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샤 맥 스위니의 「만들어진 서양: 서양이란 이름에 숨겨진 진짜 역사」

Naoíse Mac Sweeney, THE WEST "역사 이론으로서 서양 문명의 기원은 탐험, 계몽, 제국을 연결하는 데 있다."247p 서양을 부술 연장통 이제는 ‘오래도록 견고한 원칙으로 여겼던 것들이 알고 보니 허상이고 신화에 불과했더라’, 라는 진술조차 진부해졌다. 우리는 그동안 포스트모던의 광풍을 거치며 의심해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허울에 대해 의심의 화살을 이미 겨눠봤다. 베네딕트 앤더슨(Benedict Anderson)은 국가를 ‘상상된... Continue Reading →

프레더릭 스팟츠의 「히틀러와 미학의 힘: 대중을 현혹한 파괴의 예술가」

Frederic Spotts, Hitler and the Power of Aesthetics “문화와 야만의 결합이야말로 히틀러 제국의 요체다.” 194p 우리 시대의 악학은 이제 막 집필되는 형국이다. 기대했던 내용은 아니다. 제목만 보고서는 히틀러(Adolf Hitler)가 대중을 현혹하는데 사용한 미학적 기술들이나 책략들이 낱낱이 파헤쳐지리라고 생각했다. 외교관 출신의 문화사가인 저자는 그러한 뻔한 접근 대신에 예술가이자 폭군인 히틀러의 괴팍하고도 모순적인 측면을 집중 조명했다. 거기에는... Continue Reading →

데이비드 C. 린드버그의 「서양과학의 기원들」

: 철학·종교·제도적 맥락에서 본 유럽의 과학전통, BC 600~AD 1450 David Charles Lindberg, The Beginning of Western Science: The European Scientific Tradition in Philosophical, Religious, and Institution Context, 600 BC to AD 1450 “역사가의 본업은 과거를 이해하는 일이지, 과거에 등급을 매기는 일은 아니다(571p).” 그 시대의 눈으로, 나는 중세 미술을 이야기할 때 대성당에 걸린 제단화로 시작하곤 한다.... Continue Reading →

잭 하트넬의 「중세 시대의 몸: 몸을 통해 탐색한 중세의 삶과 죽음, 예술」

Jack Hartnell, Medieval Bodies 여느 동물처럼 인간도 몸에 의존해 세상과 관계를 맺고 사유한다. 한때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존재로서 인간에 대한 믿음이 너무 커서 그와 대비되는 측면인 물리적 실체로서 육체의 중요성은 간과되었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유물론자든 관념론자든 모두가 안다. 우리의 이성이나 심지어 영성까지도 몸의 일부라는 것을. 몸 바깥의 세상에 대한 인식이 그러하듯, 우리 몸에 대한 인식도... Continue Reading →

김상근의 「삶이 축제가 된다면: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김상근 교수의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시리즈 두 번째 편이다. 첫 번째는 로마였고, 이번에는 베네치아, 세 번째는 역시 피렌체다. 이번 편만 제목 짓는 방식이 좀 다르다. 도시명이 표제에서 빠졌다. 이런 식이라면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할 때 다소 손해를 보겠는걸? “축제”라는 단어 자체를 그대로 “베네치아”와 등치시켰다고도 볼 수 있겠다. 구성은 전작과 같다. 장소 하나를 정해 놓고, 거기에 얽혀... Continue Reading →

카렌 암스트롱의 「신의 전쟁: 성스러운 폭력의 역사」

“어떤 신앙 전통도 군사적으로 막강한 제국의 후원이 없었다면 ‘세계 종교’가 되지 못했을 것이며, 모든 전통은 어쩔 수 없이 제국의 이데올로기를 개발하게 된다.” 30p 모든 전쟁은 자원 경쟁에서 비롯된다. 인류는 더 많은 식량, 자원, 토지를 차지하기 위하여 죽음을 무릅쓰고 전쟁을 벌여왔다. 전장의 깃발에는 온갖 숭고하고 휘황찬란한 가치가 아로새겨져 나부끼지만, 사실 자원 경쟁의 틀을 넘어서는 고도의 대의명분은... Continue Reading →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 「호모 데우스」

Yuval Noah Harari, Sapiens & Homo Deus 하라리는 왜 이 책을 썼나? "역사란 다른 모든 사람이 땅을 갈고 물을 운반하는 동안 극소수의 사람이 해온 무엇이다." 사피엔스, 153p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은 의미의 그물망들이 생기고 풀리는 것을 지켜보고, 한 시대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였던 것이 후손에 이르러 완전히 무의미해진다는 것을 깨닫는 일이다." 호모 데우스, 207p 베스트셀러는 한... Continue Reading →

김상근의 「나의 로망, 로마: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지적인 로마 여행을 꿈꾼다면, 내가 김상근 교수를 처음 본 것은 EBS에서 방영한 <세계테마기행: 이탈리아 르네상스 기행> 편에서였다. 이 여행 다큐멘터리에서 김상근 교수는 다른 배낭여행족들과 달리 깔끔한 차림새로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핵심 거점들을 두루 다니며 인문학적 배경 지식들을 설파한다. 광장을 가득 메운 수많은 군중들의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팔을 휘적거리며 셰익스피어 연극톤으로 역사와 고전에 대하여 웅변하는 모습이... Continue Reading →

그레그 제너의 「소소한 일상의 대단한 역사」

나는 어려서부터 잡학박사를 꿈꿨다. 아는 척하기를 워낙 즐겼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야기하고 싶은 욕망은 죽음과 맞닿아 있다’고 하는데, 내게는 그 말이 ‘아는 척하고 싶은 욕망은 죽음과 맞닿아 있다’로 들렸다.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아는 척하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아는 척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인터넷과 아카이브의 시대에 유용한 정보는 도처에 산재하고, 내가 내뱉은 말을... Continue Reading →

알렉산더 데만트의 「시간의 탄생: 순간에서 영원으로 이어지는 시간과 문명의 역사(2015/2018)」

712페이지로 시간에 대한 모든 관념과 문화를 아우르는 이 책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시간은 언제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자리를 잡고 모두에게 통일된 형태로 지배력을 발휘하게 된 것은, 권력의 영속성과 정통성을 확립하려는 정치적 의도와 경제/산업의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한 전략적 의사결정이 맞물린 결과이다. 실상 이런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말이라도 고대사에 정통한... Continue Rea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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