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동행하는 법 서구 시각 예술에서 해골 도상은 나름의 두터운 문화적 체계를 갖추고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예가 바니타스(Vanitas) 정물이다. 더없이 안락하고, 아름답고, 풍요롭고, 윤택한 곳에 해골이 난데없이 등장해 떡 하니 자리를 잡는다. 해골과의 불편한 동거는 음산하지만 한편으로 해학적이다. 가장 아름답고 풍요로운 순간에도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즉 죽음을 기억하라는 메시지는 생의 헛됨을 강조하며 삶을 되돌아보라... Continue Reading →
데이비드 C. 린드버그의 「서양과학의 기원들」
: 철학·종교·제도적 맥락에서 본 유럽의 과학전통, BC 600~AD 1450 David Charles Lindberg, The Beginning of Western Science: The European Scientific Tradition in Philosophical, Religious, and Institution Context, 600 BC to AD 1450 “역사가의 본업은 과거를 이해하는 일이지, 과거에 등급을 매기는 일은 아니다(571p).” 그 시대의 눈으로, 나는 중세 미술을 이야기할 때 대성당에 걸린 제단화로 시작하곤 한다.... Continue Reading →
잭 하트넬의 「중세 시대의 몸: 몸을 통해 탐색한 중세의 삶과 죽음, 예술」
Jack Hartnell, Medieval Bodies 여느 동물처럼 인간도 몸에 의존해 세상과 관계를 맺고 사유한다. 한때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존재로서 인간에 대한 믿음이 너무 커서 그와 대비되는 측면인 물리적 실체로서 육체의 중요성은 간과되었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유물론자든 관념론자든 모두가 안다. 우리의 이성이나 심지어 영성까지도 몸의 일부라는 것을. 몸 바깥의 세상에 대한 인식이 그러하듯, 우리 몸에 대한 인식도... Continue Read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