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mes Ellroy, AMERICAN TABLOID 영화 「LA컨피덴셜(1997)」은 킴 베이싱어(Kim Basinger)가 육감적으로 전면에 등장한 포스터 이미지로 소년의 기억 속에 깊이 각인되었다. 지난해 여름에 어느 싸구려 호텔에서 IPTV의 하이퍼링크를 유랑하다가 그 포스터를 우연히 만나 반가운 마음에 재생 버튼을 눌렀다. 생사를 넘나드는 긴장감, 배신과 반목과 화해가 뒤엉킨 갈등 구조, 담담하고 묵직한 연출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원작자에 대해 찾아보다가 이 소설에... Continue Reading →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작은 아씨들」
Louisa May Alcott, Little Women (1868, 1869) 상상의 부재에 던지는 교훈 지난겨울에 많은 사람이 그랬듯, 나도 영화판 「작은 아씨들」을 보고 나서 뒤늦게 소설을 읽었다. 작가가 명시하고 있듯, 소녀들에 바치는 책이기는 하지만, 나는 소년일 때조차 이 작품을 읽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해적판 짜깁기 판본을 쉽게 접할 수 있기는 했지만 아마도 젠더 기대에 편승한 탓인지 눈길이 가지는 않았다.... Continue Reading →
로버트 해리스의 「콘클라베(Conclave): 신의 선택을 받은 자」
거룩한 성의를 걸친 종교계의 흑막을 열어 젖히는 이야기는 늘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특히 로마 가톨릭은 지난 2000년 간 박해의 상징으로, 시대의 율법으로, 구습의 망령으로, 혹은 평화의 또 다른 이름으로 적절하게 옷을 갈아입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찬란한 역사를 이어가고 있기에, 그 내막에 대한 궁금증도 더불어 커져간다. 종교는 필연적으로 어느 정도의 신비를 동반하며 그 생명을 유지하기... Continue Read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