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salind E. Krauss, Under Blue Cup 토대로 돌아오라 작용은 반작용을 부르기 마련이다. 전후 모더니즘의 끝자락에서, 그린버그(Clement Greenberg)는 매체의 물리적 본질로 돌아가는 것만이 당대의 미학적 책무라며 추상 표현주의로 대표되는 뉴욕 화파를 치켜세웠다. 마초적 개척정신으로 똘똘 뭉친 그린버그의 페르소나들은 르네상스 이후 줄곧 또 하나의 창문 역할에 만족해야 했던 캔버스의 낡은 쓰임을 일신했다. 이제 캔버스는 그 평면 너머에서... Continue Reading →
핼 포스터의 「소극 다음은 무엇?: 결괴의 시대, 미술과 비평」
Hal Foster, What Comes After Farce?: Art and Criticism at a Time of Debacle 백전노장의 충언에 귀를 기울이며, 고백하자면 나는 부끄럽게도 ‘소극’이라는 말도, ‘결괴’라는 말도 처음 들어 봤다. 그러니까 책 제목에서 핵심이 되는 두 단어의 뜻도 제대로 모른 채 저자의 이름만 보고 이 책을 집어 든 셈이다. 물론 그 선택 자체는 옳았다. 칠순을 바라보는 포스터의... Continue Reading →
The Wall and Other Stories 展 (평창동 토탈미술관)
동시대 인류가 마주한 여러 문제들을 상기하는 영상 작업들이 폭넓게 전시되었다. 이번에도 역시나 미술관에서 영상을 퇴출시켜야 한다는 나의 견해에 따라 열심히 보지 않았다. 언급할만한 가치를 느낀 작품은 하룬 파로키(Harun Farocki)의 <Parallel IV(2014)>인데, 이 작품은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킨 비디오 게임 GTA(Grand Theft Auto)의 몇몇 구동 모습을 그저 녹화하고 편집했을 뿐이다. 얼핏 보면 게임 타이틀 매장 앞에서 무의미하게... Continue Read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