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혁신도시의 작은 실개천에서 쇠오리 가족을 만났다. 며칠전부터 여기서 목격되는 것을 보면 아예 이곳에서 올 겨울을 나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경계병 하나를 세워 두고 먹이 찾기에 여념이 없다. 겨우내 부지런히 살을 찌워야 봄이 오면 새로운 여정에 오를 수 있다. 물 속에 머리를 박고 먹을 것을 찾거나, 짚 더미를 헤집으며 작은 곤충 따위를 게걸스럽게 먹어 치운다. 먹이가 나오는... Continue Reading →
고동연, 신현진, 안진국의 「비평의 조건: 비평이 권력이기를 포기한 자리에서」
비평만으로도 먹고살 수 있도록 ‘예술의 위기’가 심심치 않게 거론되지만, ‘비평의 위기’에 비하면 허상에 가깝다. 이브 미쇼(Yves Michaud)에 따르면, “소위 말하는 현대 예술의 위기는 예술에 대해 생각하는 바의 위기이고, 그의 기능에 대해 생각하는 바의 위기이다.” 이 말은 우리에게 두 가지 함의를 전하는데, 첫째는 예술의 위기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둘째는 우리가 예술의 위기라고 인식하는 것이 어쩌면... Continue Reading →
데즈먼드 모리스의 「포즈의 예술사: 작품 속에 담긴 몸짓 언어」
Desmond John Morris, Postures: Body Language in Art 거짓말은 쉬운 편이다. 하지만 몸짓을 가장하기란 여간 어렵지가 않다. 우리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으므로 악의적으로 거짓말을 하거나 단순히 본심을 숨기고자 할 때 몸짓이나 표정을 통제하기 위해 애쓴다. 그럴수록 몸은 오히려 부자연스럽게 뻣뻣해지거나 아예 간과했던 부위에서 본심을 드러내곤 한다. 동물학자이자 초현실주의 화가인 데즈먼드 모리스(Desmond Morris)는 선사 시대부터... Continue Reading →
스티븐 킹의 창작론, 「유혹하는 글쓰기」
Stephen Edwin King, On Writing (‘글쓰기에 관하여’라는 쌈빡한 원어 제목은 저자의 명성과 맞물려 강한 인상을 남기는데, 한국어판 제목은 엉뚱하게도 글쓰기로 잔재주 부리고 싶은 사람들에게 소구하고 있다. 저자가 “글쓰기는 유혹”이라고 선언하기는 한다(163p). 하지만 이는 좋은 글이 지니는 속성에 대한 묘사일 뿐이다. 글쓰기로 유혹하고 싶은 사람은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성공한 사람이 부러운 이유는 무언가로 성공하고 나서 성공한... Continue Read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