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마그리트: THE REVEALING IMAGE 展 (용인 뮤지엄그라운드)

초현실주의자, 사진가, 그리고...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는 초콜릿, 와플, 밀맥주를 뛰어넘는 벨기에의 대표상품이다. 그의 작품들은 친숙한 매개체들로 고도의 지적 유희를 유발하는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감성적으로 보이고 싶은 뜨내기들에서부터 저명한 철학자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대중의 관심을 받아왔다. 장식적인 아름다움과 생각할만한 심오한 요소들을 고루 갖춘 작품을 내놓는다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닌데, 마그리트는 그 어려운 과제에 성공한... Continue Reading →

제주작가 조명전 「99+1」 展 (제주도립미술관, 개관 10주년 기념전)

반쪽짜리 제주정신 제주도를 찾으면 일정이 촉박하더라도 제주도립미술관을 꼭 들른다. 안도 다다오 풍의 모던한 노출 콘크리트 외관을 즐기는 맛도 있지만 제주도 미술담론의 현 주소를 발견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가장 크고, 예산이 많고, 권위적인 하나의 제도권 기관이 그 지역의 미술담론을 대표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하지만 아무래도 개관 10주년을 맞는 제주도립미술관은 도내 미술담론에서 그 상징성이 크다. 뜨내기... Continue Reading →

혁명, 그 위대한 고통: ‘20세기 현대미술의 혁명가들’ 展 (a.k.a. 야수파 걸작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색채와 사족의 향연 전시 제목이 이렇게 터무니 없이 긴 것이 이미 사족의 향연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미술관에서 작품 보다 텍스트에 압도 당하는 경험이 한두번은 아닌지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이번에는 정말 해도해도 너무했다. 작품이 하나 이상 걸린 화가가 줄잡아 20명은 넘을 터인데, 한 사람도 빼먹지 않고 깨알 같은 신상정보가 붙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 신상정보의... Continue Reading →

데이비드 호크니 展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잠시 잊고 있었던 빛 부제가 붙지 않은 전시를 실로 오랜만에 본다. 어지간한 거장의 전시라면 비장한 부제가 이름 뒤에 하나쯤 따라오면서 그 작가의 미술사적 공로를 압축하기 마련인데 말이다. 그런데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정도 되면, 그러니까 생존 화가 최고 낙찰가 기록(9천 만 달러)을 보유한 81세의 대가쯤 되면 그런 부제조차도 거추장스럽게 느껴지나 보다. 그래서 그냥 <데이비드 호크니 展>이다.... Continue Reading →

대안적 언어 – 아스거 욘, 사회운동가로서의 예술가 展(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이 전시는 덴마크 출신의 아스거 욘(Asger Jorn)을 단순히 표현적 측면에서가 아니라 사회참여적인 측면에서 재조명하려는 기획인데, 나는 그의 이름조차 몰랐으므로 그 재조명이 성공적인지에 대해서도 평가할 수가 없다. 다만 코브라(CoBrA)라는 공동체를 조직하고 활동했던 것, 상황주의 인터내셔널 운동을 주도했던 것, 북유럽 전통에 대한 재인식을 촉구했던 것 등을 가지고 사회운동가라는 정체성을 결부하는 것은 무리라고 느껴졌다. 쿠르베로부터 이어져온 사회참여적인, 소위... Continue Reading →

변월룡: 우리가 되찾은 천재 화가 展 (삼청동 학고재 전관)

좌대를 넘어서, 변월룡이라는 이름이 오늘날 우리 미술사에서 점유하는 무게감은 크게 두 관점을 포섭하는데, 하나는 한반도 디아스포라이며, 또 다른 하나는 남북관계이다. 물론 이 두 가지 관점은 우리 민족이 겪은 근현대사의 아픔이라는 레토릭 안에서 상호 교차한다. 변월룡은 19세기 조선 왕조의 붕괴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먹고 살기 위해’ 고향을 떠나야만 했던 디아스포라의 후손이었다. 그는 한민족으로서의 자긍심이 강했던... Continue Reading →

세상에 눈뜨다: 아시아 미술과 사회 1960s-1990s 展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비트겐슈타인이 이 전시를 봤다면 아마 아시아라는 말 자체에 진저리를 치며 10분만에 나가버렸을지도 모른다. 사실상 아시아라는 공동체는 없다. 우연히도 인접하게 모여 있는 개별 국가들이 있을 뿐이다. 만일 국가라는 개념에 실체가 있다면 말이다. 상당수의 철학적 문제들이 서로 다른 개체들을 같은 이름으로 부를 때 발생했다. 그럼에도 이 전시에 모인 국가들을 아시아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가능한 까닭은 이들이... Continue Rea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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