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자유가 될 때: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 展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세상의 모든 습기를 온 몸으로 흡수 한 것처럼 몸이 무거웠지만, 그래도 서울에서의 귀한 주말을 침대에서 헛되이 보낼 수는 없다는 절박함으로 길을 나섰다. 바쁘고 피곤해서 어떤 전시를 볼 것인지 진지하게 성찰하지 못했다. 매우 입문자스럽게 포털사이트에 "미술 전시"라는 얄궂은 검색어를 입력한 후 친절하게 떠먹여주는 리스트에서 내 마음을 잡아 끄는 것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집트 초현실주의'라니, 이 얼마나 생경한... Continue Reading →

2017 아틀리에 STORY 展 (예술의전당 – 한가람디자인미술관)

꽃가루가 흩날리는 주말, '현대미술의 거장 14인'이라는 다소 과도한 포장에 이끌려 한가람디자인미술관을 찾았다. 여러 전시 중에서도 귀한 휴가를 할애하여 이 전시를 찾은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동시대 우리나라에서 평단과 대중의 높은 평가를 얻고 있는 대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접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이 컸다. 전시에 출품한 14명의 화가 중 단 몇 분의 이름만이라도 새겨갈 수 있다면,... Continue Reading →

‘모두의 미술사(MoMi)’ – 아마추어 미술사 연구회

(현재, 사정상 모임을 진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2020. 3.) 혼자 공부하는 것이 지겹고 외로워서 미술사 연구회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연구회'라는 명칭이 거창해 보이지만, 대단한 것이든 사소한 것이든 지식을 축적해 나가는 과정, 그리고 범람하는 지식들 가운데서 나의 견해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연구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라면, 연구회라는 명칭은 결코 과분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쨋든 2017년 2월에 출범한 우리 모임,... Continue Reading →

클림트 인사이드 展 (성수 S-FACTORY)

인스타그램은 그것을 집어삼킨 모체, 페이스북과는 또 다르다. 그것은 태생부터 감성이 점철된 사진, 그 시각적 이미지에 의존하였으므로, 개별 유저들의 삶의 가장 아름다운 단면을 보여주는 것에 온전히 집중하고 있다. 최근 여러 차례의 업데이트를 거쳐 유저들이 페이스북에서 진저리를 쳤던 성가셨던 요소들을 답습하려하는 경향이 느껴지지만, 대세인, 쿨한, 핫한, 감성적인, 뉴제너레이션을 위한 SNS라는 인스타그램의 아성은 아직 건재하다. 최근 몇 년... Continue Reading →

아르데코의 여왕, 타마라 렘피카 展 (한가람미술관)

겨울방학의 한복판에서, 한가람 미술관은 오전 이른 시간부터 많은 인파로 북적이고 있었다. 연휴가 끝난 첫번째 평일을 맞아 엄마 손 잡고 미술관에 나들이 온 아이들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를 인증샷 남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물론 그 많은 아이들을 흡수한 전시는 1층의 오르세미술관 전이었다. 알폰스 무하 전이 열리고 있는 2층은 너다섯명 남짓 되는 청년들만 서성거리고 있었고, 3층 타마라 렘피카... Continue Reading →

르누아르의 여인 展 (서울시립미술관)

이번 르누아르의 여인 전은 한가람미술관의 오르세미술관 전과 마찬가지로 '2016 한-불 수교 130 주년'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르누아르의 핵심적 주제라고 할 수 있는 '여성'에 대한 다양한 각도의 고찰이 이루어졌다. 전시된 작품의 수준은 솔직히 말해서 높지 않다. 서울시립미술관이라는 네임 벨류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예술에는 서열을 매길 수 없지만, 대중의 기대치라는 것은 엄연히 존재한다. 그리고 '대표작'이라는 폭력적인 단어도 엄연히... Continue Reading →

오르세미술관 이삭줍기 展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

아직 파리에 가보지 못했다. 언젠가 가게 된다면 대부분의 시간을 루브르와 오르세에서 보내고 싶다. 정확히는 7대 3정도의 시간을 배분하고 싶다. 퐁피두센터는 왠만큼 긴 일정이 아니라면 가지 않을 것 같다. 아직은 아방가르드 앞에서 혼돈의 눈빛을 보이는 것이 두렵다.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한불수교 130주년 기념으로 '오르세미술관전'이 열렸다. 휴가를 내고 평일 아침에 오픈하자 마자 입장했지만, 여유로운 관람이 될 것이라는... Continue Reading →

렘브란트 – ‘장님이 된 삼손(The Blinding of Samson)’

1년 전, 독일 출장을 마치고 복귀하는 길에 슈테델 미술관에 들렀다. 비교적 작은 규모의 미술관이었지만 피카소, 보티첼리, 드가, 모네 등등 많은 거장의 작품들이 곳곳에 숨어있는 보석 같은 공간이었다. 나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은 렘브란트의 '장님이 된 삼손'이다(그림보기). 원숙한 카이로스쿠로, 고통과 격정적 순간에 대한 포착, 갑옷에 반사된 생생한 빛과 질감의 표현, 이러한 작품 자체의 완성도를 차치하고, 나의 경험과 맞물려... Continue Reading →

꿈을 그린 화가, 호안 미로 특별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정말 미칠 듯이, 심각하게 더웠던 지난 여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던 호안 미로 특별전에 다녀왔었다. 호안 미로에 대해서 아는 바는 거의 없었다. 그의 이름이 증명하듯 스페인 출신이라는 것 밖에는. 미술사 책을 통해서 현대미술 챕터에 도판 하나 정도는 보긴 했지만 어떤 화가인지 정확한 설명은 없었기에 그냥 별 생각 없이 지나쳤던 것 같다. 이해할 수 없는 현대미술에 여전히 공포를... Continue Reading →

도쿄 우에노 미술 여행5 – 국립신미술관 베네치아 르네상스 회화전

국립신미술관으로 가는 지하철 통로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전시다. 원래는 국립서양미술관이 최대 기대 코스였지만, 국립신미술관에서 베네치아 르네상스 전이 열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이것은 하나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가장 좋아하는 시대와 가장 좋아하는 지역의 콜라보라고나 할까? 물론 개인적으로 바로크 시대를 가장 좋아하지만, 바로크의 태동에 베네치아의 빛과 색이 미친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 연장선상에서... Continue Rea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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