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체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촉각적인 관점에서 그 여정은 매끄러움이 거침으로 변하는 과정이다. 갓 태어난 아기의 살결은 향긋하고 촉촉하고 보드랍다. 반면 노인의 살결은 비릿하고 뻣뻣하고 거칠다. 이처럼 거친 속성은 시간의 흐름을 대변하고, 결국에는 죽음과 맞닿는다. 필멸의 존재에게 영생은 필연적 갈망이다. 거칠고 주름진 것에서 벗어나 매끄럽고 촉촉한 것으로 거슬러 올라가고자 하는 욕망은 그야말로... Continue Reading →
제임스 엘로이의 「아메리칸 타블로이드」
James Ellroy, AMERICAN TABLOID 영화 「LA컨피덴셜(1997)」은 킴 베이싱어(Kim Basinger)가 육감적으로 전면에 등장한 포스터 이미지로 소년의 기억 속에 깊이 각인되었다. 지난해 여름에 어느 싸구려 호텔에서 IPTV의 하이퍼링크를 유랑하다가 그 포스터를 우연히 만나 반가운 마음에 재생 버튼을 눌렀다. 생사를 넘나드는 긴장감, 배신과 반목과 화해가 뒤엉킨 갈등 구조, 담담하고 묵직한 연출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원작자에 대해 찾아보다가 이 소설에... Continue Reading →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展: 빈미술사박물관 특별전 (국립중앙박물관)
존경을 표하는 두 개의 행렬 서울에 살 때야 제아무리 인기 있는 블록버스터 전시라도 평일에 휴가 내고 보면 되니 딱히 부담이 없었다. 지방에 오고 나니 서울에 모든 문화 시설이 몰려 있다는 사실이 제대로 실감이 난다. 이 전시도 하마터면 못 볼 뻔했다. 예매 사이트에 내가 서울로 올라가는 날 운 좋게도 딱 한 자리 공석이 있어서 냉큼 예약했다.... Continue Read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