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를 타고 부산으로 출장을 간다. 가끔 떠나는 출장은 매일 같이 반복되는 오피스라이프에서 느껴지기 쉬운 단조로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합법적이며, 값지불도 그리 크지 않다. 홀로 기차에 오를 때마다 쓸데 없는 기대가 마음을 사로 잡는다. 그것은 영화 '비포선라이즈'와 같은 인연이 시작되지 않을까하는 부질없는 기대이다.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단언코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내가 기억하는... Continue Reading →
커피
카페인에 대한 사람의 반응은 상당히 편차가 있는 편인데, 나는 민감한 편에 속한다. 하루 한 잔, 최소 14시 이전에 마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커피를 좋아하지만, 자주 마시지는 못하기 때문에 내게 할당된 1일 1잔을 싸구려 믹스커피나 기타 출처가 의심되는 커피로 채우는 것은 가급적 피하려고 한다. 30대 이전에 커피에 대한 인상은 '큰 활력과 귀찮음을 동시에 주는 존재'... Continue Reading →
첫 장
예쁘고 빳빳한 연습장을 사서 설레는 마음으로 첫장을 펼치면,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생각에 뿌듯함이 밀려옴과 동시에 어떠한 가이드라인조차 없다는 태생적 불친절함과 막연함에 공포도 엄습해 온다. 이게 바로 그 첫장이다. 뭔가 대단한 걸 해보겠다는 생각은 없다. 지금까지 거창하게 시작했다가 흐지부지 사라진 모든 것들은 바로 그 거창함에서 비롯된 것임을 경험적으로 알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