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비로소, 우리나라 첫 번째 뮤지컬 영화: 「영웅(2022)」

내가 처음으로 뮤지컬에 매료되었던 때는 「오페라의 유령」이 개봉했던 2004년이었다. 이제 막 성인이 되어 온갖 문화예술 콘텐츠를 습자지처럼 빨아들이던 가난한 청년에게 에미 로섬(Emmy Rossum)의 청아한 목소리와 빵빵한 오케스트라의 하모니는 그야말로 충격적인 수준의 감동이었다. 2000년대 초에는 썩 괜찮은 뮤지컬 영화가 제법 많이 개봉했다. 「물랑루즈(2001)」, 「시카고(2002)」, 「프로듀서스(2005)」, 「드림걸스(2006)」, 「렌트(2007)」, 「헤어스프레이(2007)」 등등 거의 매년 주옥같은 작품들이 한편씩은 나왔다. 나는... Continue Reading →

진천군민 참여 열린 음악회 – 제8회 가을 음악회: “인생을 노래하다”

동네를 걷다가 우연히 현수막 하나를 보았다. 군에서 음악회를 개최하는데, 거기에 노래로 참여할 군민을 모집한다는 내용이었다. 오래전부터 여러 뮤지컬 갈라 공연이나 팝페라 무대를 보면서 오케스트라 연주에 맞춰 노래할 기회를 막연히 동경해 왔다. 반드시 지원해야겠다 싶었다. 선곡이 쉽지 않았다. 군민들의 평균적인 음악적 소양을 고려할 때, 대중성을 우선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 음역대도 고려해야 했다. 큰 무대에... Continue Reading →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Musical Jekyll & Hyde, 샤롯데씨어터)

우리나라에서 라이선스로 공연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브로드웨이에서의 변변치 못한 성과와 달리 우리나라에서 이 작품은 잊혀질만하면 우려내는 사골국과 같은 존재이지만 그때마다 흥행에 성공하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지킬역의 조승우는 이 작품으로 뮤지컬 업계를 넘어서 문화산업 전반의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며, ‘조지킬’이라는 애칭 자체를 하나의 고유명사로 만들어버렸다. 지금 왕성하게 문화콘텐츠를 소비하는 3040세대, 특히 여성... Continue Reading →

백현진 展 「노동요: 흙과 매트리스와 물결」(PKM 갤러리)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상 2017' 후원작가 선정 이력이 말해 주듯이 백현진은 최근 가장 핫한 작가임에 틀림 없다. 내가 그의 작품을 만난 것은 그 올해의 작가상 展 , 그리고 최근의 커피사회 展 에서 한 꼭지 정도뿐이지만, 우리 사회의 고정관념이나 온갖 병리적인 문제들에 대하여 쉽고도 신선한 은유로 접근했던 작가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전시는 쉽지 않았다. PMK 갤러리에서... Continue Reading →

뮤지컬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 – 서울 (Musical The Lion King,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라이온 킹이 13년만에 다시 우리나라를 찾았다. 일본 극단 시키가 선보였던 첫번째 라이온 킹은 여러 모로 잡음이 많았다. 국내 최초의 뮤지컬 전용 극장 개관작이 일본 극단에 의한 브로드웨이 라이센스 뮤지컬이라는 점이 비판의 요지였다. 개관작의 전통에 따라 지금까지도 샤롯데씨어터에서는 창작 뮤지컬이 공연되었던 적이 없다. 덧붙여, 최고가 티켓이 10만원 이하로 책정되었던 것도 시장교란이라는 측면에서 암암리에 국내 뮤지컬 업계에... Continue Reading →

노트르담 드 파리(Notre-Dame de Paris): 한국어버전 10주년 (세종문화회관)

노래와 춤의 분업, 송스루(Song-through) 형식, 대극장용 연출 등 내가 사랑하는 프랑스 뮤지컬의 전형적인 특징들을 고스란히 갖추고 있는 대작이다. 이번 공연은 한국어 버전이 처음으로 소개된지 10년만에 초연과 같은 장소에서 다시 열린다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2008년 당시, 나도 그 자리에 있었다. 에스메랄다 役의 바다는 완전히 제 옷을 입은 것처럼 날렵하게 무대 위를 누볐고, 아이돌 출신 가수가 아닌... Continue Reading →

뮤지컬 킹키부츠(Kinky Boots,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그다지 언급할 것이 없는 작품이다. 뮤지컬은 8할이 음악인데 끌리는 넘버가 없다. 전반적으로 90년대 팝 분위기가 물씬나는데 그걸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그래서 하라는 작곡은 안하고, 신디 로퍼(Cyndi Lauper) 본인의 예전 히트곡들을 그대로 다시 들고 온 듯한 느낌을 준다. 합창과 듀엣이 특히 너무 약하다. 뮤지컬 특유의 하모니와 배우들이 서로 치고 받는 박진감을 전혀 느낄 수가... Continue Reading →

뮤지컬 서편제(광림 BBCH홀)

공공연한 문화사대주의자에 가까운 내가 제 값을 지불하고 창작뮤지컬을 보는 일은 드물다. 하지만 이 작품은 꼭 봐야 했다. 주요 넘버인 <살다보면>을 처연하게 부르던 한 여인과의 추억 때문이다. 그녀가 부르던 그 노래는 그야말로 한을 담뿍 담고 있어서 마냥 해맑게만 보였던 그녀의 이면을 보여주었다. 작품을 보기 전에 이미 이 노래는 내게 매우 의미있는 사운드트랙이 되었다. 공연장은 얼핏 치킨... Continue Reading →

뮤지컬 김종욱 찾기 (대학로 쁘띠첼씨어터)

이 작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작품의 비평은 어디까지나 관객의 개인적인 감정, 경험, 배경지식에 의존하는 것이기 때문에 ‘객관적’이라는 단어 자체가 애초에 성립될 수 없음을 알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작품에 있어서 만큼은 ‘객관적인 척’ 조차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이 작품의 여주인공인 배우 김세라는 나와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이기 때문이다. 뮤지컬 마니아로서, 지인이 뮤지컬 배우가 되고, 무대에 서는 모습을... Continue Reading →

라라랜드(La La Land)

2004년에 개봉했던 영화판 '오페라의 유령'을 본 이후로 뮤지컬영화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 시대를 막론하고 닥치는대로 찾아보고 뮤지컬영화 전문 블로그도 운영했을 정도로... 사실 뮤지컬영화를 사랑하지 않을 수는 없다. 뮤지컬도 좋고 영화도 좋은데 뮤지컬영화라니! 90년대 이전 출생자라면 누구나 코흘리개 시절에 TV에서 가끔 틀어주던 50~60년대 고전영화를 보며 '와... 미국 사람들은 원래 저렇게 노래로 말하나?' 이런 의문을 가져보지 않았을까? 물랑루즈... Continue Rea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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