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STIC FANTASTIC: 상상 사용법 展(디뮤지엄)

자본은 예술을 만나서 스스로를 정화한다. 예술이 품고 있는 이상과 철학에 자신의 욕망을 투영한다. 고대이집트 왕의 무덤에서부터 메디치 가문의 컬렉션에 이르기까지 권력과 자본은 언제나 예술을 매개로 세상과 소통하며 미술사에 자신의 이름을 우겨넣는다. 오늘날의 기업도 마찬가지인데, 대림그룹이 보여주는 행보는 그 중에서도 뛰어난 편에 속한다. 대림그룹의 사회공헌 기관인 대림문화재단은 대림미술관과 디뮤지엄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핫'한 전시를 성공적으로 기획해 왔다.... Continue Reading →

움베르토 에코의 「미의 역사」, 「추의 역사」

읽고 싶은 책이라기 보다는 갖고 싶은 책이다.  어마어마한 무게감과 두께, 그리고 그것을 압도하는 저자명의 가치가 최상의 지적 사치를 보장할 것만 같다. 이것을 서고에 장식해 두면 서재에 방문하는 누구에게라도 미와 추에 관한 인류 지성사의 위대한 발견들에 오롯이 동참했음을 당당하게 고할 수 있을 것 같다.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미학자, 기호학자, 사상가, 수집가(?)이며, 취미 겸 알바로 소설을 쓰는 움베르토... Continue Reading →

우도 쿨터만의 「미술사의 역사(2002)」

일단 매우 귀한 책이다. 현재 이 책은 구하고 싶어도 구할 수 없는 상태이며, 만약 기필코 손에 넣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면 정가의 2~5배는 투자할 각오를 해야 한다. 그게 싫다면 훔치거나, 도서관에서 빌려서 제본 또는 복사를 하는 등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구질구질한 수단들을 강구해야 한다. 참고로 절판된 책을 대출하여 개인 참고목적으로 제본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그 사실도... Continue Reading →

가을 하늘

가을 하늘이 청명하다는 것은 구태의연한 수식어 인 줄 알았는데, 청명함과는 거리가 먼 하늘에 점차 익숙해지다보니 그 수식어가 얼마나 소중한 진리였는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가을 하늘이 정말 아름답다. 높고 구름 없는 새파란 하늘도 아름답지만, 구름이 소복하게 덮여서 석양이 비치는 풍경도 아름답다. 아름다움은 멀리 여행을 가야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상 속에서 섬세한 눈으로 찾아보면 바로... Continue Reading →

앙드레 리샤르의 「미술비평의 역사(2000)」

2000년에 국내에 출판된 <미술비평의 역사: 미술을 읽는 다섯 가지 방법>은 이미 절판된지 오래된 책이다. 절판된 책을 중고로 샀는데, 그 책의 외관 상태가 의외로 새 것 처럼 매우 좋을 때 느껴지는 만족감이란, 마치 최후의 성배를 발견한 인디아나 존스의 마음과도 같을 것이다. 이번에도 그런 만족감을 느꼈다. 미술비평이란 무엇인지, 어떠한 흐름으로 미술 자체의 역사와 연계되면서 발전해 왔는지 매우... Continue Reading →

E. H. 곰브리치의 「예술과 환영: 회화적 표현의 심리학적 연구(1989)」

미술사의 관문에 피해 갈 수 없이 우뚝 서 있는 곰브리치 선생님의 명저 중에서도 손꼽히는 책이다. 실제로도 <미술사를 만든 책들> 16권 중 하나로 당당히 선정되어 있는 책이다(물론 여기에 선정되었다는 것이 명저임을 공식 인증 받은 것은 아니다.). 이 책을 읽는 것은 어려운 편이다. 미셸 푸코를 난이도 10으로 놓고 봤을 때, 7정도는 된다. 이러한 어려움은 서술방식이나 관념적 내용에서... Continue Reading →

그림의 마술사, 에셔 특별展(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이번 에셔 전은 홍보가 미진한 것 같다. 장르가 장르이니만큼, 우리나라에서 에셔의 인지도가 낮을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그가 지닌 독자성과 중요도를 생각할 때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나도 7월 말에야 에셔 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같다.) 사실 에셔의 개인전이 광화문 한복판에서 열린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일지... Continue Reading →

모리스 드 블라맹크 展(한가람디자인미술관)

어떤 작가를 보다 깊이 알기 위한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그 작가를 다루고 있는 책을 읽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개인전을 찾는 것이다. 두 방법을 누리는 데 있어서 비용은 거의 비슷하다. 책을 읽는다면 소소한 텍스트 기반의 정보들과 관련된 심화 문헌들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길잡이를 얻게 되는 것이고, 개인전을 찾는다면 정보적 접근 보다는 감성적... Continue Reading →

내셔널 갤러리(National Gallery, 2014)

당연한 이야기지만, 세상은 넓고, 미술관은 많고, 소장품은 더 많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미술사 교과서에서 눈이 닳도록 봐왔던 대가들의 작품은 유럽 주요 도시에 대단히 한정적으로 분포한다. 그들 내부적으로는 지리멸렬했던 전쟁과 수탈,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 속에서 수 많은 작품들이 원래의 거처를 떠나 이리 저리 옮겨다녔지만, 현재 시점에서 유럽 외부로 유출된 19세기 이전 작품의 수는 1%를 조금 넘는... Continue Reading →

예술이 자유가 될 때: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 展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세상의 모든 습기를 온 몸으로 흡수 한 것처럼 몸이 무거웠지만, 그래도 서울에서의 귀한 주말을 침대에서 헛되이 보낼 수는 없다는 절박함으로 길을 나섰다. 바쁘고 피곤해서 어떤 전시를 볼 것인지 진지하게 성찰하지 못했다. 매우 입문자스럽게 포털사이트에 "미술 전시"라는 얄궂은 검색어를 입력한 후 친절하게 떠먹여주는 리스트에서 내 마음을 잡아 끄는 것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집트 초현실주의'라니, 이 얼마나 생경한... Continue Rea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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