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isa May Alcott, Little Women (1868, 1869) 상상의 부재에 던지는 교훈 지난겨울에 많은 사람이 그랬듯, 나도 영화판 「작은 아씨들」을 보고 나서 뒤늦게 소설을 읽었다. 작가가 명시하고 있듯, 소녀들에 바치는 책이기는 하지만, 나는 소년일 때조차 이 작품을 읽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해적판 짜깁기 판본을 쉽게 접할 수 있기는 했지만 아마도 젠더 기대에 편승한 탓인지 눈길이 가지는 않았다.... Continue Reading →
로런스 블록 엮음,「주황은 고통, 파랑은 광기」
로런스 블록(Lawrence Block)과 그의 소설가 친구들이 함께한 ‘미술 작품으로 소설 쓰기’ 프로젝트의 두 번째 결과물이다. 첫 번째 결과물은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의 작품 17점에서 영감을 받은 17편의 소설로 구성된 「빛 혹은 그림자」였다. 이 프로젝트는 한 위대한 화가의 작품들이 빚어낸 보석 같은 상상력과 개성이 넘쳐나는 무대였고, 프로젝트 전반의 참신함과 개별 작품들의 높은 완성도가 맞물려 독보적인 성취를 남겼다.... Continue Reading →
김상근의 「나의 로망, 로마: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지적인 로마 여행을 꿈꾼다면, 내가 김상근 교수를 처음 본 것은 EBS에서 방영한 <세계테마기행: 이탈리아 르네상스 기행> 편에서였다. 이 여행 다큐멘터리에서 김상근 교수는 다른 배낭여행족들과 달리 깔끔한 차림새로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핵심 거점들을 두루 다니며 인문학적 배경 지식들을 설파한다. 광장을 가득 메운 수많은 군중들의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팔을 휘적거리며 셰익스피어 연극톤으로 역사와 고전에 대하여 웅변하는 모습이... Continue Reading →
이광래의 「미술과 문학의 파타피지컬리즘: 욕망하는 미술, 유혹하는 문학(2017)」
미술과 철학을 통시적/공시적으로 아우르는 「미술철학사」를 내놓았던 이광래 교수가 쉬지도 않고 1년 만에 다시 들고 나온 책이다. 전작이 3권, 총 2,656페이지의 어마어마한 양을 과시했던 것을 감안하면 624페이지의 이 책은 차라리 겸손해 보인다. 하지만 그 물리적 존재감은 전작에 비하여 결코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파타피지컬리즘'이라는 생소한 이름표를 달고 더욱 위압적으로 우리를 내려다 본다. 파타피지컬리즘은 알프레드 자리의 pataphysique에서 따온... Continue Read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