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연구자로서 삶을 살아가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언젠가는 학술대회에 참석하게 될 것이다. 학술대회는 아직 완성본의 단계에 이르지 못한 연구를 발표함으로써 동료 연구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매우 의미 있는 자리이다. 연구실에만 처박혀 작성된 논문은 겉보기에 그럴싸하지만, 제삼자의 객관적인 시각에서는 어딘가 의문스러운 구석이 있게 마련이다. 연구진 간에는 어느 정도 합의에 이른 상태더라도 연구진들은 어디까지나 ‘내 연구(=내 새끼)’를 보는 상황이므로 객관성이... Continue Reading →
홈페이지 10만 조회를 즈음하여,
어젯밤에 워드프레스 앱(정확히는 Jetpack 앱)에서 알림이 하나 떴다. ‘자의식 쩌는’ 이 홈페이지가 10만 뷰를 달성했다는 것이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조회 수다. 2016년 8월 12일에 첫 글을 게시했으니 2,822일 만이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처럼 트래픽이 왕성한 매체였다면, 하다못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네이버 블로그였다면 훨씬 빠르게 달성했을 수도 있는 수치다. 좀처럼 검색 알고리즘의 성은을 입기 어려운... Continue Reading →
분노사회에서 살아남는 법
https://youtu.be/Ry6nll1E8X8 이제는 인정할 때가 되었다. 우리는 분노사회에 살고 있고, 우리의 이웃은 절대 선하지 않다. 아니, 그가 선한지 악한지 알 수가 없다. 나와 눈을 마주친 저 사람이 나처럼 선하고 적의 없는 마음이길 바라지만, 그렇게 믿고 싶지만, 정말 그러하다고 확신할 방법은 없다. 완벽한 불가지의 영역이다. 이 세상에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나 하나뿐이고, 그렇다면 나 이외에... Continue Reading →
지하철 선반과 독서율
우리가 별 생각 없이 이용하는 지하철에도 신형과 구형이 있다. 나야 신형 지하철의 도입시기, 제품번호, 상세 재원 따위는 알 턱 없는 일개 시민에 지나지 않지만, 일단 타보면 이게 신형 지하철인지 아닌지 정도는 대충 안다. 일단 조도가 높아서 쾌적하고, 도장도 산뜻하다. 실내 공기도 맑은 느낌이다. 그런데 이 신형 지하철에서 선반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다. 7호선에서 가끔... Continue Reading →
워드프레스닷컴에 보낸 피드백
오늘 워드프레스에 접속해 보니 사용자 설문조사를 요청하는 팝업이 떴다. 낮은 점수를 주었더니 구체적인 이유를 알려달란다. 자세하게 서술해서 보내줬다. 물론 꼼꼼히 읽어 보리라 기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직은 이 플랫폼에 대한 애정이 있기에 조금이라도 눈여겨 보기를 간절히 바란다. 혹시라도 내가 보낸 피드백이 하위 담당자 선에서 묻힐 수도 있기 때문에 여기에 다시 적어 놓는다. 그래도 언젠가, 누군가는 모니터링을... Continue Reading →
‘고종의아침’에 건네는 작별인사
예술의전당 맞은편 우측 골목에 숨겨진 '고종의아침'이 문을 닫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7~8,000원대의 에스프레소 음료에서부터 2만 5천원짜리 게이샤 커피까지 구비한 핸드드립 전문점이었다. 예술의전당을 배후지로 끼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어딘지 모르게 문화예술인들의 아지트와 같은 신비로움을 자아내고, 꾸밈 없는 소박한 인테리어와 명료한 조도가 커피에만 집중하는 장인의 공간 다운 기품이 느껴지던 곳이었다. 카운터에서 주문을 받은 요즘 카페들과는 달리 좌석으로 메뉴판을... Continue Reading →
Daughtry – September
https://youtu.be/nJzBcKM3ZIE How the time passed away, all the trouble that we gave And all those days we spent out by the lake Has it all gone to waste? All the promises we made One by one they vanish just the same Of all the things I still remember Summer's never looked the same The... Continue Reading →
Glen Hansard – Time Will Be The Healer
https://www.youtube.com/watch?v=iq1jFHPR9cE [Chorus 1] Time will be the healer once again Time will lift you up and other than I know that you can't stand to hear his name Time will be the healer once again [Verse 1] One day when you're long past this you'll laugh about it Sometimes you gotta be a river to... Continue Reading →
대표원장
치과에서 진료를 보고 나오는데, 입구 벽면에 원장 세 명의 화려한 약력이 적힌 현판이 새삼 눈에 들어왔다. 보아하니 그 치과는 세 명의 동문 원장이 운영하는 곳인데, 그 중 한 명이 대표원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무릇 장(長)이라 함은 조직의 우두머리이다. 머리가 세 개인 케르베로스가 신화 속 허구의 존재이듯, 대체로 '우두머리'로 불릴 수 있는 존재는 최정점에 있는 단... Continue Reading →
기차
KTX를 타고 부산으로 출장을 간다. 가끔 떠나는 출장은 매일 같이 반복되는 오피스라이프에서 느껴지기 쉬운 단조로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합법적이며, 값지불도 그리 크지 않다. 홀로 기차에 오를 때마다 쓸데 없는 기대가 마음을 사로 잡는다. 그것은 영화 '비포선라이즈'와 같은 인연이 시작되지 않을까하는 부질없는 기대이다.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단언코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내가 기억하는... Continue Reading →