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레드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20세기 중반, 프랑스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미술의 수도로 떠오른 미국에 두 개의 신성(新星)이 있었다. 한 사람은 피카소를 넘어서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기 위한 몸부림 속에서 스스로를 극한으로 내몰아 갔다. 그는 미술사상 최초로 캔버스를 수평으로 눕혔고, 안료가 흩뿌려지는 과정 자체를 회화의 구성요소로 편입시켰다. 또 다른 한 사람은 치밀한 연구를 통해 인간의 내면 깊숙한 곳의 정서를 움직이는... Continue Reading →

‘고종의아침’에 건내는 작별인사

예술의전당 맞은편 우측 골목에 숨겨진 '고종의아침'이 문을 닫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7~8,000원대의 에스프레소 음료에서부터 2만 5천원짜리 게이샤 커피까지 구비한 핸드드립 전문점이었다. 예술의전당을 배후지로 끼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어딘지 모르게 문화예술인들의 아지트와 같은 신비로움을 자아내고, 꾸밈 없는 소박한 인테리어와 명료한 조도가 커피에만 집중하는 장인의 공간 다운 기품이 느껴지던 곳이었다. 카운터에서 주문을 받은 요즘 카페들과는 달리 좌석으로 메뉴판을... Continue Reading →

뮤지컬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 – 서울 (Musical The Lion King,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라이온 킹이 13년만에 다시 우리나라를 찾았다. 일본 극단 시키가 선보였던 첫번째 라이온 킹은 여러 모로 잡음이 많았다. 국내 최초의 뮤지컬 전용 극장 개관작이 일본 극단에 의한 브로드웨이 라이센스 뮤지컬이라는 점이 비판의 요지였다. 개관작의 전통에 따라 지금까지도 샤롯데씨어터에서는 창작 뮤지컬이 공연되었던 적이 없다. 덧붙여, 최고가 티켓이 10만원 이하로 책정되었던 것도 시장교란이라는 측면에서 암암리에 국내 뮤지컬 업계에... Continue Reading →

피카소와 큐비즘: 파리시립미술관 소장 걸작展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정확한 것은 진실이 아니다."앙리 마티스 마티스가 남겼다는 이 말을 이번 전시에서 발견했다. 그런데 이 말은 마치 이번 전시를 두고 남긴 것처럼 느껴진다. 이 전시를 대중에게 내어 놓는 방식이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진실'하다고 보기 어렵다. 이번 「피카소와 큐비즘」展에서 피카소(Pablo Ruiz Picasso)의 채색화는 단 세 점이 출품되었다. 내가 직접 세어보았기 때문에 정확하다. 대신 그와 함께 입체주의를 열어 젖힌... Continue Reading →

니키 드 생팔 展: 마즈다 컬렉션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예술가로서 미술사에 이름을 남기려면 두 가지 방법에 주목해야 한다. 첫째는 개념의 주창자가 되는 것이고, 둘째는 불멸의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니키 드 생팔(Niki de Saint-Phalle)은 '슈팅페인팅(1961)'이라는 표현방식을 제안했고, 스트라빈스키 광장의 <분수(1983)>를 남겼기 때문에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킨 몇 안되는 예술가로 기억될 것이다. 그녀의 슈팅페인팅은 한 예술가가 내면의 고통을 극복하는 가장 극적인 방식을 보여준 사례이다. 또한... Continue Reading →

샤갈 러브 앤 라이프展: 그것은 사랑의 색이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우리나라에서 세 개의 샤갈 展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이례적인 상황에서, 각 전시는 필연적으로 서로에게 비교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이번 「샤갈 러브 앤 라이프 展」은 매우 이상적인 대진운을 타고 났다고 볼 수 있다. 이 전시가 서울에서 유일한 샤갈 展이라면, 혹은 M컨템포러리의 「마르크 샤갈 특별전: 영혼의 정원 展」보다 일찍 개최했다면... Continue Reading →

알렉산더 지라드: 디자이너의 세계展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알렉산더 지라드의 부모님이 어떤 직업을 가지셨는지는 검색을 해도 도통 나오지 않는다. 추측컨데, 유년 시절에 유럽으로 이주하였고, 영국왕립건축학교를 졸업하였고, 뉴욕에서 개인 디자인 사무실을 차린 때가 고작 25살인 것을 보면, 아마도 금수저일 가능성이 높다. 이번 전시는 금수저 디자이너가 재능과 성실함을 겸비하면 어떤 성과들이 나올 수 있는지 잘 보여주었다. 그는 전자제품, 가구, 텍스타일은 물론, 예쁘다는 것 외에는 쓰잘데기... Continue Reading →

모리스 드 블라맹크 展(한가람디자인미술관)

어떤 작가를 보다 깊이 알기 위한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그 작가를 다루고 있는 책을 읽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개인전을 찾는 것이다. 두 방법을 누리는 데 있어서 비용은 거의 비슷하다. 책을 읽는다면 소소한 텍스트 기반의 정보들과 관련된 심화 문헌들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길잡이를 얻게 되는 것이고, 개인전을 찾는다면 정보적 접근 보다는 감성적... Continue Reading →

2017 아틀리에 STORY 展 (예술의전당 – 한가람디자인미술관)

꽃가루가 흩날리는 주말, '현대미술의 거장 14인'이라는 다소 과도한 포장에 이끌려 한가람디자인미술관을 찾았다. 여러 전시 중에서도 귀한 휴가를 할애하여 이 전시를 찾은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동시대 우리나라에서 평단과 대중의 높은 평가를 얻고 있는 대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접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이 컸다. 전시에 출품한 14명의 화가 중 단 몇 분의 이름만이라도 새겨갈 수 있다면,... Continue Rea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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