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풍경 展 (문래동사진관 빌딩, Art studio + gallery)

오래된 철공소들이 즐비한 문래동에서 소규모 그룹 전시 「제3의 풍경 展(18.3.31.~4.15.)」이 열렸다. 녹슨 철 자재들과 빈티지한 그래피티들이 뒤섞인 을씨년스러운 뒷골목에 'Art Studio + Gallery' 라는 너무나 직관적인 간판을 달고 있는 공간이 보인다. 6.5미터 너비의 이 작은 지하 공간은 이번 전시의 기획자이자 출품 작가이기도한 현소영 작가가 직접 관리하고 있는 곳이다. 그녀는 지역복원대책의 산물인 문래창작촌과 오래된 철공소들이 이질적으로... Continue Reading →

존 스티어의 「베네치아 미술: 빛과 색채의 향연(출1970, 역2003)」

피렌체와 로마의 미술은 감동을 주는 반면, 베네치아 미술은 사람을 현혹시킨다. 감동과 현혹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묻는다면,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으나 머리를 거치는가, 거치지 않는가 정도의 차이라고 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지각할 수 없는 사이 강한 끌림으로 매료시키는 힘이 베네치아 회화에 있다. 흔히 회화적, 감각적이라고 표현하는 베네치아 미술은 그저 특정 지역의 주된 미술 경향이라는 설명으로는 부족할... Continue Reading →

반이정의 「한국 동시대 미술 1998 – 2009(2018)」

반이정의 「한국 동시대 미술 1998 - 2009」는 트렌디한 기획의 산물이다. 일단 작고, 가볍고, 예쁘다. 또한 명료한 소제목으로 구성된 짧막한 글단위들은 '만성적 긴 글 알러지'에 시달리고 있는 젊은 세대들을 위한 친절한 배려이다. 저자의 블로그를 통해 이 책의 기획안을 접했을때, 연도별로 주제를 뽑아내는 구성에 대해 우려를 감출 길 없었다. 한 개 연도가 한 개 주제로 축약될 수... Continue Reading →

리오넬로 벤투리의 「미술비평사(출1964, 역1988)」

이 책을 받고 놀랐던 점은 1988년에 초판을 발간한 후, 이듬해인 1989년에 2판이 나왔으며, 그 2판의 8쇄가 나온 것이 2017년 1월이라는 사실이다. 1쇄를 천 부씩 찍었다면, 2판을 기준으로는 약 28년 동안 8천 부 가량이 팔렸다는 것인데, 아주 긴 기간동안 적은 부수 라도 꾸준히 찍어 왔다는 것이다. 이는 이 책이 스테디셀러로서의 자격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Continue Reading →

롤랑 르 몰레의 「조르조 바사리: 메디치가의 연출가(출1995, 역2006)」

"미술이라는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미술가들이 있을 뿐이다"라는 E. H. 곰브리치의 말을 가장 명확하게 뒷받침하고 있는 문헌이 바사리의 「미술가 열전」일 것이다. 바사리 본인은 미술사라는 학문 영역에서 시조격의 위상을 바란적 없지만, 개별 미술가의 삶과 작품을 통해서 미술의 역사를 조망한다는 관점은 그를 통해 최초의 미술사 방법론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1550년 초판에서 정점, 쇠퇴, 부활이라는 미술 발전의... Continue Reading →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The Shape of Water, 2017)

※ 스포일러가 존재할 가능성이 농후함 "Shape"와 "Save"와 "Shave"를 혼동하는 무지몽매한 대중들을 위하여 친절한 부제를 달아 놓은 작품이지만, 정작 세세한 작품 속 장치들을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한 번의 감상으로 부족할지도 모른다. 출생의 비밀, 아가미, 인어, 외로움, 수중 자위행위 등 두 존재가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여러 층위로 설명하고 있기는 하나, 결국 그들의 사랑은 가슴 보다는... Continue Reading →

블레이드 러너 2049(Blade Runner 2049, 2017)

마치 처음부터 35년 터울의 장기 프로젝트로 기획된 것 마냥 아귀가 딱딱 맞아 떨어진다. 모든 데이터가 사라지게 된 계기, 스스로 재생산할 수 있는 리플리컨트의 중대한 가치, 더욱 암울해진 시대상에 나름의 방식대로 적응해 살아가는 군상의 모습 등 세계관의 모든 자질구레한 설정들이 더할 나위 없이 합리적인지라, 느슨한 전개임에도 아주 수월하게 몰입된다. 무엇보다도 모든 비밀들이 결국에는 진정한 주인공인 데커드에게로... Continue Reading →

대표원장

치과에서 진료를 보고 나오는데, 입구 벽면에 원장 세 명의 화려한 약력이 적힌 현판이 새삼 눈에 들어왔다. 보아하니 그 치과는 세 명의 동문 원장이 운영하는 곳인데, 그 중 한 명이 대표원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무릇 장(長)이라 함은 조직의 우두머리이다.  머리가 세 개인 케르베로스가 신화 속 허구의 존재이듯, 대체로 '우두머리'로 불릴 수 있는 존재는 최정점에 있는 단... Continue Reading →

뮤지컬 킹키부츠(Kinky Boots,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그다지 언급할 것이 없는 작품이다. 뮤지컬은 8할이 음악인데 끌리는 넘버가 없다. 전반적으로 90년대 팝 분위기가 물씬나는데 그걸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그래서 하라는 작곡은 안하고, 신디 로퍼(Cyndi Lauper) 본인의 예전 히트곡들을 그대로 다시 들고 온 듯한 느낌을 준다. 합창과 듀엣이 특히 너무 약하다. 뮤지컬 특유의 하모니와 배우들이 서로 치고 받는 박진감을 전혀 느낄 수가... Continue Rea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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