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버거의 「다른 방식으로 보기」

존 버거(John Berger)는 케네스 클라크(Sir. Kenneth Clark)와 마찬가지로 BBC 프로그램을 통해 미술사 담론을 대중화시켰다. 하지만 클라크가 예술과 문명의 관계에 관한 아카데미즘을 대중의 눈 높이로 매끈하게 고쳐 놓았던 것과 달리, 존 버거는 아예 미술을 이해하는 틀 자체를 전면 수정할 것을 촉구했다. 그 비장한 선언서가 「다른 방식으로 보기(Ways of Seeing, 1972)」이다. "우리가 사물을 보는 방식은 우리가 알고... Continue Reading →

이지은의 「사물들의 미술사 1: 액자(2018)」

작품을 둘러싼 사물로 쓰는 미술사라니, 참으로 야심찬 기획이 아닐 수 없다. 2018년 5월에 첫 선을 보인 「사물들의 미술사」 기획은 앞으로 5권까지 이어질 전망이며, 본 편의 액자 이후로 의자, 조명, 화장실이 순차적으로 다루어질 예정이다. 물론, 출판사 경영상의 사정으로 중도에 엎어지지 않는다면. 파리에서 미술사를 전공한 이지은은 302페이지의 앙증맞은 핸드북으로 그간 외면되어 왔던 '액자'에 온전히 집중한다. 액자는 무엇인가?... Continue Reading →

케네스 클라크의 「누드의 미술사: 이상적인 형태에 관한 연구」

우리의 눈은 늘 그 곳에 멈춘다. 늘 그것을 보고 싶어 하고 또 이야기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내 입을 다물고 만다. 그것에 늘 매혹되면서도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거나 차라리 거부한다. 아니, 거부 당한다. '몸'은 이처럼 우리를 강하게 매혹하며, 동시에 매몰차게 배반한다. 늘 우리의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 바로 그것에 관하여 이토록 온전히 집중하고 있는 미술사 저술은 찾아보기... Continue Reading →

리처드 숀 & 존-폴 스토나드(엮음)의 「미술사를 만든 책들」

한 권의 책만 읽은 사람을 주의하라. 토마스 아퀴나스 미술사라는 '유사과학'을 만든 것은 무엇일까? 시각과 관념이라는 모호함으로 점철된 미술사를 만들어 온 것은 자명한 진실들이 아니었다. 그것을 향해 가고 싶은 열망에 날카로운 직관과 치열한 논쟁이 더해진 결과였다. 「벌링턴 매거진(Burlington Magazine)」의 리처드 숀(Richard Shone)과 존-폴 스토나드(John-Paul Stonard)가 엮은 「미술사를 만든 책들(The Books that Shaped Art History)」은 미술사에서 가장... Continue Reading →

아르놀트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영문판 출간 1951 / 국문 번역 1974 / 개정 1999, 2016 유물론적 관점에서 써내려 간 예술사의 역작이다. 예술사 전반을 아우르기 위해서 문학과 조형예술을 동시에 들고 나왔으며, 상호 간의 긴밀한 관계도 조명하였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체감상 문학과 미술의 비중은 4:6정도 된다. 뒤로 갈수록 조형예술의 비중이 점점 더 높아지다가 마지막 4권에서는 다시 문학의 비중이 높아진다. 미술사의 동인은 무엇인가?... Continue Reading →

도널드 프레지오시(편저)의 「꼭 읽어야 할 예술이론과 비평 40선」

통상 "꼭 읽어야 할" 같은 어구는 꼭 읽어야 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을 강조해주는 마케팅적 수사일 가능성이 높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 정말 꼭 읽어야 한다. 미술사 혹은 미술비평이라는 광활한 관념의 사막을 횡단해야 하는데, 그 여정에서 단 한 장의 지도만이 허락되었다면 이 책을 손에 들어야 한다. 미술사의 서막이 올라간 16세기에서부터 가장 최신의 첨예한 논쟁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해체된 고전에서부터... Continue Reading →

반이정의 「한국 동시대 미술 1998 – 2009(2018)」

반이정의 「한국 동시대 미술 1998 - 2009」는 트렌디한 기획의 산물이다. 일단 작고, 가볍고, 예쁘다. 또한 명료한 소제목으로 구성된 짧막한 글단위들은 '만성적 긴 글 알러지'에 시달리고 있는 젊은 세대들을 위한 친절한 배려이다. 저자의 블로그를 통해 이 책의 기획안을 접했을때, 연도별로 주제를 뽑아내는 구성에 대해 우려를 감출 길 없었다. 한 개 연도가 한 개 주제로 축약될 수... Continue Reading →

정진국의 「제국과 낭만: 19세기 화가는 무엇을 그렸을까?(2017)」

제국주의, 낭만주의, 그리고 착취를 통한 조국 근대화. 이 개념들은 어쩌면 우리 민족이 유구한 역사 속에서 단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사상체계이다. 오히려 우리의 역사책은 이 개념들을 무기로 들고 다니던 자들에 의하여 짓밟혔던 기록들로 점철되어 있다. 이런 DNA들을 단 한 번도 혈관 속에 품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수백종의 문헌들을 읽어봤자 머리로는 알 수 있지만 마음으로 이해하지는 못한다.... Continue Reading →

이광래의 「미술철학사(2016)」

감히 평가하는 글을 쓰기 두려운 책이다. '내가, 감히, 이 대작을 어떻게?' 라는 두려움이 앞선다. 노교수의 집념이 아로새겨진 총 세 권의 「미술철학사」세트는 자그마치 2,656쪽, 3.4㎏의 물리적 존재감을 지니고 있다.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8년 동안 집필했고, 1년 6개월 동안 편집했으며, 원고지 8,400장이 소요되었고, 각주는 1,400개, 도판 859개, 저작권료 3,000여만원, 언급 작가 수는 200여명에 이른다. 물론 조수(조교)가 있었겠지만,... Continue Reading →

미술사/사상사의 칼날 같은 명언들

여러 책과 전시장에서 숱한 명언들을 보아 왔다. 명언은 단 한 문장으로 폐부에 파고드는 진리를 배달하는 것이다. 지식의 망망대해에서 안전하게 진리의 등대를 찾아올 수 있도록 인도하는 한 줄기 빛이다. 그렇게 심금을 울렸던 명언들을 정리하기로 했다. 출처와 시기까지 완벽하게 정리한다면, 나아가 대가들의 1차 자료에서 직접 발췌한다면 더더욱 좋겠지만 내게 그 정도의 시간과 열정은 없는 것 같다. 어떤... Continue Rea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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