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루카스 그레이엄의 7 Years(2020)」,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루카스 그레이엄과의 대화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뉴스를 본다. 서울에서와 달리 여기서는 지역 뉴스를 눈여겨보게 된다. 사실 서울에는 지역 뉴스라는 것 자체가 없다. 서울의 뉴스는 그냥 대한민국의 뉴스다. 서울의 기쁨은 대한민국의 기쁨이고, 서울의 재난은 대한민국의 재난이다. 이렇게 모두의 삶에서 비슷한 무게감으로 다가오는 사건은 정작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는 나를 멀어지게 만든다. 동작구에서 벌어진 일을 화양동에서... Continue Reading →

다큐멘터리-영화 호크니(Hockney, 2014) (KU시네마테크)

진실을 향한 분투 호크니(David Hockney)는 사실주의, 추상표현주의, 미니멀리즘, 팝아트, 초현실주의 등 회화에서 두드러졌던 모든 형식들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버무려냈다. 그의 일생 자체가 사양미술사에서 시각성의 문제에 관한 모든 연구주제들의 집대성이었다. 호크니가 평생에 걸쳐 투신했던 문제는 인간이 세계를 보는 방식을 평면 회화 속에 가장 정확하게(=진실에 가깝게) 구현하는 것이었다. 사람은 단일 시점의 원근법으로 세계를 지각하지 않는다. 유동적인 초점의 파편들이... Continue Reading →

콜드플레이: 헤드 풀 오브 드림스 (Coldplay: A Head Full Of Dreams, 2018, 메가박스)

벌써 그렇게 됐나 싶은데, 이제는 그럴 때가 된 듯도 하다. 콜드플레이(Coldplay)도 그들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하나 쯤 가질 때가 된 것이다. 이 작품은 맷 화이트크로스(Mat Whitecross)가 20년 동안 콜드플레이를 따라다니면서 촬영한 매우 사적인 영상들과 기존의 라이브 공연 영상들을 한데 엮어서 만든 다큐멘터리다. 20년 전부터 이들이 슈퍼스타가 될 것을 어떻게 알고 촬영하기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극장을 나서면... Continue Reading →

더 스퀘어(The Square, 2017)

※ 이 글에 스포일러가 있다고 판단할 여지가 충분히 있겠지만, 사실상 이 영화는 스포일러의 영향으로부터 꽤나 자유로운 영화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래도 영화 내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을거니까 영화를 보고 나서 읽으면 좋겠죠. 선을 넘어버린 영화 우리는 항상 최고를 꿈꾸는 것 같지만, 실상은 선을 넘고 싶어하지 않는다. 적정한 선을 유지한다는 것은 얼핏 쉬운 일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Continue Reading →

미켈란젤로 : 사랑과 죽음 (Michelangelo : Love and Death, 2017)

메가박스에서 수입하고 있는 '스크린 뮤지엄' 다큐멘터리의 다섯 번째 개봉작이다. 내가 본 회차는 '클래식 소사이어티 토크'라고 하는 고고한 수식어를 달고, 전문가에 의한 큐레이션이 덧붙여지는 기획이었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완성하고, 메너리즘의 문을 열어 젖히기까지한 천재의 삶과 예술을 입체적으로 조망하였다. 내용 면에서는 새로울 것이 없었고, 조르죠 바사리(Giorgio Vasari)와 아스카니오 콘디비(Ascanio Condivi)의 미켈란젤로 전기에서 인용한 나레이션과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Continue Reading →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The Shape of Water, 2017)

※ 스포일러가 존재할 가능성이 농후함 "Shape"와 "Save"와 "Shave"를 혼동하는 무지몽매한 대중들을 위하여 친절한 부제를 달아 놓은 작품이지만, 정작 세세한 작품 속 장치들을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한 번의 감상으로 부족할지도 모른다. 출생의 비밀, 아가미, 인어, 외로움, 수중 자위행위 등 두 존재가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여러 층위로 설명하고 있기는 하나, 결국 그들의 사랑은 가슴 보다는... Continue Reading →

코코(Coco, 2017)

공교롭게도 사후세계를 다루고 있는 두 작품이 동시에 극장에 내걸려 서로 수위를 다투고 있다. 디즈니 픽사의 <코코>와 웹툰이 원작인 <신과 함께: 죄와 벌, 2017>가 동시에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현 상황은 그저 우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더 들여다 보면, 사후세계에 대한 대중의 보편적이면서도 지대한 관심이 빚어낸 순간일수도 있다. 죽음, 그 이후에 대해서 알고 싶은 욕구는... Continue Reading →

러빙 빈센트(Loving Vincent, 2017)

영화가 시각적 실험에 천착할수록, 서사의 재미와 감동은 반감되기 마련이다. 그런데「러빙 빈센트」는 고흐의 화풍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 놓는, 그야말로 영화사적으로 유래 없이 야심찬 실험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재미와 감동을 놓치지 않았다. '미술 영화'로 그 비교대상을 한정해 볼 때, 「셜리에 관한 모든 것」이 실패했던 바로 그 지점에서 성공을 거둔 것이다. 영화는 고흐의 사망 1년 후, 그 죽음에 얽힌... Continue Reading →

사일런스(Silence, 2016)

이 영화의 시놉시스를 접했을 때는 그 유명한 <미션(The Mission, 1986)>과의 상관관계를 고찰해야 할 것 같았지만, 실제로 보고 나니 '칸의 여왕'을 탄생시킨 <밀양(2007)>이 더 많이 생각난다. 가장 중요한 순간, 하나님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던 그 순간에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다는 공통점 때문이다. <밀양>에서 하나님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기 보다는 오히려 묵살하고, 배신한다. 기대했던 방향과 철저하게 다른 방향으로 주인공의... Continue Reading →

맨체스터 바이 더 씨(Manchester by the Sea, 2016)

심각할 정도로 정직하게 독음한 한국 제목 '맨체스터 바이 더 씨'는 전형적인 국내파인 나 로 하여금 당연히 영국의 맨체스터를 연상케했다. 당연히 영국영화인 줄 알았다. 그래서 영화 시작과 동시에 기대했던 영국 발음이 들리지 않는 것에 상당한 의아함을 가지게 되었고, 10분여가 지나고 나서야 미국영화일 수도 있겠다는 심증이 굳어졌다.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 부족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상하게 남자주인공이... Continue Rea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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