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고 스타의 내한공연 소식은 비틀마니아들의 SNS를 타고 은밀하게 퍼져나갔다. 폴 매카트니 때 처럼 문화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은 다 뒤집어 질 정도의 파급력은 절대 아니었다. 나도 인스타 친구의 게시물을 통해 그 소식을 접하고, 주저 없이 예매를 하긴 했지만, 기대에 벅찬 예매였다기 보다는 사실 약간의 쓴 웃음과 함께였다. 폴 매카트니 내한공연의 성공이 아니었다면 이 이벤트가 성사될... Continue Reading →
도쿄 우에노 미술 여행5 – 국립신미술관 베네치아 르네상스 회화전
국립신미술관으로 가는 지하철 통로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전시다. 원래는 국립서양미술관이 최대 기대 코스였지만, 국립신미술관에서 베네치아 르네상스 전이 열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이것은 하나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가장 좋아하는 시대와 가장 좋아하는 지역의 콜라보라고나 할까? 물론 개인적으로 바로크 시대를 가장 좋아하지만, 바로크의 태동에 베네치아의 빛과 색이 미친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 연장선상에서... Continue Reading →
도쿄 우에노 미술 여행4 – 국립서양미술관 특별전&상설전
일본에 온 가장 큰 목적인 국립서양미술관에 가는 날이었다. 우선, 전날 해결하지 못한 현금 부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신한은행 우에노지점으로 가장 먼저 달려갔다. 숙소에서 불과 3분 거리에 위치한 이곳을 알게 된 것은 현찰이 없다는 절박한 위기에서 비롯된 정보력의 결과였다. 신한은행은 도쿄에 단 2개의 지점을 내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우연히도 숙소와 같은 동네라는 사실 자체가 나에게는... Continue Reading →
도쿄 우에노 미술 여행3 – 도쿄도미술관 퐁피두센터 타임라인 1906-1977 전
이번에는 도쿄도미술관에서 열린 퐁피두 센터 타임라인 특별전으로 이동했다. 근현대 미술은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퐁피두 센터 특별전은 네임벨류가 높고, 주제 면에서 희소성이 있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이상 놓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국립박물관 직원에게 티켓 관련 문의를 하니, 박물관 티켓을 들고 가면 미술관에서 100엔을 할인해 준다고 한다. 큰 돈은 아니지만 안물어 봤으면 쏠쏠한... Continue Reading →
도쿄 우에노 미술 여행2 – 도쿄국립박물관 그리스문명전
숙소에 여장을 풀자 마자 우에노 공원으로 향했다. 첫날의 계획은 도쿄국립박물관과 도쿄도미술관, 둘째날은 국립서양미술관이었다. 모두 우에노 공원이었으므로, 처음 이틀간은 우에노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을 고려하지 않았다. 우에노 공원 스타벅스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타벅스 10위 안에는 못들어도 35위 정도 안에는 충분히 들어 갈 것 같다. 국립박물관에서는 그리스문명전이, 도쿄도미술관에서는 퐁피드센터 타임라인 전이 열리고 있었고, 두 특별전 모두 정확히 내... Continue Reading →
도쿄 우에노 미술 여행1 – Overture
출국 전날 직장 동료들과 호기롭게 맥주 한잔 한다는 것이 기어이 12시를 넘기고 말았다. 집에 와서 부랴부랴 짐을 싸고 씻고 누웠더니 1시 30분. 늦어도 5시에는 일어나야 했기에 그 시간도 무리한 시간이었는데, 정작 일어난 시간은 3시 50분이었다. 이런게 '여행초인' 현상이겠지. 덕분에 여유있게 준비하고 나와서 계획보다 앞선 공항버스를 탈 수 있었지만, 평상시 그 시간에 일어나 본적 없는 육체는... Continue Reading →
기차
KTX를 타고 부산으로 출장을 간다. 가끔 떠나는 출장은 매일 같이 반복되는 오피스라이프에서 느껴지기 쉬운 단조로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합법적이며, 값지불도 그리 크지 않다. 홀로 기차에 오를 때마다 쓸데 없는 기대가 마음을 사로 잡는다. 그것은 영화 '비포선라이즈'와 같은 인연이 시작되지 않을까하는 부질없는 기대이다.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단언코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내가 기억하는... Continue Reading →
커피
카페인에 대한 사람의 반응은 상당히 편차가 있는 편인데, 나는 민감한 편에 속한다. 하루 한 잔, 최소 14시 이전에 마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커피를 좋아하지만, 자주 마시지는 못하기 때문에 내게 할당된 1일 1잔을 싸구려 믹스커피나 기타 출처가 의심되는 커피로 채우는 것은 가급적 피하려고 한다. 30대 이전에 커피에 대한 인상은 '큰 활력과 귀찮음을 동시에 주는 존재'... Continue Reading →
첫 장
예쁘고 빳빳한 연습장을 사서 설레는 마음으로 첫장을 펼치면,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생각에 뿌듯함이 밀려옴과 동시에 어떠한 가이드라인조차 없다는 태생적 불친절함과 막연함에 공포도 엄습해 온다. 이게 바로 그 첫장이다. 뭔가 대단한 걸 해보겠다는 생각은 없다. 지금까지 거창하게 시작했다가 흐지부지 사라진 모든 것들은 바로 그 거창함에서 비롯된 것임을 경험적으로 알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