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 던컨의 「미술관이라는 환상: 문명화의 의례와 권력의 공간」

원제는 「Civilizing Rituals: Inside Public Art Museums」이다. 날로 허약해지는 우리나라의 출판시장을 고려할 때 딱딱한 학술서처럼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이야 이해하지만, 적어도 ‘환상’이라는 단어는 쓰면 안됐다. 이 단어를 쓰면 실체가 없는 허상을 보여주려는 의도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미술관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의례, 서열, 권력, 젠더는 허상일지 모르지만, 그것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허상이 아니다. 우리에게 그 작동... Continue Reading →

최열, 홍지석의 「미술사 입문자를 위한 대화」

미술사가는 질문하는 학자여야 하지 단죄하는 판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118 고도로 전문화된 학문 영역 중에서도 미술사는 그나마 일반 대중들에게 관심이 높은 영역에 속하고, 소위 ‘대중서’의 형태로 가장 활발하게 출판이 이루어지는 분야이다. 그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이러한 참신한 시도가 나타났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미술사 입문자를 위한 대화」는 선후배 미술사가가 미술사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실천하는지에 대하여 나눈 대화를 엮어낸... Continue Reading →

연극 「Save The Bomb 편:便(대학로스타시티 후암스테이지 1관)」

전쟁을 소재로 네 개의 이야기를 한데 엮은 소극장 연극이다. 항일전쟁에 앞서 결의를 다짐하는 독립군들을 다룬 '1934년 간도', 6.25 전쟁 당시 가장 말단 병사들의 이야기에 주목한 '1952년 한반도', 파병 군인들의 엇갈린 입장을 보여주는 '1968년 베트남', 그리고 인공지능과의 전쟁을 소재로한 '2028년 서울'까지 100여년을 넘나드는 전쟁 이야기다. 네 개의 이야기들은 서로 연결되지 않고, 병렬되어 있으나, 하나의 주제를 다룬... Continue Reading →

장하석의 「온도계의 철학: 측정 그리고 과학의 진보」

토대가 잘 다져진 믿음의 토대에는 토대가 없는 믿음이 놓여 있다.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우리는 너무나 자명한 사실들이 어떻게 진리로 굳어진 것인지를 잘 알지 못한다. 진리가 진리인 이유나 궤적에 대하여 알려고 하지 않고 그래서 의심할 생각도 하지 못한다. 경험의 영역에서 우리가 믿고 있는 대부분의 진리들은 한때는 분명 철학자였을 과학자들의 헌신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많은 진리의 영역들이... Continue Reading →

[피렌체 미술여행] 1일차(2/2) – 시뇨리아 광장, 미켈란젤로 광장

2018. 9. 29. 르네상스와 바로크의 위대한 회화들과 만남을 뒤로 한 채, 지친 다리와 헛헛한 마음을 부여잡고 출구로 빠져나왔다. 엄청나게 많은 명작들 사이에 파묻혀 오랫동안 시간을 보내다 돌아서면 마치 연극 무대에서 방금 내려온 무명 배우와 같은 허한 감정을 느끼게 마련이다. 그런데 한 숨을 채 돌리기도 전에 시뇨리아 광장(Piazza della Signoria)에서 벌어지는 난리법석이 나의 시선을 잡아 끌었다. 어떤 상황인지는... Continue Reading →

[피렌체 미술여행] 1일차(1/2) – 우피치 미술관(Galleria degli Uffizi)

2018. 9. 29. 내가 그토록 꿈꿔왔던 도시, 피렌체에서의 첫 아침이 밝았다. 명실상부한 르네상스의 본산인 피렌체에 대한 동경이 본격적으로 내 가슴에 불을 지피기 시작한 시점은 G. F. 영(Young)이 쓴 「메디치」라는 책을 읽었던 때 였다. 미술사 공부를 시작하고 나서 메디치(Medici) 가문과 피렌체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많이 들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렇게 한 도시, 한 가문에 온전히 집중한 대서사시를... Continue Reading →

테리 바렛의 「미술비평: 그림 읽는 즐거움(Criticizing Art)」

당신이 미술작품에 대해 글을 쓰는 이유는 그것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 로버트 로젠블럼 비평한다는 것은 비평하는 사람에게 유익한 일이다. 58p 한 동안 탐독했던 주제인 미술비평으로 오랜만에 다시 돌아왔다. 예나 지금이나 비평가에 대한 나의 선망은 여전하고, 모든 사람이 비평가가 되어야 한다는 신념 또한 유효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소 바빴던 관계로 동시대 갤러리에서 한참이나 떨어져 지냈으며, 그에 따라 안... Continue Reading →

미술품 감정기반 구축사업 컨퍼런스 – 「미술품 감정: 전문성과 협업」

2018년 11월 8일(목)부터 10일(토)까지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미술품 감정: 전문성과 협업」이라는 주제로 국제 학술대회와 워크숍이 열렸다. (사)예술경영지원센터가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으로 주최한 이번 행사 중에서 8~9일에 열린 워크숍은 평일에 열린 행사였고, 관련성이 있는 소수만 참석이 가능했기 때문에 나는 참석할 수 없었다. 대신 마지막 날인 토요일에 서울시립미술관 세마홀에서 열린 학술대회는 관심이 있는 누구라도 참석이 가능한 행사였기 때문에 여기에 참석했다.... Continue Reading →

헨릭 시엔키에비츠의 「쿠오 바디스」

누가 말했던가. 고전의 조건이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도 읽지 않은 책이라고. 그런 의미에서 헨릭 시엔키에비츠(Henryk Sienkiewicz)의「쿠오 바디스」는 적어도 내게는 더이상 고전이 아니다. 고색창연한 고대 로마의 기품이 뚝뚝 묻어나는 이 책을 읽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건만 13시간짜리 비행에서 이미 1권의 2/3을 읽어 버렸고, 2권을 캐리어에 우겨 넣지 않은 선택을 후회해야 했다. 명성에 비하면 참으로 읽는... Continue Rea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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