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히텐슈타인 왕가의 보물 展 (국립고궁박물관)

영토는 작지만 존재감은 작지 않은 나라,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컬렉션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렸다. 국립고궁박물관의 3개 전시실에서 진행된 이번 전시는 왕가의 미술, 가구, 무기, 도자기, 취미용품 등 온갖 사치품들이 망라되었다. ‘리히텐슈타인’은 대공 집안의 성(姓)이면서 동시에 그 대공이 다스리는 국가의 명칭이기도 하다. 이처럼 군주의 이름과 국가명이 일원화된 형태는 역사적으로도 흔치 않다고 한다. 이는 신성로마제국... Continue Reading →

위켄드(The Weeknd) 내한공연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8 고척스카이돔)

트렌디한 R&B에 섬세한 미성과 몽롱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절묘하게 뒤섞으며 단숨에 대세로 떠오른 위켄드(The Weeknd)가 내한했다.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보이즈투맨(Boyz II Men)에 빠져 흑인음악을 엄청 즐겨들었으면서도 정작 내한공연은 거르곤 했는데, 아마도 흑인음악은 굳이 현장성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편견 때문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는 위켄드의 음악에 대한 동경 반, 대세에 대한 편승욕구 반이 더해져 오랜만에 고척스카이돔을 찾게... Continue Reading →

이소영의 「화가는 무엇으로 그리는가: 미술의 역사를 바꾼 위대한 도구들」

나는 이소영의 전작인 「실험실의 명화」도 흥미롭게 읽었었다. 그때는 미술사적 지식이 너무나 일천했던 3년 전이었다. 미술과 과학의 접점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시절이어서 그 책이 큰 도움이 되었다. 당시 다른 관련 도서들도 추가로 참고하여 ‘예술과 과학’이라는 주제로 회사와 동호회에서 세미나를 했었다. 이번 책 「화가는 무엇으로 그리는가」는 재료로 보는 미술사라는 주제에 관심이 있어서 집어 들었는데 알고 보니 같은... Continue Reading →

균열 II: 세상을 보는 눈/영원을 향한 시선 展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을 두 유형으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는 전시이다. 첫째는 세상에 직접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작품들이고, 둘째는 그보다 초연하게 이상을 지향하는 작품들이다. 단순하게 보면 재현과 추상이라는 표현 형태로 범주를 좁힐 수 있겠지만 사정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재현을 하면서도 눈앞의 현실을 외면할 수 있고, 추상을 하면서도 그 마음은 현실의 부조리에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을 수 있기... Continue Reading →

소장품전: 근대를 수놓은 그림 展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의 여러 기획전 중에는 틀림없이 근대에 초점을 맞춘 것이 하나 이상 있다. 지금은 「대한제국의 미술: 빛의 실을 꿈꾸다」 展이 덕수궁관에서, 「근대를 수놓은 그림」 展이 과천관에서 각각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근대미술을 다룬 전시가 두 개인 셈이다. 어떻게 보면 이번 「근대를 수놓은 그림」 展은 근대미술을 교과서적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훑는 전시이기에 과천이 아닌 근대미술 전문 미술관을 표방하고... Continue Reading →

문명: 지금 우리가 사는 방법 展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제목에 매우 충실한 전시다. 약 300여점의 사진을 통해 동시대 인류에게 벌어지는 일들을 다각도로 고찰했다. 지역, 인종, 젠더, 종교를 망라한 작품들은 넓은 공간 속에 자유롭게 펼쳐져 있고, 관람객들은 느슨한 동선을 따라 그 사이를 유영할 수 있다. 각각의 작품들은 하나의 키워드에 묶여 있기는 하지만, 반드시 그 키워드에 연관된 사유만을 자극하는 것은 아니다. 문명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시선이 매우... Continue Reading →

김영애의 「갤러리스트」

우리는 위대한 화가들의 뒤에 숨겨진 후원자의 이야기들을 알고 있다. 미켈란젤로를 업어 키운 ‘위대한 자’ 로렌초 데 메디치와 반항아 카라바조를 변함없이 후원했던 델 몬테 추기경의 이야기는 유명하다. 왕이든 귀족이든 교황이든 각각의 후원자들은 화가를 통해 자신의 시각적 이상을 실현하며, 자신의 권력과 부를 정당화해왔다. 한 점의 유화를 그리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과 값비싼 재료를 아낌없이 투자해야 한다. 따라서 미술시장이라는... Continue Reading →

“미술관은 무엇을 수집하는가” (MMCA 연구 프로젝트 국제 심포지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추진하고 있는 연구프로젝트로, 작년의 “미술관은 무엇을 연구하는가?”에 이어 올해는 “미술관은 무엇을 수집하는가?”라는 직설적인 질문으로 미술관의 정체성에 대한 폭넓은 담론들을 아우르고 있다. 이 연구프로젝트는 국제 심포지엄과 학술서 발간의 형태로 전개되는 것 같은데, 나는 지난 주말에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국립현대미술관(서울) 멀티프로젝트홀에서 열린 이번 심포지엄은 11월 30일(금)과 12월 1일(토) 이틀 동안 진행되었는데, 생업 관계로 금요일은 참석할 수... Continue Reading →

존 버거의 「G」

정말 이해하기 어려워서 자괴감마저 드는 소설이다. ‘콜라주 소설’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앞뒤 문단이 서로 분절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하나의 이야기를 하다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다른 이야기로 급속히 선회한다. 두 개의 시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이 짧은 문단 단위로 계속 병치되기도 한다. 인물들이 망상에 빠져들기도 하는데, 문맥상 필요도 없는 그러한 망상을 왜 그렇게 정성스럽게 묘사하는지 의문이다. 혹여 나중에... Continue Rea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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