지에 대해서도 평가할 수가 없다. 다만 코브라(CoBrA)라는 공동체를 조직하고 활동했던 것, 상황주의 인터내셔널 운동을 주도했던 것, 북유럽 전통에 대한 재인식을 촉구했던 것 등을 가지고 사회운동가라는 정체성을 결부하는 것은 무리라고 느껴졌다. 쿠르베로부터 이어져온 사회참여적인, 소위... Continue Reading →

로버트 S. 넬슨, 리처드 시프(편저)의 「꼭 읽어야 할 예술 비평용어 31선」

Critical Terms for Art History 편저자들이 내어 놓은 두 개의 서문에서부터 이미 형식주의를 배격하면서 신미술사를 지향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선언하고 있다. 동시대 미술 비평과 이론 텍스트에서 흔히 사용되지만 누구도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는 31개의 용어들을 각기 하나의 주제로 삼아서 서로 다른 배경과 개성을 지닌 저자들이 에세이를 썼다. 이 저자들은 현재 미술사와 미술비평이라는 유사과학 분야에서 누구보다도... Continue Reading →

데브라 J. 드위트 외 2인의 「게이트웨이 미술사」

학창시절에 새 교과서를 받으면 가장 먼저 정독했던 것이 미술교과서였다. 사회과부도도 나름 재미있었지만 역시나 아름다운 작품들이 컬러 도판으로 등장하는 미술교과서에는 비기지 못했다. 이 책은 그런 미술교과서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미술의 기본개념, 매체, 역사, 주제를 포괄하는 어른들의 미술교과서로 볼 수 있다. 몇몇 어려운 용어들은 별도의 용어해설 란에 반복적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교과서라는 평가가 합당하다는 느낌이다. 원제는 「게이트웨이 미술(Gateways to... Continue Reading →

테리 바렛의 「미술비평: 그림 읽는 즐거움(Criticizing Art)」

당신이 미술작품에 대해 글을 쓰는 이유는 그것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 로버트 로젠블럼 비평한다는 것은 비평하는 사람에게 유익한 일이다. 58p 한 동안 탐독했던 주제인 미술비평으로 오랜만에 다시 돌아왔다. 예나 지금이나 비평가에 대한 나의 선망은 여전하고, 모든 사람이 비평가가 되어야 한다는 신념 또한 유효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소 바빴던 관계로 동시대 갤러리에서 한참이나 떨어져 지냈으며, 그에 따라 안... Continue Reading →

클레멘트 그린버그의 「예술과 문화(Art and Culture: Critical Essays)」

클레멘트 그린버그(Clement Greenberg)는 비평가 한 사람이 미술의 흐름에 미칠 수 있는 압도적인 힘을 보여준 마지막 사람이다. 그의 비평은 잠시나마 역사의 축을 옮겼고 공간을 재배치했다. 자신이 믿고 옹호하는 경향에 대하여 치밀하게 근거를 마련한 결과, 역사의 흐름 속에 기어이 자리를 잡게 했다. 많은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았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기에 그의 이름을 빼고 20세기 미술론을 기록하는... Continue Reading →

위대한 낙서展: OBEY THE MOVEMENT (청담 K현대미술관)

미술 장르로서 '낙서'는 필연적으로 스프레이, 저항, 슬럼, 바스키야(Gerard Basquiat), 키스 해링(Keith Haring) 등의 단어를 동반한다. 청담 K현대미술관에서 만난 '위대한 낙서'들은 이러한 선입견에 대한 반론이다. 스탠실과 실크스크린으로 정교하게 찍어낸 총천연색 이미지들은 앤디 워홀(Andy Warhol)의 팝아트 전통에 훨씬 가깝다. 거대한 판넬에 자유롭게 흩뿌려진 래커와 페인트는 1960년대의 여느 미술학교 복도에서 흔히 만날 수 있을 법한 잭슨 폴락(Jackson Pollock)의... Continue Reading →

서현욱, 오세린, 오화진 – Tricksters 展 (신한갤러리 역삼)

'경계 허물기'는 현대 미술의 사명이다. 다다(dadaim)를 필두로 20세기의 미술 운동은 주류 권력에 대한 저항을 당연시 했고, 일종의 '선언문'을 발표하면서 경계와 권력에 명시적으로 도전했다. 모더니즘의 선명한 인식적 경계는 포스트모더니즘의 분투를 거쳐 점차 흐려졌지만, 이제는 되려 탈구조주의와 해체가 또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군림하려는 조짐마저 감돈다. 신한갤러리에서 열린 「트릭스터스 展('18.6.25.~7.28.)」은 제목 자체가 이미 '경계 허물기'에 온전히 집중하고 있다. 크게... Continue Reading →

샤갈 러브 앤 라이프展: 그것은 사랑의 색이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우리나라에서 세 개의 샤갈 展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이례적인 상황에서, 각 전시는 필연적으로 서로에게 비교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이번 「샤갈 러브 앤 라이프 展」은 매우 이상적인 대진운을 타고 났다고 볼 수 있다. 이 전시가 서울에서 유일한 샤갈 展이라면, 혹은 M컨템포러리의 「마르크 샤갈 특별전: 영혼의 정원 展」보다 일찍 개최했다면... Continue Reading →

WordPress.com.

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