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학대회는 우리나라 미술사학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두 학회인 서양미술사학회와 한국미술사학회가 매년 공동으로 주최하는 연례 학술대회이다. 4회차를 맞는 올해의 미술사학대회는 「위작, 대작, 방작, 협업 논쟁과 작가의 바른 이름」이라는 주제로 6월 9일(토)에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개최되었다. 미술사에서 작가성(authority)과 원본/위작을 둘러싼 논쟁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으며, 특히 2016년에 불거진 이른바 '조영남 대작 사건'의 법적 공방이 현재진행형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는 점을... Continue Reading →
미켈란젤로 : 사랑과 죽음 (Michelangelo : Love and Death, 2017)
메가박스에서 수입하고 있는 '스크린 뮤지엄' 다큐멘터리의 다섯 번째 개봉작이다. 내가 본 회차는 '클래식 소사이어티 토크'라고 하는 고고한 수식어를 달고, 전문가에 의한 큐레이션이 덧붙여지는 기획이었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완성하고, 메너리즘의 문을 열어 젖히기까지한 천재의 삶과 예술을 입체적으로 조망하였다. 내용 면에서는 새로울 것이 없었고, 조르죠 바사리(Giorgio Vasari)와 아스카니오 콘디비(Ascanio Condivi)의 미켈란젤로 전기에서 인용한 나레이션과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Continue Reading →
샤갈 러브 앤 라이프展: 그것은 사랑의 색이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우리나라에서 세 개의 샤갈 展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이례적인 상황에서, 각 전시는 필연적으로 서로에게 비교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이번 「샤갈 러브 앤 라이프 展」은 매우 이상적인 대진운을 타고 났다고 볼 수 있다. 이 전시가 서울에서 유일한 샤갈 展이라면, 혹은 M컨템포러리의 「마르크 샤갈 특별전: 영혼의 정원 展」보다 일찍 개최했다면... Continue Reading →
뜨거운 볕 아래
6월이 온 것을 못 믿을까봐서 그런지 볕이 뜨겁다 못해 따갑다. 볕을 피해 그늘로 몸을 숨긴 청년기의 고양이다. 호기심과 경계심이 뒤섞인 표정이 재밌다. 전에도 만났었던 이 녀석의 이름을 찾기 위해 "몸은 초록색이고 머리에 붉은 점이 있는 새" 따위를 검색창에 넣어 보았다. 어떤 블로거가 친절하게도 청딱따구리라고 알려줬다. 붉은 점은 숫컷에게만 있다. 비둘기, 까치, 참새에는 못미치겠지만, 서울에 꽤... Continue Reading →
도널드 프레지오시(편저)의 「꼭 읽어야 할 예술이론과 비평 40선」
통상 "꼭 읽어야 할" 같은 어구는 꼭 읽어야 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을 강조해주는 마케팅적 수사일 가능성이 높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 정말 꼭 읽어야 한다. 미술사 혹은 미술비평이라는 광활한 관념의 사막을 횡단해야 하는데, 그 여정에서 단 한 장의 지도만이 허락되었다면 이 책을 손에 들어야 한다. 미술사의 서막이 올라간 16세기에서부터 가장 최신의 첨예한 논쟁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해체된 고전에서부터... Continue Reading →
내가 사랑한 미술관: 근대의 걸작展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미술관은 리미널리티(liminality)의 공간이다. 이는 우리가 호흡하고, 먹고, 마시는 현실과 다소 거리를 둔, 미(美)와 지(知)의 세계로 들어가는 전이 지대를 의미한다. 무심한 눈빛들만 가득한 거리에서 멀찍이 떨어져 광장과 정원, 조각상과 열주를 전방에 내세우고, 그 심연에 일상보다 더 위대하고 가치있는 것이 존재함을 암시한다. 그 안에 들어서면 문화권 내의 보편적인 구성원들의 입장에서 찬사를 받기 합당하며, 배우고 보존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Continue Reading →
서울에 산다
요며칠 산책을 하며 눈에 띈 녀석들을 담아봤다. 우리는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인간 친화적인 도시에 고밀도로 모여 살면서 녀석들의 존재를 잊거나, 애써 모른척하며 살아간다. 비둘기야 흔하다 못해 혐오스러운 조류로 자리매김한지 오래지만, 산에서 만나는 녀석들은 조금 다르다. 인간이 버린(혹은, 토한) 것들에 연연하지 않는 도도함이 느껴진다고 할까. 내 시선에 대항하듯, 매서운 눈빛을 보내고 있는 이 녀석은 번식기를 맞아 몸을... Continue Reading →
마르크 샤갈 특별전: 영혼의 정원 展 (M컨템포러리 아트센터)
이름 자체가 신화가 되어버린 빈센트 반 고흐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 샤갈의 인기도 만만치는 않다. 그의 몽환적이고 다채로운 색감과 신비로운 상징들, 인생역정의 이야기는 우리를 감동시킨다. 그 감동에는 서양미술사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한 여자만을 향했던 대가의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도 결부되어 있다. 그러한 인기 때문인지, 올해는 샤갈을 둘러싼 이례적인 사건이 벌어질 예정이다. 그의 특별전이 두 장소에서 동시에... Continue Reading →
Daughtry – September
https://youtu.be/nJzBcKM3ZIE How the time passed away, all the trouble that we gave And all those days we spent out by the lake Has it all gone to waste? All the promises we made One by one they vanish just the same Of all the things I still remember Summer's never looked the same The... Continue Reading →
비키 크론 애머로즈의 「예술가의 글쓰기: 시각 예술가를 위한 작문 가이드」
글을 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것을 타인에게 내어 놓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하물며 시각적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사람들에게 작품을 언어의 형태로 변환하라거나 최소한 변론이라도 해보라고 강요하는 일은 거의 폭력에 가깝다. 하지만 때로는 그 폭력에 당당히 맞서야 한다. 해내야만 한다. 예술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삶이며, 삶은 나와 타자의 소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중추가 언어이기... Continue Read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