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첫번째 콘서트였던 메탈리카 내한 공연은 나의 문화예술 역사상 가장 힘들었던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일단 메탈리카라는, 메탈 장르와 동의어와도 같은 존재인 이 전설적인 밴드가 나의 취향에서 벗어나 있다. 아무리 '때려 부수는' 음악이라도 그 안에서 명확한 기승전결의 구조와 멜랑꼴리한 감성을 기대하는 나에게 있어서 메탈리카의 음악은 너무 강하다. 어쩌면 '메탈'이라는 키워드를 포함하고 있는 밴드 중에 나의 취향에... Continue Reading →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전국투어 콘서트(서울)
조용필 콘서트를 관람했다. 이것은 하나의 의무처럼 느껴졌다. 내 차 보조석에 탑승했던 사람들이 나에게 종종 묻는 말이 있다. "이 차에는 한국 노래는 없나 봐요?" "딱 두 팀 있어요. 조용필하고 어반자카파." 내 대답은 항상 이랬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사실이다. 조용필의 음악에서는 알 수 없는 힘이 느껴진다. 음악적 완성도, 테크닉의 원숙함, 보컬의 기교와 짜임새 등을 떠나서 감정을... Continue Reading →
영화 속 세잔, 그리고 에곤 쉴레
2016년 12월은 위대한 화가를 다룬 영화 두 편이 개봉했던 시기로 기억될 것 같다. 두 화가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재구성했던 '현대미술의 아버지' 세잔과 '빈1900' 시대의 표현주의적 예술혁명의 결정체인 에곤 쉴레이다. 화가를 다룬 영화는 더러 있었다. 진주귀걸이 소녀, 데니쉬걸, 클림트 등 화가의 삶을 이야기하는 영화는 높은 흥행 성적을 거두지는 못할지언정, 어느 정도 고정팬은 확보하고 있다. 미술애호가, 미술전공자,... Continue Reading →
라라랜드(La La Land)
2004년에 개봉했던 영화판 '오페라의 유령'을 본 이후로 뮤지컬영화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 시대를 막론하고 닥치는대로 찾아보고 뮤지컬영화 전문 블로그도 운영했을 정도로... 사실 뮤지컬영화를 사랑하지 않을 수는 없다. 뮤지컬도 좋고 영화도 좋은데 뮤지컬영화라니! 90년대 이전 출생자라면 누구나 코흘리개 시절에 TV에서 가끔 틀어주던 50~60년대 고전영화를 보며 '와... 미국 사람들은 원래 저렇게 노래로 말하나?' 이런 의문을 가져보지 않았을까? 물랑루즈... Continue Reading →
오아시스, 슈퍼소닉
난 영국 락음악을 좋아한다. 비틀즈를 필두로, U2, 퀸, 콜드플레이, 스크립트, 킨 등등.. 영국 및 아일랜드의 락 밴드들은 뭔가 설명할 수 없지만 분명히 미국과는 다른 감성이 있다. 마치 그것이 깊이인양 착각하게 하는... 마냥 명랑해야 할 것 같은 팝에서도 그런 감성을 느낄 수 있다. 파이브, 웨스트라이프, 보이존 등 보이밴드지만 어딘가 모르게 아티스틱 했다. 하지만 브릿락의 대표주자들이라 할... Continue Reading →
오르세미술관 이삭줍기 展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
아직 파리에 가보지 못했다. 언젠가 가게 된다면 대부분의 시간을 루브르와 오르세에서 보내고 싶다. 정확히는 7대 3정도의 시간을 배분하고 싶다. 퐁피두센터는 왠만큼 긴 일정이 아니라면 가지 않을 것 같다. 아직은 아방가르드 앞에서 혼돈의 눈빛을 보이는 것이 두렵다.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한불수교 130주년 기념으로 '오르세미술관전'이 열렸다. 휴가를 내고 평일 아침에 오픈하자 마자 입장했지만, 여유로운 관람이 될 것이라는... Continue Reading →
미스사이공: 25주년 특별 공연
지난 2014년에 현지에서 공연했던 '미스사이공 25주년 특별 공연'이 개봉했다. 소위 '4대 뮤지컬'이라고 포장되는 작품 중 막내 격인 미스사이공도 초연한지 25년이나 지났다. (사실 카메론 매킨토시 경이 제작한 80년대 태생의 작품들을 4대 뮤지컬로 묶어 버리면, 그 시기 전후의 주옥같은 작품들에게 너무나도 미안해진다. 따라서 차라리 '매킨토시의 4대 뮤지컬'이라고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킨토시 4대 뮤지컬을 능가하는 작품이... Continue Reading →
뮤지컬 아이다(AIDA) (샤롯데씨어터)
아이다를 보았다. 진작에 보았어야 하는 작품인데, 이제서야 보았다. 아이다를 처음 접한 것은 10년 전 쯤인 것 같다. 이 작품을 언젠가 꼭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OST를 먼저 들었다. 꼭 보았어야 하는 이유는, 이 작품이 내 두 가지 취향의 완벽한 접점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첫째는 뮤지컬이라는 장르 그 자체이고, 둘째는 엘튼 존이 작곡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샤롯데씨어터에 올때마다, 티케팅하고 엔제리너스에서... Continue Reading →
렘브란트 – ‘장님이 된 삼손(The Blinding of Samson)’
1년 전, 독일 출장을 마치고 복귀하는 길에 슈테델 미술관에 들렀다. 비교적 작은 규모의 미술관이었지만 피카소, 보티첼리, 드가, 모네 등등 많은 거장의 작품들이 곳곳에 숨어있는 보석 같은 공간이었다. 나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은 렘브란트의 '장님이 된 삼손'이다(그림보기). 원숙한 카이로스쿠로, 고통과 격정적 순간에 대한 포착, 갑옷에 반사된 생생한 빛과 질감의 표현, 이러한 작품 자체의 완성도를 차치하고, 나의 경험과 맞물려... Continue Reading →
꿈을 그린 화가, 호안 미로 특별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정말 미칠 듯이, 심각하게 더웠던 지난 여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던 호안 미로 특별전에 다녀왔었다. 호안 미로에 대해서 아는 바는 거의 없었다. 그의 이름이 증명하듯 스페인 출신이라는 것 밖에는. 미술사 책을 통해서 현대미술 챕터에 도판 하나 정도는 보긴 했지만 어떤 화가인지 정확한 설명은 없었기에 그냥 별 생각 없이 지나쳤던 것 같다. 이해할 수 없는 현대미술에 여전히 공포를... Continue Read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