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도스의 「구조주의의 역사」

François Dosse, Histoire du structuralisme 역자의 죽음: 중도 하차할 용기 지금까지 이 홈페이지에 올린 서평 중 어떤 책을 다 읽지도 않은 채 쓴 글은 없었다. 아무리 어려운 책이라도 중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자랑스럽게 지켰던 셈인데, 이번에는 그 원칙을 포기한다. 총 네 권의 시리즈 중 3권 중반부에서 하차한다(참고: 원서는 2권짜리임). 도저히 읽을 수가 없다. 변명처럼 들린대도... Continue Reading →

한병철 유니버스: 「피로사회(2010)」, 「투명사회(2012)」, 「아름다움의 구원(2015)」

Mudigkeitsgesellschaft; Transparenzgesellschaft; Die Errettung des Schönen 진단서 말고 연장통을 주세요. 딱히 대단한 원칙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이 홈페이지에서 책을 정리할 때 대체로 하나의 글로 한 권의 책을 다뤘다. 이번에는 세 개의 책을 한 번에 엮어 정리해 본다. 일단 이 책들이 모두 소책자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얇고, 하나의 대주제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이 대주제를 한병철 유니버스라고 규정해... Continue Reading →

장-마리 셰퍼의 「미학에 고하는 작별」

Adieu à l'esthétique 신비를 걷어낸 자리에서, 특정한 대상에서 미를 느끼는 메커니즘은 우리 뇌에 유전적으로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사회문화적 과정을 통해 어떤 대상이 아름답거나 추하다는 관념을 학습하고, 그런 공통의 관념을 부지불식간에 내재화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미적 대상에 대한 주의와 반응은 뇌의 지시를 따른다. 그런데 누군가의 뇌에서 아름다움과 추의 정동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외부자로서는 도저히 알 수가 없고,... Continue Reading →

미셸 푸코의 「말과 사물」

Michel Foucault, Les mots et les choses: Une archéologie des sciences humaines // The Order of Things: An Archaeology of the Human Sciences 알아야 바꾸지 내가 감히 이 작품에 한 자라도 덧붙일 수나 있을까. 덧붙인다고 한들 뭐라도 달라질까. 전 세계 인문사회학계를 통틀어 가장 많이 인용되는 저자에 관해, 심지어 그 저자의 가장 유명한 작품에 이제와서 뭐라도... Continue Reading →

움베르토 에코의 「제0호」

Umberto Eco, Numero Zero 그의 소설에 대한 첫 기억은 ‘좌절’이었다. 지금으로부터 10년도 전에 「장미의 이름」을 읽다가 포기했기 때문이다. 핑계를 대자면 일단 어려운 이름이 너무 많았고, 초반의 전개는 너무 느렸으며, 고색창연한 문체도 까다로웠다. 더 정확하게는 인쇄본이 아닌, e북으로 그 작품을 읽으려 했던 오만함이 문제였다. 그것도 최초의 ‘아이패드 미니’로! 그 조악한 디스플레이로 에코를 맞이하려 했으니 얼마나 오만한가!... Continue Reading →

롤랑 바르트의 「현대의 신화」

Roland Barthes, Mythologies (1957) "언어의 이름으로 한 사람에게서 그의 언어를 훔치는 것, 바로 이런 행위를 통해 모든 합법적인 살인이 시작된다." 70p "신화의 기능은 사라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변형시키는 것이다." 282p 신화에 거하거나, 벗어나시오 책은 크게 두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앞 장은 바르트(Roland Barthes)가 현대의 신화들을 구체적 실례로 살펴보고 그 내막을 샅샅이 분석한 내용이다. 1950년대 현재,... Continue Reading →

김헌의 「천년의 수업: 나와 세상의 경계를 허무는 9가지 질문」

토대를 극복하기 위하여 가끔 출퇴근 시간에 만원 지하철에서 마주한 사람들을 물끄러미 쳐다보곤 한다. 저마다 목적지는 다르지만, 무표정하게 휴대전화 화면만을 주시하고 있다는 점은 놀라울 정도로 동질적이다. 성별도, 연령도, 직업도, 가치관도 천양지차인 사람들이 이토록 좁은 공간에, 이토록 비슷한 모습으로 소환되어 있다는 사실이 초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들은 대체로 이른 아침에 생계나 학업을 위해 감기는 눈을 억지로... Continue Reading →

지오반나 보라도리, 「테러 시대의 철학: 하버마스, 데리다와의 대화」

Giovanna Borradori, Philosophy in a Time of Terror: Dialogues with Jurgen Habermas and Jacques Derrida 테러리즘의 시대, 우리가 해야 할 일 그 시기를 살아간 모두에게 그날의 기억이 있다. 가장 현실적인 상이 맺히던 뉴스 화면 너머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장면이 끝없이 되풀이되던 그 순간의 기억이. 거대한 빌딩이 화염에 휩싸이고 연기 너머로 사람들이 무기력하게 손을 휘젓다가... Continue Reading →

루이 알튀세르의 「미래는 오래 지속된다」

Louis Pierre Althusser, L'avenir dure longtemps, suivi de Les Faits “가장 위대한 철학자들은 아버지 없이 태어났으며 이론적으로 고립되어 있는 고독 속에서, 그리고 자신들이 이 세상과 마주해 맞게 된 고독한 위험 속에서 살았다.”229p 다시 한번 이름에 관한 생각이 나를 사로잡는다. 이게 다 이름을 짓지 않고 ‘고르는’ 양놈들 때문이다. 푸코(Michel Foucault)는 아버지의 이름을 거부하고 자신의 이름을 선택했다.... Continue Reading →

브누아 페터스의 「데리다, 해체의 철학자」

Benoit Peeters, Derrida: A Biography 철학한다는 것, 그것은 죽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1038p 나는 미셸 푸코(Michel Foucault)의 평전을 읽고 남긴 글에서 ‘아버지의 이름을 거부한 아들’이라는 주제를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여기서 아들은 푸코 자신이다. 푸코의 오이디푸스적 개명은 혈연과 성장배경, 구시대의 전통을 떠나 자신만의 이름으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겠다던 당당한 지식인의 모습과 겹친다. 흥미롭게도, 같은 시대를 거쳐 간... Continue Rea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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