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이 드문 고요했던 캠퍼스에서 참새들이 자기 세상을 만난 듯 후두두둑 거리며 떼지어 다니고 있었다. 크고 단단한 가지도 지천인데, 참새들은 아직 파릇한 기운이 감도는 여린 가지에 옹망졸망 모여들었다. 위태롭게 출렁이는 중력과 탄성을 유희로 삼은 것일까? 작은 일에도 호들갑을 떠는 사춘기 소녀같은 여린 조류와, 마찬가지로 여린 가지의 조화가 귀엽게 느껴졌다. 호수 한 켠에 물이 흐르지 않아 마치... Continue Reading →
엇갈린 시선
벌을 보면 인간이 얼마나 현격한 생산수단의 혁신을 이룬 존재인지 새삼 깨닫는다. 벌은 깨어있는 모든 순간 동안 일한다. 먹기 위해, 살기 위해. 전부라고는 할 수 없지만, 다수의 인간은 기술혁신에 힘입어 삶의 전부를 생산에 매몰시키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유희적, 쾌락적, 영적 행위에 귀중한 열량과 시간을 소모하고도 그럭저럭 먹고 산다. 지난 주 KBS 인간극장에서 양봉인들이 나왔다. 철원군 DMZ... Continue Reading →
놀라운 균형 감각 이 녀석의 배합은 흡사 F1레이싱카를 보는 듯 하다. 초점이 살짝 어긋나서 아쉽다. 반면 초점이 어긋난 구름은 아득한 느낌을 준다. 뽀송뽀송 역삼동 일대를 찍어보았다. 서울 한복판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외국 도시 같은 느낌을 준다. 단지 고대비의 흑백사진이어서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아마도 휘황찬란한 간판이 보이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하늘이 텅 빈 것이... Continue Reading →
미시적 세계의 움직임
우리와 공존하고 있는 작은 생명체들 아름다움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 (대학로 쁘띠첼씨어터)
이 작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작품의 비평은 어디까지나 관객의 개인적인 감정, 경험, 배경지식에 의존하는 것이기 때문에 ‘객관적’이라는 단어 자체가 애초에 성립될 수 없음을 알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작품에 있어서 만큼은 ‘객관적인 척’ 조차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이 작품의 여주인공인 배우 김세라는 나와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이기 때문이다. 뮤지컬 마니아로서, 지인이 뮤지컬 배우가 되고, 무대에 서는 모습을... Continue Reading →
2017 아틀리에 STORY 展 (예술의전당 – 한가람디자인미술관)
꽃가루가 흩날리는 주말, '현대미술의 거장 14인'이라는 다소 과도한 포장에 이끌려 한가람디자인미술관을 찾았다. 여러 전시 중에서도 귀한 휴가를 할애하여 이 전시를 찾은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동시대 우리나라에서 평단과 대중의 높은 평가를 얻고 있는 대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접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이 컸다. 전시에 출품한 14명의 화가 중 단 몇 분의 이름만이라도 새겨갈 수 있다면,... Continue Reading →
콜드플레이 내한공연(Coldplay – A Head Full of Dreams Tour / 17.04.15. / 잠실올림픽주경기장)
드디어 이 땅에서 Coldplay를 만났다. 진작 올 법도 하지만 단 한 번도 오지 않았던 그들이 왔다. (색깔로 좌석을 찾아가는 인터페이스는 직관적이고 친절했다.) 11월 23일 티켓 예매가 열리자마자 유래 없는 전쟁(피켓팅)이 벌어졌고 오픈 1분도 안되 3층 맨 끝자리까지 매진되었다. 콜드플레이가 국내에서도 인지도 높은 대세 밴드인 것은 음악팬들 모두가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이 정도 일 줄은 아무도... Continue Reading →
‘모두의 미술사(MoMi)’ – 아마추어 미술사 연구회
(현재, 사정상 모임을 진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2020. 3.) 혼자 공부하는 것이 지겹고 외로워서 미술사 연구회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연구회'라는 명칭이 거창해 보이지만, 대단한 것이든 사소한 것이든 지식을 축적해 나가는 과정, 그리고 범람하는 지식들 가운데서 나의 견해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연구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라면, 연구회라는 명칭은 결코 과분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쨋든 2017년 2월에 출범한 우리 모임,... Continue Reading →
클림트 인사이드 展 (성수 S-FACTORY)
인스타그램은 그것을 집어삼킨 모체, 페이스북과는 또 다르다. 그것은 태생부터 감성이 점철된 사진, 그 시각적 이미지에 의존하였으므로, 개별 유저들의 삶의 가장 아름다운 단면을 보여주는 것에 온전히 집중하고 있다. 최근 여러 차례의 업데이트를 거쳐 유저들이 페이스북에서 진저리를 쳤던 성가셨던 요소들을 답습하려하는 경향이 느껴지지만, 대세인, 쿨한, 핫한, 감성적인, 뉴제너레이션을 위한 SNS라는 인스타그램의 아성은 아직 건재하다. 최근 몇 년... Continue Reading →
G. F. Young의 「메디치(The Medici)」
미술사를 공부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언젠가 꼭 메디치 가문의 역사서를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미술사의 위대한 변곡점마다 등장하는 그 이름이 도대체 어느 정도의 의미를 지니는 것인지 궁금했다. G. F. Young 이 지금으로부터 자그마치 100년 전에 쓴 이 책을 통해 그 모든 진실을 밝힐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다. 물론 그 가문을 이야기함에 있어서 예술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넉넉한 후원을 빼놓을 수... Continue Read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