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와 큐비즘: 파리시립미술관 소장 걸작展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정확한 것은 진실이 아니다."앙리 마티스 마티스가 남겼다는 이 말을 이번 전시에서 발견했다. 그런데 이 말은 마치 이번 전시를 두고 남긴 것처럼 느껴진다. 이 전시를 대중에게 내어 놓는 방식이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진실'하다고 보기 어렵다. 이번 「피카소와 큐비즘」展에서 피카소(Pablo Ruiz Picasso)의 채색화는 단 세 점이 출품되었다. 내가 직접 세어보았기 때문에 정확하다. 대신 그와 함께 입체주의를 열어 젖힌... Continue Reading →

커피사회 展 (문화역서울284)

커피로 보는 사회사이다. 이 사회사는 단순히 통시적 계보학에 그치지 않고 공시적 현상학으로 확장된다. 커피가 우리 사회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혹은 우리 사회가 커피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되짚어보고, 공동체와 나 자신에게 커피가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질문할 수 있는 전시였다. 박길종, <커피, 케이크, 트리>, 사진을 못찍어서 이투데이의 김소희 기자 사진을 가져왔다.(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1703079) 약간은 키치적인 르네상스 양식의 구 서울역 청사로 들어가면,... Continue Reading →

마르셀 뒤샹 展 + MMCA 뮤지엄 나잇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현대미술의 본격적인 미국 상륙을 알렸던 그 유명한 1913년 아모리쇼(Armory Show)의 중심에 뒤샹(Marcel Duchamp)이 있었다. 서명한 변기로 소동을 일으킨 것도 뒤샹이다. 모나리자 엽서에 수염을 그리고 감히 성희롱한 것도 뒤샹이다. 페르소나로 여성적 자아를 끄집어내서 젠더를 비튼 것도 뒤샹이다. 그러고 보니 현대미술의 모든 문헌이 서두에서 그의 이름을 인용할 수 밖에 없다. 잭슨 폴락은 피카소를 두고, "제기랄, 저 인간이... Continue Reading →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보물 展 (국립고궁박물관)

영토는 작지만 존재감은 작지 않은 나라,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컬렉션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렸다. 국립고궁박물관의 3개 전시실에서 진행된 이번 전시는 왕가의 미술, 가구, 무기, 도자기, 취미용품 등 온갖 사치품들이 망라되었다. ‘리히텐슈타인’은 대공 집안의 성(姓)이면서 동시에 그 대공이 다스리는 국가의 명칭이기도 하다. 이처럼 군주의 이름과 국가명이 일원화된 형태는 역사적으로도 흔치 않다고 한다. 이는 신성로마제국... Continue Reading →

균열 II: 세상을 보는 눈/영원을 향한 시선 展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을 두 유형으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는 전시이다. 첫째는 세상에 직접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작품들이고, 둘째는 그보다 초연하게 이상을 지향하는 작품들이다. 단순하게 보면 재현과 추상이라는 표현 형태로 범주를 좁힐 수 있겠지만 사정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재현을 하면서도 눈앞의 현실을 외면할 수 있고, 추상을 하면서도 그 마음은 현실의 부조리에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을 수 있기... Continue Reading →

올해의 작가상 2018 展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올해의 작가상 2017 展>을 보고 통인시장에 들러 먹었던 고로케의 기름맛이 아직도 선명한데, 어느덧 2018년의 작가를 뽑고 있다. 미술계의 연례행사로 '한 해'라는 작위적인 시간 단위를 새삼 상기한다. 어찌보면 1년의 시간을 전시로 지각할 수 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자동차세 납입이나 건보료 인상 따위로 지각하는 것 보다야 훨씬 낭만적이다. 테이트 브리튼(Tate Britain)의 터너 상(Turner Prize)에서 영감을 받은... Continue Reading →

위대한 낙서展: OBEY THE MOVEMENT (청담 K현대미술관)

미술 장르로서 '낙서'는 필연적으로 스프레이, 저항, 슬럼, 바스키야(Gerard Basquiat), 키스 해링(Keith Haring) 등의 단어를 동반한다. 청담 K현대미술관에서 만난 '위대한 낙서'들은 이러한 선입견에 대한 반론이다. 스탠실과 실크스크린으로 정교하게 찍어낸 총천연색 이미지들은 앤디 워홀(Andy Warhol)의 팝아트 전통에 훨씬 가깝다. 거대한 판넬에 자유롭게 흩뿌려진 래커와 페인트는 1960년대의 여느 미술학교 복도에서 흔히 만날 수 있을 법한 잭슨 폴락(Jackson Pollock)의... Continue Reading →

니키 드 생팔 展: 마즈다 컬렉션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예술가로서 미술사에 이름을 남기려면 두 가지 방법에 주목해야 한다. 첫째는 개념의 주창자가 되는 것이고, 둘째는 불멸의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니키 드 생팔(Niki de Saint-Phalle)은 '슈팅페인팅(1961)'이라는 표현방식을 제안했고, 스트라빈스키 광장의 <분수(1983)>를 남겼기 때문에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킨 몇 안되는 예술가로 기억될 것이다. 그녀의 슈팅페인팅은 한 예술가가 내면의 고통을 극복하는 가장 극적인 방식을 보여준 사례이다. 또한... Continue Reading →

Summer Love: 송은 아트큐브 그룹展 (송은 아트스페이스)

"전시 타이틀인 "Summer Love"는 젊은 시절의 열정적이고 잊지 못할 아름다운 사랑을 상징하며,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 역시 첫 사랑과 같이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고 하는데, 누구나 눈치 챌 수 있 듯, 이런 설명은 좀 억지스러운게 미덕이다. 그냥 송은아트큐브에서 선정되었던 작가들의 하이라이트 모음집이라고 보면 된다. 전시 포스터의 타이포그래피는 90년대 말 쯤에 남대문 시장에서... Continue Rea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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