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hael Sullivan, The Meeting of Eastern and Western Art: Revised and Expanded Edition 진정한 이해를 위한 첫 걸음 오늘날 교통통신의 발달은 세계화를 가장한 서구화를 향하여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가속화하는 듯 보이지만, 그 이면을 발로 뛰면서 면밀히 들여다보면 지역성을 일거에 말소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분명히 드러난다. 지역성은 대단히 모호한 관념이기 때문에 그것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Continue Reading →
존 버거의 「사진의 이해」 (제프 다이어 엮음)
John Berger, Understanding a Photograph "나는 내가 본 것들을 말로 표현하려고 노력한다."181p 존 버거(John Berger)가 평생에 걸쳐 해온 일을 생각하면 이보다 더 적합한 자기소개는 없다. 그는 미술평론가라는 경직된 호칭보다는 그저 본 것을 말하는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꾼으로 남고 싶어 했고, 이 머나먼 땅에서도 그의 책들이 줄줄이 번역되어 출간되고 있는 것을 보면 그 바람은 충분히 이루어지고... Continue Reading →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Erich Fromm, The Art of Loving 솔직히 이 책의 제목이 ‘사랑의 기술’이 아니라 ‘애무의 기술’이었다면 훨씬 구미를 자극했으리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이런 천박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 때문에 프롬(Erich Fromm)은 이 책을 써야겠다고 느꼈을 것이다. 사랑은 단순히 어떤 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도구도, 욕망을 달성하기 위한 포장도 아닌, 그 자체로 목적이다. 지금까지 인류는 어떤 형태로든 끝없이 사랑을 이어가면서도... Continue Reading →
김훈의 「연필로 쓰기」
몸의 진실성 디지털 시대에 연필로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흑연심으로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쓰는 문장은 키보드로 후다닥 쓴 문장과 다른가? 단지 쓰는 속도가 느리다는 이유로, 그리고 ‘CTRL+Z’가 없다는 이유로 연필로 쓴 글이 더욱 신중하다거나 사색적이라고 포장할 수는 없다. 붓으로 쓴 글이라면 몰라도, 키보드와 연필은 그 정도로 멀지 않다. 저자가 제목에서 연필을 강조한 까닭은... Continue Reading →
에단 호크의 「이토록 뜨거운 순간」
Ethan Hawke, THE HOTTEST STATE (1996) 치기어린 20대의 사랑이야기다. 대학을 중퇴한 배우 윌리엄이 어느 라이브 주점에서 사라를 만나 불꽃같은 사랑에 빠진다. 사라는 사랑의 상처를 간직한 매우 섬세한 여인인데, 윌리엄에 본능적으로 끌리면서도 중요한 순간에는 번번이 그의 사랑을 밀어낸다. 여기서 그녀가 밀어내는 방식은 섹스를 거부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미국의 혈기 왕성한 20대 초반 젊은이들에게 사랑하면서도 섹스를 거부하는 상황은... Continue Reading →
「위대한 전시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최고의 큐레이터들이 답하다」(폴라 마린콜라 엮음)
What Makes A Great Exhibition? Edited by Paula Marincola 폴라 마린콜라(Paula Marincola)가 주도하는 필라델피아 전시지원계획(Philadelphia Exhibitions Initiative)의 일환으로 좋은 전시의 조건에 관한 질문이 던져졌고, 13명의 전문가가 이에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나름대로의 경험과 지식에 의거하여 본질, 장소, 구조, 배치 측면에서 위대한 전시에 관한 생각을 나눴다. 공교롭게도 이 책을 읽는 와중에 위대함과는 정반대에 놓인 전시를 보게 되었다. 그... Continue Reading →
윤난지 교수 제자 17인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 현대미술」
작년에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정년퇴임한 미술사학자 윤난지 교수의 제자들이 쓴 논문들을 재탕삼탕으로 엮은 책이다. 윤난지 교수의 제자들로 구성된 현대미술포럼이라는 사조직에서, 지도교수의 정년퇴임을 기념하면서 헌정하기 위하여 각자 이런저런 글들을 제출했다. 시장영합적인 제목에 혹해 내용을 자세히 보지 않고 구입했는데, 기존에 발표된 논문이나 에세이를 주제별로 짜깁기한 책이라 다소 당황스러웠다. 물론 각자 독특한 학습배경과 논지를 지닌 연구자들이 나름대로 고심 끝에 선별한... Continue Reading →
시바 바이디야나단의 「당신이 꼭 알아둬야 할 구글의 배신: 왜 구글은 우리에게 치명적인가?」
Siva Vaidhyanathan, The Googlization of Everything 미학의 구글화를 생각한다. 한국어판 제목에 대한 저자의 답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관점에서 각각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구글이 지닌 막대한 자원과 평판으로 말미암아 그들이 하고 있는 비즈니스 영역에 있어서 공공정책이 개입될 여지 자체를 말소해버린다. 둘째, 구글이 지금은 ‘악해지지 말자’는 모토아래 (표면상으로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그들이... Continue Reading →
테리 스미스의 「컨템포러리 아트란 무엇인가」
Terry Smith, What is Contemporary Art 역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시간이나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인물에 가까울수록 더욱 흥미롭게 느껴지는데 사실 흥미를 느끼는 것은 우리뿐이다. 야콥 부르크하르트 동시대 미술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우리뿐일지 모른다. 이 지면을 통해서 만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우리가 공히 동시대에 귀속되어 있다는 사실은 자명하며, 특정한 시공간의 조건 속에서 실시간으로... Continue Reading →
미셸 푸코의 「생명관리정치의 탄생: 콜레주드프랑스 강의 1978~79년」
이번 강의는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이후 3년이 지나 이루어졌다. 나는 푸코의 관심사 중에서도 특히 통치술이 인간의 신체에 작용하고 그것을 규율하는 방식에 흥미를 느낀다. 이번 강의의 제목은 여지없이 그 관심사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중간 단계(안전, 영토, 인구; 1977~78)를 건너뛰고 곧장 이리로 달려 왔다. 하지만 내 기대는 무너졌다. 역시 천재들은 우리가 기대하는 대로 움직여주지를 않는다. 이번... Continue Read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