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체에서 따뜻하고 풍요로운 생명의 물에 푹 잠겨 있다가 불가항력적으로 세상에 나온다. 태어나 처음으로 맛보는 슬픔은 물로부터의 처절한 분리에서 비롯된다. 하나의 생명체로 태어나 죽어가는 과정은 물을 잃어가는 과정이다. 나이가 들수록 피부는 거칠어지고, 혈관은 좁아진다. 주검은 모든 구멍을 통해 물과 피를 분출한다. 결국 죽어가는 과정은 메말라가는 과정이다.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은 김수호의 개인전이 문래동 space 9에서 열렸다.... Continue Read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