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를 걷다가 우연히 현수막 하나를 보았다. 군에서 음악회를 개최하는데, 거기에 노래로 참여할 군민을 모집한다는 내용이었다. 오래전부터 여러 뮤지컬 갈라 공연이나 팝페라 무대를 보면서 오케스트라 연주에 맞춰 노래할 기회를 막연히 동경해 왔다. 반드시 지원해야겠다 싶었다. 선곡이 쉽지 않았다. 군민들의 평균적인 음악적 소양을 고려할 때, 대중성을 우선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 음역대도 고려해야 했다. 큰 무대에... Continue Reading →
김헌의 「천년의 수업: 나와 세상의 경계를 허무는 9가지 질문」
토대를 극복하기 위하여 가끔 출퇴근 시간에 만원 지하철에서 마주한 사람들을 물끄러미 쳐다보곤 한다. 저마다 목적지는 다르지만, 무표정하게 휴대전화 화면만을 주시하고 있다는 점은 놀라울 정도로 동질적이다. 성별도, 연령도, 직업도, 가치관도 천양지차인 사람들이 이토록 좁은 공간에, 이토록 비슷한 모습으로 소환되어 있다는 사실이 초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들은 대체로 이른 아침에 생계나 학업을 위해 감기는 눈을 억지로... Continue Read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