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입신고서 展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18기 입주작가 입주보고전, +작가와의 대화)

작가의 말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말에 부끄럽지 않게 사는 게 더 중요하다.길다 윌리엄스 고흐나 미켈란젤로에게 작가의 말을 써보라고 시키거나 레지던시 입주작가 선정을 위한 지원서를 써내라고 했다 치자. 결과물은 아마 형편없을 것이다. 고흐는 자기 편지에 끄적거렸던 몇 마디 개똥철학을 재탕해서 제출한 뒤 자괴감에 빠져 술집으로 향했을 것이다. 미켈란젤로는 그딴 쓸데없는 짓을 왜 시키냐고 역정을... Continue Reading →

홈페이지 10만 조회를 즈음하여,

어젯밤에 워드프레스 앱(정확히는 Jetpack 앱)에서 알림이 하나 떴다. ‘자의식 쩌는’ 이 홈페이지가 10만 뷰를 달성했다는 것이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조회 수다. 2016년 8월 12일에 첫 글을 게시했으니 2,822일 만이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처럼 트래픽이 왕성한 매체였다면, 하다못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네이버 블로그였다면 훨씬 빠르게 달성했을 수도 있는 수치다. 좀처럼 검색 알고리즘의 성은을 입기 어려운... Continue Reading →

조너선 크레리의 「지각의 정지: 주의·스펙터클·근대문화」

Jonathan Crary, Suspensions of Perception: Attention, Spectacle, and Modern Culture “19세기 말 이후 제도적 권력에서 중요한 문제는 생산적이면서 관리와 예측이 가능하고 사회적으로 통합될 수 있으며 적응 가능한 주체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지각이 기능하는 것뿐이다.” 17p “주의는 다양한 사회적-기계적 기계들에 부합되는 주체를 생산하는 데 줄곧 필수적 역할을 해왔다.” 137p 억측의 향연, 억측의 맥락 ‘우리 시대의 고전 27’... Continue Reading →

그리고 나서 더 멀리: Afterglow 展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석사학위청구전, 홍익대학교 문헌관 4층 현대미술관)

참조점 없는 예술에 대한 증명할 수 없는 가설들: 졸업전시라는 특수한 제도적 맥락에서 아마추어 미술사 연구회를 운영하던 당시 회원 중에는 작품 구매와 그에 수반되는 부수적인 경제적 이윤에 대한 관심이 큰 이들도 더러 있었다. 그들은 어떤 작품을 구매해야 하는지 나에게 종종 묻곤 했다. 번지수를 잘못 짚은 질문이었다. 나는 작품을 구매해 본 적도 없고(딱 한 작품을 구매했지만, 해당... Continue Reading →

영남청년작가전: 누벨바그 展 (포항시립미술관)

안효찬의 디스토피아와 탈출구 환여횟집에서 물회를 먹고 포항시립미술관에 갔다. 두 개의 전시가 열리고 있었는데, 하나는 ‘지역원로작가전’이었고, 다른 하나는 ‘영남청년작가전’이었다. 이런 걸 두고 신구의 격돌이라고 하던가. 경쟁 붙이려는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어쨌든 두 세대의 대표선수들이 나와서 겨루는 모양새가 됐다. 지역 화단을 오랜 시간 묵묵히 지켜온 한 원로작가의 따뜻한 미감을 <김정숙: 나의 에세이> 展에서 느낄 수 있었다. 여인과 자연을... Continue Reading →

미셸 푸코의 「말과 사물」

Michel Foucault, Les mots et les choses: Une archéologie des sciences humaines // The Order of Things: An Archaeology of the Human Sciences 알아야 바꾸지 내가 감히 이 작품에 한 자라도 덧붙일 수나 있을까. 덧붙인다고 한들 뭐라도 달라질까. 전 세계 인문사회학계를 통틀어 가장 많이 인용되는 저자에 관해, 심지어 그 저자의 가장 유명한 작품에 이제와서 뭐라도... Continue Reading →

프란스 드 발의 「침팬지 폴리틱스: 권력 투쟁의 동물적 기원」

Frans De Waal(1982), Chimpanzee Politics: Power and Sex among Apes 동물원은 야생과 다르다.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 과학적 지식은 끊임없이 진보한다. 캄캄했던 어둠은 언젠가 걷힌다. 어떤 대상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때와 많은 것을 알고 난 후 그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전혀 다를 수밖에 없다. 동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불과 수십 년 전만 하더라도 동물이 감정을 느끼는지, 복잡한... Continue Reading →

강수미의 「까다로운 대상: 2000년 이후 한국 현대미술」

비평은 싫다고 말할 권리를 갖는가? 조금은 무책임한 제목이다. 저자는 나름대로 오랜 시간 한국 동시대 미술의 현장에서 여러 인물, 작품, 현상을 두루 살펴보고 해체한 후 이것을 ‘까다로운 대상’이라 명명했다. 최고급 사치품에서부터 시민운동에 가까운 처절한 몸부림까지─, 한계 없는 다원주의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동시대 미술계를 생각할 때, 이들을 하나의 개념으로 규정하려는 시도는 무용한 것임이 틀림없다. 그럼에도 어느 정도... Continue Reading →

박정근의 입도조, 소니아 샤의 「인류, 이주, 생존」

Sonia Shah, The Next Great Migration "토착민과 이주자라는 정체성은 영구적인 존재 상태가 아니다." 366p "우리는 신참자를, 이주자를, 침입자를 예외로 여기는 압도적인 정주의 감각에 빠져들기 쉽다." 495p 이주에 관한 두 가지 시선 작년 가을에 출장차 찾은 제주에서 어렵사리 시간을 내어 도립미술관에 들렀다. 「이주하는 인간 – 호모 미그라티오」 展이 한창이었다. 역사적, 문화적, 생태적, 우발적 이주의 다양한 양태를... Continue Reading →

가덕면 창작실험실 개관전 – “창작실험실: THE TRAKTeR” 展

담백한 첫 걸음 요즘 소멸위기에 직면한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문화예술 토양이 특히나 척박하기 이를 데 없던 충북에 새로운 전시 공간이 생겼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다녀왔다. 그간 농기계훈련관으로 사용되다가 최근 약 4년 동안은 소임을 마친 채 방치되어 있던 충북자치연수원 내 한 건물을 충북문화재단이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마을과 전답에 둘러싸인 적막한 지역에 아무런 맥락도 없이 갑작스럽게 문화예술... Continue Rea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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