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oíse Mac Sweeney, THE WEST "역사 이론으로서 서양 문명의 기원은 탐험, 계몽, 제국을 연결하는 데 있다."247p 서양을 부술 연장통 이제는 ‘오래도록 견고한 원칙으로 여겼던 것들이 알고 보니 허상이고 신화에 불과했더라’, 라는 진술조차 진부해졌다. 우리는 그동안 포스트모던의 광풍을 거치며 의심해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허울에 대해 의심의 화살을 이미 겨눠봤다. 베네딕트 앤더슨(Benedict Anderson)은 국가를 ‘상상된... Continue Reading →
장바티스트 앙드레아의 「그녀를 지키다」
Jean-Baptiste Andrea, Veiller sur elle ◐ 스포일러 다량 함유 ◑ 더 가치 있는 일을 하거나, 더 가치 있게 죽거나 미술사에서 회자되는 전설에 따르면 미켈란젤로처럼 위대한 조각가들의 창작이란 돌을 깎아내는 행위와는 거리가 멀다. 형상은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고, 조각가는 바로 그 형상을 발견해 끄집어낼 뿐이다. 이러한 진술은 위대한 조각가의 전기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일종의 전설이자 신화다. 여기서... Continue Reading →
[팩션] 제1회 대한민국 투고원고거절대상 시상식
(주의: 이 작품에는 진실과 허구가 마구잡이로 뒤섞여 있음. 진실을 밝히려는 당신의 노력이 어떠한 허망한 결과를 초래하더라도 본 저자에게는 일체의 책임이 없음을 밝혀둠) 사회: 숙녀신사 여러분, 책과 예술을 사랑하시는 이 땅의 모든 교양인 여러분, 모두모두 반갑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이렇게 대한민국 투고원고거절대상 시상식에 참석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영광스러운 이번 제1회 시상식의 사회를 맡은 권반려입니다. 여러분께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Continue Reading →
캐서린 헤일스의 「우리는 어떻게 포스트휴먼이 되었는가: 사이버네틱스와 문학, 정보 과학의 신체들」
N. Katherine Hayles, How We Became Posthuman: Virtual Bodies in Cybernetics, Literature and Informatics 가상성의 유토피아에 속지 말자 얼마 전 이런 유머 게시물을 봤다. 누군가 한 시간 동안 숨이 찰 정도의 고강도 운동을 수행했는데, 그동안 애플워치를 차고 있지 않았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분명 운동을 할 때는 몰입했고, 즐거웠지만, 기록되지 않았음을 알게 되자 억울해지기 시작한다. 디지털 매체에... Continue Reading →
움베르토 에코의 「제0호」
Umberto Eco, Numero Zero 그의 소설에 대한 첫 기억은 ‘좌절’이었다. 지금으로부터 10년도 전에 「장미의 이름」을 읽다가 포기했기 때문이다. 핑계를 대자면 일단 어려운 이름이 너무 많았고, 초반의 전개는 너무 느렸으며, 고색창연한 문체도 까다로웠다. 더 정확하게는 인쇄본이 아닌, e북으로 그 작품을 읽으려 했던 오만함이 문제였다. 그것도 최초의 ‘아이패드 미니’로! 그 조악한 디스플레이로 에코를 맞이하려 했으니 얼마나 오만한가!... Continue Reading →
움베르토 에코의 「미의 역사」, 「추의 역사」
읽고 싶은 책이라기 보다는 갖고 싶은 책이다. 어마어마한 무게감과 두께, 그리고 그것을 압도하는 저자명의 가치가 최상의 지적 사치를 보장할 것만 같다. 이것을 서고에 장식해 두면 서재에 방문하는 누구에게라도 미와 추에 관한 인류 지성사의 위대한 발견들에 오롯이 동참했음을 당당하게 고할 수 있을 것 같다.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미학자, 기호학자, 사상가, 수집가(?)이며, 취미 겸 알바로 소설을 쓰는 움베르토... Continue Read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