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구스타프 클림트부터 에곤 실레까지 展 (국립중앙박물관)

아무튼, 느닷없이, 다짜고짜 '혁신' ‘빈1900’은 단순히 특정한 도시와 시기를 싸잡아 지칭하는 개념이 아니다. 신성로마제국의 수도로서 유럽 정치권력의 중심이었던 빈이 급격하게 모더니즘의 혁명을 맞이하며 학문과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탈바꿈했던 1890년부터 1920년 정도까지의 시기를 ‘빈1900’이라고 부른다(이 이름은 레오폴트미술관의 상설전시 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명명이 철학, 의학, 심리학, 예술, 정치경제학 등 다방면에 걸쳐 통용될 수 있을 정도로 그... Continue Reading →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국립중앙박물관)

메타 경험과 복원 일찍부터 장대비가 퍼붓던 평일 오후였음에도 정말 많은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았다. 내셔널갤러리의 이름값은 톡톡히 하고 있었다. 바로 직전 합스부르크 전도 예년 같았으면 1년에 한 번 정도 할 법한 블록버스터급 서양미술 특별전이었는데, 그런 전시를 이례적으로 연속 편성한 셈이다. 그럼에도 다시금 흥행 사례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순연되었던 전시들이 최근 몰리게 된 것인지, 아니면 국제미술계에서... Continue Reading →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展: 빈미술사박물관 특별전 (국립중앙박물관)

존경을 표하는 두 개의 행렬 서울에 살 때야 제아무리 인기 있는 블록버스터 전시라도 평일에 휴가 내고 보면 되니 딱히 부담이 없었다. 지방에 오고 나니 서울에 모든 문화 시설이 몰려 있다는 사실이 제대로 실감이 난다. 이 전시도 하마터면 못 볼 뻔했다. 예매 사이트에 내가 서울로 올라가는 날 운 좋게도 딱 한 자리 공석이 있어서 냉큼 예약했다.... Continue Reading →

시대의 얼굴: 셰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 展 (국립중앙박물관)

보통사람을 위한 목 좋은 귀퉁이 하나 정도는 이미지를 남기는 기술이 발달하고 대중화될수록 개별 이미지의 가치는 계속 하락해 왔다. 종교개혁 이전에 템페라나 유화로 어떤 인물을 그렸다면, 그 대상은 대체로 고전 속 영웅이거나 신적 존재였다. 하나의 작품을 그리는데 엄청난 노동력과 재능, 그리고 재료비가 투입되던 시기였다. 그 비용을 감수하고 무언가를 만든다면, ‘적절한’ 대상을 다뤄야 했다. 신의 시대가 끝난... Continue Reading →

예르미타시박물관展: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국립중앙박물관)

눈과 귀에 너무나도 선명히 남아 있는 '에르미타주'라는 단어가 언제부터 '예르미타시'가 되었는지 모르겠다는 의문을 품고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현지 발음을 최대한 준용하는 것이 최근의 한글 표기 경향인 것은 알지만, 예르미타시가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기관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그렇게 하기로 했으니 익숙해져야겠지. 이번 전시는 상당히 영리하게 테마를 잡고 있다. 18~20세기... Continue Reading →

王이 사랑한 보물: 독일 드레스덴박물관연합 명품展 (국립중앙박물관)

바로크 왕가의 사치품들은 더 이상 갈 곳이 없을 정도로 치달은 화려함과 세밀함을 보여준다. 고밀도의 상아를 한겹 한겹 벗겨내 만든 기마상의 역동하는 근육과 갈기, 공간을 유영하듯 넘실거리는 왕의 가발과 옷자락을 보노라면, 이토록 정교함의 정점까지 치닫게 부추기는 조형의지가 그저 경이롭기만 하다. 역사의 흐름 속에서 의심할 여지 없이 확고한 지배권력은 정신과 삶을 지배하며 불멸의 예술작품으로 승화되곤 했다. 괴테가... Continue Rea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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