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s De Waal(1982), Chimpanzee Politics: Power and Sex among Apes 동물원은 야생과 다르다.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 과학적 지식은 끊임없이 진보한다. 캄캄했던 어둠은 언젠가 걷힌다. 어떤 대상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때와 많은 것을 알고 난 후 그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전혀 다를 수밖에 없다. 동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불과 수십 년 전만 하더라도 동물이 감정을 느끼는지, 복잡한... Continue Reading →
강수미의 「까다로운 대상: 2000년 이후 한국 현대미술」
비평은 싫다고 말할 권리를 갖는가? 조금은 무책임한 제목이다. 저자는 나름대로 오랜 시간 한국 동시대 미술의 현장에서 여러 인물, 작품, 현상을 두루 살펴보고 해체한 후 이것을 ‘까다로운 대상’이라 명명했다. 최고급 사치품에서부터 시민운동에 가까운 처절한 몸부림까지─, 한계 없는 다원주의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동시대 미술계를 생각할 때, 이들을 하나의 개념으로 규정하려는 시도는 무용한 것임이 틀림없다. 그럼에도 어느 정도... Continue Reading →
박정근의 입도조, 소니아 샤의 「인류, 이주, 생존」
Sonia Shah, The Next Great Migration "토착민과 이주자라는 정체성은 영구적인 존재 상태가 아니다." 366p "우리는 신참자를, 이주자를, 침입자를 예외로 여기는 압도적인 정주의 감각에 빠져들기 쉽다." 495p 이주에 관한 두 가지 시선 작년 가을에 출장차 찾은 제주에서 어렵사리 시간을 내어 도립미술관에 들렀다. 「이주하는 인간 – 호모 미그라티오」 展이 한창이었다. 역사적, 문화적, 생태적, 우발적 이주의 다양한 양태를... Continue Reading →
가덕면 창작실험실 개관전 – “창작실험실: THE TRAKTeR” 展
담백한 첫 걸음 요즘 소멸위기에 직면한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문화예술 토양이 특히나 척박하기 이를 데 없던 충북에 새로운 전시 공간이 생겼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다녀왔다. 그간 농기계훈련관으로 사용되다가 최근 약 4년 동안은 소임을 마친 채 방치되어 있던 충북자치연수원 내 한 건물을 충북문화재단이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마을과 전답에 둘러싸인 적막한 지역에 아무런 맥락도 없이 갑작스럽게 문화예술... Continue Reading →
래리 샤이너의 「예술의 발명」
Larry E. Shiner, The Invention of Art 오늘의 눈으로 어제의 작품을 논하지 말라 “발전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해서 급진적 분열이 안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52p 우리가 미술관에서 마주하는 작품들은 입구에서부터 출구에 이르기까지, 미술사의 선형적 연표를 따라 배치된다. 구석기 시대의 조악한 토기에서 출발해 급진적인 퍼포먼스 영상으로 마무리되는 그 여정은 인류가 미에 눈을 뜨기 시작한 여명기로부터 오늘날 눈알이... Continue Reading →
프랜시스 보르젤로의 「The Naked Nude」
지난 9월에 네덜란드에 다녀왔다. 짧은 기간 레이덴과 암스테르담만 찍고 왔다. 가계 사정상 최대한 소비를 억제하려 했으나, 책방에서 예기치 못한 출혈이 있었다. 다녀본 대다수 서점이 신간과 중고책을 함께 다루는 구조였다. 신간 코너의 그 어마어마한 다양성에도 물론 눈이 돌아갔지만, 중고책 중에도 숨겨진 보석이 많았다. 어디서 이런 책을 다 모아 놨을까. 심지어 안산시 공공미술 프로젝트 보고서까지 ‘한글판 원서’로... Continue Reading →
[팩션] 제1회 대한민국 투고원고거절대상 시상식
(주의: 이 작품에는 진실과 허구가 마구잡이로 뒤섞여 있음. 진실을 밝히려는 당신의 노력이 어떠한 허망한 결과를 초래하더라도 본 저자에게는 일체의 책임이 없음을 밝혀둠) 사회: 숙녀신사 여러분, 책과 예술을 사랑하시는 이 땅의 모든 교양인 여러분, 모두모두 반갑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이렇게 대한민국 투고원고거절대상 시상식에 참석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영광스러운 이번 제1회 시상식의 사회를 맡은 권반려입니다. 여러분께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Continue Reading →
캐서린 헤일스의 「우리는 어떻게 포스트휴먼이 되었는가: 사이버네틱스와 문학, 정보 과학의 신체들」
N. Katherine Hayles, How We Became Posthuman: Virtual Bodies in Cybernetics, Literature and Informatics 가상성의 유토피아에 속지 말자 얼마 전 이런 유머 게시물을 봤다. 누군가 한 시간 동안 숨이 찰 정도의 고강도 운동을 수행했는데, 그동안 애플워치를 차고 있지 않았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분명 운동을 할 때는 몰입했고, 즐거웠지만, 기록되지 않았음을 알게 되자 억울해지기 시작한다. 디지털 매체에... Continue Reading →
프리즈 서울 (Frieze Seoul 2023, 코엑스)
그 유명하다는 프리즈 서울에 가봤다. 온갖 작품들의 홍수를 헤엄칠 수 있어서 좋았으나, 아무리 생각해도 입장료 8만 원은 좀 심했다. 입장권도 팔고, 작품도 팔고, 커피와 도넛도 판다. 작품도 많이 팔렸겠지만, 안 팔리더라도 크게 밑질 것 같지는 않다. 원래 아트페어를 찾아서 가는 편은 아니다. 작품들이 맥락 없이 우주를 떠다니는 느낌이라 산만하고 피곤하다. 맥락이 없으니 요점과 맹점을 짚어내는... Continue Reading →
삼청나잇 (키아프 & 프리즈 연계행사, 23.9.7.)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에 참여하는 삼청동 갤러리들의 특별한 야간 개장 행사에 가봤다. PKM갤러리 구정아 개인전과 DJ파티(LEVITATION Party)가 열리는 PKM갤러리가 가장 핫할 것 같아서 먼저 가봤다. 직원들이 입구에서 팔찌를 채워준다. 키아프/프리즈 VIP 티켓 소지자만 입장할 수 있다고 해 우리는 못 들어갔다. 아쉬웠다. 다른 곳을 다 둘러보고 밤늦게 다시 돌아와 그 앞을 지나가는데, 비트는 은은하게 울려 퍼지고,... Continue Read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